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키우기.. 그리고 프로그래밍

· 15년 전 · 919 · 3
엊그제 이사를 갔습니다.
짐싸고 가려는데 옆집 나이드신 아주머니(할머니까진 아니지만 요즘 젊어보이시는 할머니도 많죠)께서 갑자기 부르시더니..
"이렇게 소리소문도 없이 이사가네.."
그러시며 어딘가 훅 가시더니 비싼 빵집 롤케익을 하나 사더니 주시는겁니다.
애들이 귀여워서 큰애기 이름도 모르지만 먹이라고..
그러시면서 하는 말씀이
새로 올 집은 새댁이래요?..

사실 새로 올집은 잘 모르지만, 40대 중반 아주머니라고 하니까,
"애들 있어서 재미있는데.. 애들 없는집이오네.." 라고 하시며 아쉬워하십니다.

자게 글에 요즘 초등학생들이 .. 글을 보다가 생각난게,
우리 어릴때만해도 동네 꼬마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니고 놀 정도로 애들이 많았고, 집집마다 세들어 사는 사람, 주인집 할 거 없이 애들이 두명 이상은 꼭 있었죠..
애들끼리 싸우는것도 많았지만, 어딜 가도 애들을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어린아이들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 2년간 이 동네 살면서 골목에서 네발자전거 타고 노는 아이들은 우리집 애들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끌었죠.
옆집도, 앞집도, 뒷집도 거의 노인이거나 중년..
가끔 들리는 애들 소리는,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온 아이들 소리..

저는 세 자녀를 키웁니다. (웃음)
아이 많이 낳았다고 주위에서 걱정하는게 이젠 별로 신경쓰이지도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두려웠지만, 이젠 세째가 자랑스럽습니다.

아이들이 있을 때 사는 보람도 있고.. 시끄럽고 쉴 새 없지만, 결국 이 아이들이 나라와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인재가 되겠죠.
제일 수고가 많이 드는 일이 사람을 키우는 일인 것 같습니다.

가끔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할 때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해달라는 고객 또는 갑의 요청을 듣게 됩니다.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프로그램 짜면 굉장한 프로그램이 될 것 같긴 합니다.
어디, 프로그램 짜서 사용자가 잘 사용하는 기쁨이 아이들 키워서 그들이 제 몫을 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나는 기쁨만 하겠습니까마는, 아이 키우기는 내가 지금 하는 프로그래밍보다 몇 배, 혹은 몇 십 배 힘들고 어려운 일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디버깅도 안되고, 런타임에 실시간으로 교정해줘야 하고,
시스템은 오픈날짜가 미래에 있지만, 사람 키우는건 이미 오픈된 시스템을 교정하는거니까요..

그래서 어려운 프로그램 개발을 할 때, 아이 키우는 느낌이 나는 것일지도..
여러분 중에 자녀를 둔 개발자분들.. 아이키우는것과 프로그래밍, 어떤 유사점 혹은 힘든점이 있을지 생각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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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생각만으로는 절대 훌륭해지지 않는 그런 공통점 아닐까요? 키우고 나면 조금 실망도 할테고 자신의 아이 때문에 주변에서 이런저런 말도 들어야 할테고....생각해보니 닮은 점이 많네요.^^
저도 셋 키우는데 요새는 윗집에 수험생이 있어서
애들 조금만 떠들고 해도 눈치보느라 힘들었네요.ㅠ.ㅠ
공감가는 재미있는 말씀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셋째 부럽네요 ^^ 둘 키우는데 셋째는 생각도 못해보고 있습니다.ㅋㅋ 글 읽으니 프로그램 제작을 부탁드리면 성실하게 정성껏 잘 해주실 것 같다는 믿음도 묻어나요 ^^ 아이들 얘기에 옛날 생각 나네요. 저도 어릴때 동네 애들끼리 모여 다마치기(구슬치기), 딱지치기, 톱가이(자치기) 이런것도 많이했고고 여름엔 길가에서 붉은색 다라이(물통?)에 줄줄이 물받아 놓고 동네친구들과 물장난도 하고 뒷산에서 잘모르지만 칡도 캐고, 개구리잡고 그랬는데... 지금 우리 애들을 보면 완전 다른 세상 ^^ ㅎㅎㅎ --- 쓰고나니 용어가 좀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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