최종클라이언트에게는 자신이 개발자나 디자이너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개발자나 디자이너들에게는 최종클라이언트 처럼 이야기 하는 것을 봐주기 힘들더군요. 수주한 프로젝트를 싼값에 외주 주려는 에이전시도 마찬가지구요. 제작의뢰게시판을 통하건 다른 경로를 통하건 업체측 담당자를 직접 만나지 않는 이상 해당제작건이 일차외주인지 이차외주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듯 합니다.

가뜩이나 위축된 업계상황에서 낮은 금액에라도 제작에 임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그럴수밖에 없을거라는 얄팍한 기만이 아래의 사례들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합니다.

영업도 엄연히 비지니스의 한 영역이고 이를 통해 일감이 생기고 수익이 창출되는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 있겠으나 찬비즈님이 이야기해주신 경우처럼 또 제가 겪은 몇번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손 안대고 코풀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모님이 말씀해주신 제작완료 여부에 따른 책임소재는 중계자뿐 아니라 디자이너 개발자에게도 똑같이 아니 더 크게 짐지워진 부분이 아닐런지요. 단지 제작실패의 위험을 중계자가 떠안고 있다고 해서 실제 제작자보다 더 큰 금액을 할당 받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위험요소들은 제작비의 분할지급, 철저한 계약서 작성과 신분확인 등을 통해 방지해 나아가도록 해야하는 부분이고, 제작비 미지급 등의 사고요인은 디자이너나 개발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내용이기에 중계자가 디자이너나 개발자에 비해 큰 위험요소를 안고 출발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중계자가 나름의 기획력과 프로젝트매니저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내는 등 합당한 수고를 제작비 한도 내에서 디자이너.개발자와 함께 고민해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렇지도 않지요.

온라인으로 의뢰하고 제작에 임하는 상황에서 중계자가 실견적가를 얼마를 받았는지 알 수 없고 밝히라고 까놓고 이야기할 수도 없으니,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해당 작업에 적절한 비용을 지출해 주는 것은 순전히 중계자 본인 의사에 달렸습니다. 많이 바라지도 않습니다. 최소한 400짜리 견적을 반절도 아닌 30만원에 내리쳐 외주랍시고 프리랜서를 고용하여, 그들의 노동과 시간과 임금을 착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