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야~~~ 됐어, 됐어!!!!우와~~~~~~~~!!!"
수연이가 제 친구와 전화하는 소리입니다.
사연인즉,
엊그제 아침에 저한테 하는 말이 서태지공연이 7월11일 서울잠실에서 하는데
친구와 꼭 가고 싶다는 것이다. 담임선생님도 서태지의 열렬한 팬(올해 졸업한 초보선생님)이라서
간다고 하는데 같이 가겠다는 것.
그제 낮 12시 정각에 인터넷으로 예매를 해야 하는데, 나또한 수연이의 성화에 못이겨
인터넷 예매를 클릭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매진된다는 얘기에 열심히 접속했지만,
동신 접속인원이 엄청난 듯 버벅거리면서 가까스로 결제 버튼을 눌렀을 때는
"죄송합니다. 매진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뜨고 말았다.

아빠가 되가지고 그런것 하나 예매를 못하나 하는 미안함에
수연이에게 문자를 날려서 더 좋은 공연에 꼭 데리고 가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물러설 수연이가 아니었다.
학교를 끝내고 집에 와선 취소표가 있을거라면서
연신 마우스를 눌러댄 덕에 2장을 예매했던 것.
물론 둘은 좋아라 신나했고,  나한테 전화를 해서 예매를 했다고 신나게 재잘거렸다.
그런데, 저녁 8시쯤 퇴근하고 있는 중에 전화가 왔다.

"아빠, 빨리 서태지 예매해주실 수 있어요? "
"아니, 왜? 예매했다고 했잖아?"
"그게요, ..예매를 무통장입금으로 했는데, 오늘 저녁5시까지 입금하는 거였대요..."
"에구, 날짜를 잘 알고 빨리 입금을 했어야지.."

나는 또 풀이 죽어있는 딸을 위해 열심히 집으로 달려가 마우스을 연신 눌러댔다.
누군가 취소표를 던지기 전에는 예매를 할 수도 없고 또,
있다고 해도 누가 빨리 마우스를 눌러대느냐가 관건이었다.

한시간동안 마우스를 눌러대던 어느 순간,
예매 화면이 뜨는게 아닌가.
순식간에 신용카드번호 때리고 주소 때리고....후다다닥!!!
결제완료 화면이 뜨고....
수연이는 자지러지듯..
"와~!!! 됐다...됐다..."

사연이 이랬습니다...
한시간 동안 연신 눌러댄 덕에...아직도 손가락이 저립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