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이 홈페이지에 남기신 마지막 글 입니다. > 십년전오늘

십년전오늘

10년전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노무현 대통령님이 홈페이지에 남기신 마지막 글 입니다. 정보

노무현 대통령님이 홈페이지에 남기신 마지막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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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습니다.


설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음속 한편으로는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변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500만불, 100만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정치를 떠난 몸이지만, 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생각한 것은 피의자로서의 권리였습니다.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습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에게도 동의를 구합니다.

이 마당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 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저를 정치적 상징이나 구심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사건 아니라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동안에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상 더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

댓글 전체

노무현 전 태통령님께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만 전하고 싶습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눈물이 흐릅니다.
나라의 비극입니다.
그닥~ 정치에 관심없이 삽니다만...
그나마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민심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했는 분이...
어찌됐건... 자신을 따라주던 그 민심에 누를 끼친 자책감에 견디기 힘드셨나 봅니다.
그렇게 견디기 힘드셨나 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삶과 죽음이 하나가 아니겠냐 하셨다던데...
부디 죽음과 하나 된 삶에서는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정책적으로 잘못은 많을 수 있으나,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신분입니다..

언제 또 그런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요?
왜 이토록 "죽여야 산다"는 단어가 생각이 나는걸까요..
세상이 너무 헙함니다..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이시간 그래도 누군가는 기뻐 좋아 하고 있겠죠.
정말 공감합니다.
울적하기도 하고...
왠지 씁쓸하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분노스럽기도 하고..
일이 손에 안잡힙니다.
한 사람의 죽음일 뿐이라 생각해버릴려 해도 도저히 안되네요..
오늘은 이성이 마비된 하루였습니다. 진탕 술을 부었는데도 멀쩡합니다.
가슴 한 구석이 멍하고 과연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어떻게 살라고 가르쳐야 할 지 가치관 자체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남을 허뜯고 깎아내려야 너희가 편하단다. 세상엔 정의란 없어 내가 편하고 나만 좋으면 그만이야' 라고 가르쳐야 할 지
'그래도 세상에 정의가 살아있단다' 라고 해야 할 지 모호한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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