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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꼰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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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준비때문에 밤과 주말에 도서관 노트북 열람실에서 시간을 보낸 지 두 달이 돼 갑니다.

첫날 도서관의 정적을 깨고 누군가가 “아~~” 하며 큰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제 뒷자리에 있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기지개를 펴며 내는 하품소리였습니다.
처음에는 실수로 그랬나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에 한 번 씩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갑자기 건물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 돌아봤더니 
그 젊은 친구가 도서관을 뛰어가며 
출입문을 열기도 전에 큰소리로 "여보세요"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구인 회사에서 면접이나 취업준비 같은 급한 연락을 받았나 싶었죠.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고 코스크를 해서 도서관 사서에게 여러번 주의를 받아도 조금 지나면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번 주말 저녁에도 갑자기 뛰쳐 나가며 "여보세요"를 하는데 안 되겠다 싶어 몇 자 메모를 적어 전했습니다.

 

<매너를 지켜면 다같이 편해집니다>

1. 하품할 때 소리내지 않기
2. 열람실 내에서는 절대 뛰지 말고 "여보세요"는 복도에서 조용히.
3. 바른 마스크 착용, 턱스크 코스크 금지

선생님의 행동때문에 많은 이용자분께서 불편을 겪고 계십니다. 배려부탁 드립니다.

 

그렇게 저녁이 되어 이용자들도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고 
조용해져야 하는데 이상한 소음이 점점 크게 들려 왔습니다.
오전부터 공사를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그 젊은 친구의 노트북에서 나는 소리,
최고 속도로 돌아가는 고장난 선풍기보다 심한 소음이었습니다.

 

대화를 신청해 휴게소에서 대면을 했습니다.
그 친구의 첫 마디는 
"뛰는 것은 인정하겠는데 노트북 소리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달 전 그래픽 용으로 asus 노트북을 샀는데 그렇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어 
"1층 어린이 열람실 아이들도 그렇지는 않아요.

키보드 마우스 소리도 내지 말라고 안내문에 적혀 있죠?
고장 났으면 수리해서 다른 사람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죠."
했습니다.

 

저는 구두발자국 소리 피해 줄까봐 운동화 신고 
마우스도 다이* 무소음으로 바꾸었는데
그 젊은이는 뭐가 그리 당당한 지.

 

이야기가 안 되는 친구인 것 같아 마지막에
"주위 사람한테 물어 보세요. 오늘 이상한 사람이 나한테
이러던데 누가 잘 못 됐냐고, 꼭 한 번 물어보세요."

 

또다른 문제는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많은 이용자들의 가벼운 비겁함이라 생각합니다.
나이 든 사람도 많은데 지나가며 한 마디라도 했으면
저렇게 까지는 하지 않았을 텐데 
아무런 제지도 않으니 그 젊은이는
무엇이 문제인도 모르고 제집처럼 행동했겠죠.


아니면 애초부터 예의범절은 배우지도 못 했거나

또 저 같으면 무조건 
"불편드려 죄송합니다"라고 형식적이라도
말을 했을텐데 그 친구는 자기 변명만 하기 급급했습니다.

 

아내에게 이야기 했더니 딱 봐도 이상한 사람 같은데
해꼬지하면 어쩌냐며 걱정을 먼저 합니다.

 

세상을 올바로 사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묻습니다.
저 같은 사람을 꼰대라 하나요?

 

(방금 전에 화장실 뛰어가는 그 친구를 봤습니다.
저를 피해 다른 열람실에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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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개

감정부터 내세우면 싸움이 되기 마련이죠. 늘 감정은 제거하고 메시지만 전달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자식한테는 잘 안 되더라구요.
어르신 ㅎ 감히 한말씀 올려도 될까요?
세상이란게 바둑판같지 않습니다.
서로 돌이 부딪치지 않기 위해서 규정이나 일정거리도 필요하지만
바둑판처럼은 되지 않습니다. 질서나 메너는 서로를 위하고 품위있는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개중에 있습니다. 세세하게 시시콜콜 따지자면 끝이 없어요, 때론 넘어갈 필요도 있죠,
만일 어르신이 행여 내가 꼰댄가? 하는 생각이 다소의 의심이나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면 꼰대일 확률이 있습니다. ㅎ
나도 개념이 분명해서 여기나 저기서 기준이나 맘에 안드는 걸로 치면 끝이 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잘못하는 것도 있구요,
그러니 어르신께서는 너무 격식에만 얽메이지 마시고 젊은이들과 호흡을 조금이라도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상 지나가는 젊은이가 외람되게 한말씀 드렸습니다 ㅎ
마눌님에게 지적질을 할때면 '그래서?' 라는 말을 듣습니다
생각해 보니 지적만 하고 해결 방법을 말하지 않았더군요

저라면

1. 하품을 많이 하시네요 피곤하신듯 한데 들어가 휴식을 하시던지 바람좀 쐬고 오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2. 급한 전화가 아니라면 천천히 나가셔서 통화를 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3. 마스크를 잘 착용하셔도 위험한데 코로나 걸리실까 걱정이 됩니다 조금만 올려 쓰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추가로 노트북은 몇가지 모드 중에 소음 방지용 모드가 있으니 알아보시고 사용해 보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하기가 쉽지는...
그래서 항상 맞습니다
아~ 등짝 쓰라려 ^^;;;

그리고 사람은 고쳐 쓰는게 아니라고 냑에 계시는 어르신들께서 누누히 말씀들 하십니다
저또한 그 말씀에 동의하고 있구요
문제의 그분은 고쳐지기 힘들거 같습니다

그리고 꼰대냐고 물으신다면?
꼰대 맞습니다
제가 보기에 세상에 꼰대 아닌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쪽수가 많은쪽이시니 단어에 집착하지 마시길...

그냥 이런거 한번 날려 주시는게

속편하고 좋습니다 ㅎㅎㅎ
아내의 음식이 간이 안 맞으면 예전에는 짜다 싱겁다 했는데 요즘은 “간장 조금만 넣으면 더 맛있겠다.”합니다. 감정은 배제하고 메시지만 전달하는 방법을 찾으니 편안합니다.
다른 열람실로 옮긴걸보니 그래도 여기 누구보다는 부끄러운줄 아는 인성이 있는듯 싶네요......^^
세상을 아직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보시네요. 그 온기가 미국 작은 도시의 눈 정도는 녹일 듯 합니다. 좋은날 되소서.
그 친구 불러다가 한상덕의 "배려"라는 책을 한권 사주고 싶네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텐데 배려가 없는 그의 삶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제가 즐겨 찾는 도서관은 어린이들이 많은 관계로 소음이 잦은 편인데요.
음악과 아이들의 재잘거림, 책장 넘기는 소리, 코고는 소리 등
잡음이 꽤 많은 편인데요.
화이트 노이즈로 생각하니 오히려 집중이 잘 되더군요.
그래도 공중도덕은 서로를 위해 꼭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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