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뻘글입니다.

100신

미루고 미루던 백신을 맞았읍니다.

오후 3시쯤 맞았는데 팔 안 움직이고 밤 11시까지 있었더니 아무렇지 않길래

어, 이상할 정도로 괜찮네? 하면서 팔을 움직이는 순간 통증이 시작되었읍니다.

먼저 접종한 장인어른 따님이 타이레놀 꼭 먹고 자랄 때 훗 했다가

아 킹갓와이프님 ㄷㄷㄷ 하면서 호다닥 한 알 챙겨먹고 잤는데,

잠을 잔 건지 잠깐 누워있었던 건지 모를 정도로 선잠을 잤읍니다.

누가 계속 팔에다 주사 놓는 기분입니다.

정작 백신 주사는 아무 느낌 없었는데 말이죠.

D꼬 - 더러움 주의

연휴 때 술을 거하게 마시고 (다음날 술 깨고) 강원도 국도를 달릴 일이 있었읍니다.

평소 장이 약한 저는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술똥을 싸는데

이래저래 아다리가 맞지 않아 미처 처리하지 못하고 길을 나섰읍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야지 했는데, 아뿔싸 네비가 국도로 안내합니다.

도착지까지는 2시간 반 정도 소요되고, 그 안에 별 일 있겠어 싶어 출발을 했는데

1시간 반 정도 달릴 즈음에 신호가 옵니다.

우르르 코아쾅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똥이 엄청 마려우면 그 끝에는 똥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는 걸요.

강원도 국도는 정말 아무 것도 없읍니다. 그냥 도로랑 풀숲 산이 답니다.

똥꼬가 아파오도록 똥이 마려워도 참아야 한다는 얘깁니다.

갓길도 없어서 급하게 차 대고 풀숲으로 달려가기도 어렵읍니다.

뱃속에서 천둥이 치기 시작하면서부터 온몸에 식은땀이 나고

날씨가 한여름처럼 좋았는데도 제 등줄기는 늦가을처럼 서늘했읍니다.

와이프랑 초딩이 덥다고 난린데 저는 추웠읍니다.

급똥도 사실 위기를 한두 번 넘기면 좀 잠잠해지는데, 위기가 찾아오는 주기가 급격히 짧아지고

온몸에는 소름이 돋으면서 식은땀이 나고 똥꼬가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매

갑자기 머리 속에서 수문 열린 댐에서 물이 콸콸콸 쏟아지는 장면,

막힌 하수구가 뻥 뚫리는 장면이 재생되면서

한 단어가 떠오릅니다.

X 됐다

갑자기 그동안 지나쳐온 모든 화장실이 떠오르고 운전 중 바지에 똥을 지리면

냄새로 죽을지 수치심으로 죽을지 고민이 되기 시작하던 찰나

저 앞에 작은 마을로 빠지는 샛길이 보여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들어가고 보자 하고 핸들을 꺾었는데 그 곳에 마침 도로관리공사인지 뭔지

건물이 하나 있어서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피트-인 했읍니다.

어떤 신사분께서 건물 입구에서 통화를 하고 계셨는데 너무 다급한 나머지

선생님! 죄송합니다! 화장실 좀 써도 되겠습니꽈아아아아아! 하니

그 신사분께서는 다 아신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잠긴 문을 열어주셨읍니다.

신이 있다면 그 신사분의 모습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여러분 신은 우리 가까이에 계십니다.

경배하십쇼.

그 순간의 감동이 지금 다시 한 번 몰려오네요.

자각몽

아마 백신 접종 통증으로 선잠을 자서 그런지 짧은 스토리의 개꿈을 여러개 꾸었는데

그 중 하나가 자각몽이었읍니다.

꿈 속에 고딩 친구가 나왔는데 걔랑 얘기를 하다가 아 근데 니가 왜 여깄어? 하는 생각이 퍽 들더니

제가 `아! 이거 꿈이네?!!!!` 하면서 `그럼 내 맘대로 해도 되잖아` 하면서

순간이동 해봐야지 짠 하면서 꿈에서 깨었읍니다.

자각몽 자각몽 얘기만 들어봤지, 제가 겪어본 건 처음인데 나름 신선한 느낌이이었읍니다.

재택 중인데 마찬가지로 재택 중인 초딩 덕에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어떻게 마무리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급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