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그리운 너에게

고양,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면 네가 올 것만 같아.

저녁의 햇살이 길게 늘어질 무렵,

담장 위에서 조용히 날 내려다보던 너의 눈빛이 떠오른다.

 

네가 나를 찾아올 땐,

언제나 바람처럼 다가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느릿하게 눈을 감으며,

마치 '여기 있어도 되지?'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곤 했지.

나는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네가 그저 머물러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네가 보이지 않았다.

문득 돌아보면 있을 것 같은데,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어디로 간 거야, 고양?

 

너를 닮은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창가에 남은 가느다란 발자국,

네가 좋아하던 쿠션의 움푹 패인 자리,

그리고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는 네 향기.

 

하지만 고양, 난 알아.

너는 언제든 네 마음 가는 곳으로 떠나는 존재라는 걸.

네가 머물고 싶은 곳이 있다면,

나는 그곳이 어디든 기꺼이 네가 행복하길 바랄 수밖에 없어.

 

그래도 가끔은 찾아와 줘.

담장 위에서, 골목길 모퉁이에서, 혹은 내 꿈속에서라도.

너의 이름을 부르면,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나를 바라봐 줘.

 

그리운 고양, 네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을게.

그러니, 네 마음이 움직이는 날이면 나를 찾아와 줘.

나는 여전히 너를 기다리고 있어~

 

- Gl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