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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50분 정보

새벽 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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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알람을 맞춰 본다. 새벽 3시 50분
평소 같으면 요란스러운 지운이 녀석의 잠꼬대하는 발에 차여 아플 시간이지만 오늘은 일어나야 한다.

30분 정도 일찍 시간을 맞추고 잠을 청한다. 쉬이 잠이 오질 않는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가 이내 눈을 꾹 감고 움직이질 않아 본다.

다르륵 다르르르르륵 다르르르르륵

이불 위에 놓인 손전화의 진동소리가 묘하게 울려댄다. 3시 20분.
몸이 개운치 않다. 아직 30분 남았으니 10분만 더 잘까? 기어코 10분을 더 자고 30분에 일어난다.

TV를 켜니 아직 개막식 중이다. 때아닌 새벽 기상의 허기가 위장을 쓸고 지나간다.
일어서서 지운엄마 지갑에서 만원짜리를 하나 꺼내 든다. 미안한 마음이 들법도 하지만, 어쩐 일인지 수북한 만원짜리에 미안한 마음은 저멀리 사라진다.

새벽길을 헤치고 편의점에 간다. 무얼 먹어 허기를 그리고 졸음을 달래고 두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버텨낼까? 요리조리 궁리하다 짬뽕라면을 손에 든다. 집에 온다. 밥도 제법 한술 떠서 국물까지 해치운다.

짠 것 좀 그만 먹어야지...

어느덧 4시가 넘었다. 왜 경기 시작은 안하고 딴 소리만 해대는지 궁금해하며 채널을 돌린다. S 에서 M 으로... M 에서 S 로... K 에서는 어쩐지 채널이 멈추질 않는다.

킥오프시간 -30:00 이 눈에 들어온다.

















아놔
5시 시작인겨? 그런겨?
나 낚인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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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개

천원짜리가 넉넉히 있으면 필요한 만큼만, 오천원짜리가 있으면 한장만, 없으면 만원짜리 요렇게 슬쩍하는 주의입니다. ㅎㅎㅎ
결국 쇼파에 누워서 보다가 전반 5분도 채 못보고 잠들었다는 슬픈 전설이 ㅠㅠ
그나마 자다 깨다 반복해서 제대로 자지도 못했다는 또 한번 슬픈 전설이 ㅠㅠ
ㅋㅋㅋ 예전 같으면 그러겠는데, 웬지 마지막을 준비하는 최후의 지갑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좀 짠하기도 했네요.
그 전 같으면 현금을 들고 다녀도 그렇게 많이는 안 들고 다녔는데... ㅠㅠ 마지막 잔고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이놈의 마누라 내일 친구들 만나러 간다더니!!! ㅋㅋㅋ 이런 생각도 들고 ㅠㅠㅠㅠ

후자쪽이 맞을 확률이 높아서 더 슬프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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