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구름도넛

· 2005-04-04 (월) 15:09:51 · 1208
구름도넛

류인서


담배를 끊고부터 그녀에게
달콤한 구름도넛을 만들어줄 수 없게 된 남자, 생각끝에
구름수플 헤적여 반지를 건져다 주었지
강변에 앉아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는 여자와
잠시 흐름을 멈추고 물비늘 반짝임 속으로 몸을 숨기는 강물
반지의 동그라미 속에서 찰랑찰랑 함께 갇혔지

물항아리 속 웅숭깊은 우렁각시 그 여자, 날마다
남자의 빈집으로 동그랗게 소반을 차리러 가지
그녀가 나간 사이
동그라미 속 동그마니 남은 마음들 살금살금 실금이 가기 시작하지

저녁의 붉은 강물이
그녀 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개망초 떨리는 꽃빛이 빠져나가고
잠에서도 젖지 않는 비오리 속날개가 빠져나가지
달콤한 도넛구름이 빠져나가지 남자가 빠져나가지
우렁이 껍질같이 가벼워진 물항리만 물 위에 두고
그녀가 빠져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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