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아이

조금 아쉽네요...

· 2026-05-08 (금) 09:35:09 · 317 · 6
이건, 절대로 정치적이지 않습니다.

계엄을 두번 겪어 본 아이로서..
아쉬움에 남기는 글입니다.

이번 개헌안이 어제 국회에서 부결 되었죠.

개헌안의 핵심은,

ㅇ 대통령 계엄 선포시,
  - 기존 : 해제 의결
  - 개헌안 : 48시간 내 승인. 미 승인 시 계엄선포 무효
  => 그럼, 국회의원이 당연히 국회 모이는 걸 방해하지 못하죠.
ㅇ 헌법 명칭 :  한자 => 한글로 변경
ㅇ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 계승"을 헌법에 명시
ㅇ 교육과 의료, 문화, 일자리 등을 포괄하는 지역 생활 기반 구축 의무를 국가에 부여해 지역균형발전 구체화

이건데...
이게 무슨 문제가 있나요?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계엄을 겪었던 국민이라면
당연히 찬성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조금 아쉬워서 남긴 글인데..
정치글 아니니 신고하지 마세욧!!

개헌안 핵심내용 :
https://search.daum.net/search?w=news&nil_search=btn&DA=NTB&enc=utf8&cluster=y&cluster_page=1&q=%EA%B0%9C%ED%97%8C%EC%95%88+%ED%95%B5%EC%8B%AC%EB%82%B4%EC%9A%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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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6-05-08 (금) 1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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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계엄을 두번 겪으셨다는 점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부분에 있어 당연히 찬성해야 한다는 부분은 동의하지 못하는 점이 있어 짧은 글줄이나마 적어봅니다.

먼저, 몇 가지 배경을 같이 짚겠습니다.

첫번째로, 균형발전 의무 조항입니다.

헌법 조항이 추가되면 그 자체가 정책의 근거가 됩니다. 반대 명분은 약해지고 추진 명분은 강해집니다.

지금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을 광주로 이전하는 법안이 4월 23일 발의됐다가 학생·학교 측 반발로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 한예종이 어떤 학교인지부터 보겠습니다. 영화·연극·음악·무용 등 한국 최고 수준의 예술 인재들이 모이는 국립 특수대학입니다. 봉준호, 박찬욱 같은 감독들이 가르치고, 졸업생들이 한국 영화·드라마·K팝 산업의 핵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가치는 건물에 있는 게 아니라 서울 산업과 붙어있다는 데 있습니다. 충무로 현장 알바 다니다가 졸업 작품 찍고, 그러다 업계 들어가는 식입니다.

이걸 광주로 옮기면 어떻게 됩니까. 캠퍼스 건물은 광주에 생기지만, 정작 영화·공연·방송 인프라는 서울에 그대로입니다. 학생들은 실습할 현장이 없고, 업계 인맥도 만들기 어렵고, 강사진 섭외도 제한됩니다. 결과적으로 "지방에 캠퍼스가 있는 평범한 예대"가 될 뿐, 한예종이라는 이름이 가진 경쟁력은 사라집니다.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장기적 청사진 없이 정치 논리로 밀어붙이는 이전은 껍데기 이전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정책은 이미 한 번 있었습니다. 지난 정권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입니다. 한국전력을 나주로,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는 식이었습니다. 결과는 알다시피 직원들 가족은 서울에 남고 본인만 주중에 내려가 일하다 주말에 올라오는 형태가 됐습니다. 인구 분산 효과는 미미하고, 기관의 업무 효율은 떨어졌습니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양쪽 다 손해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정책에 반대할 수 있었습니다. "효과 없다", "일방적이다", "전문성 무시한다"는 논거로 말입니다. 헌법에 균형발전 의무가 박히면 이 반대 논거가 약해집니다. "헌법상 의무 이행을 막을 거냐"는 한 마디가 모든 반대를 누르는 명분이 됩니다. 발의자들이 제안이유서에 "지역경제 육성이라는 협소한 의무를 교육·의료·문화·일자리·주거·교통을 포괄하는 생활기반 구축 의무로 확장하는 게 목적"이라고 직접 명시한 것이 이 맥락입니다. 협소한 의무에서 포괄적 의무로, 적용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는 뜻입니다.

한예종 다음엔 서울대 의대가 광주로 갈 수도 있고, 다음엔 국립중앙의료원이 안동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직접 강제 이전이 아니더라도, 세제 차별·예산 우대·인허가 차등 같은 간접 수단이 "헌법 의무"라는 강한 명분 위에서 작동하면 사실상 강제와 비슷한 효과가 납니다. 헌법은 정책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책의 한계를 정하는 틀이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학의 기본인데, 이 조항은 정확히 그 반대 방향입니다.

두번쨰로, 계엄 48시간 승인 조항입니다.

방향은 맞습니다. 12·3처럼 계엄군이 국회를 봉쇄하는 상황을 막자는 게 핵심이고, 제안이유서도 그 시나리오를 명시합니다.

그런데 국회가 봉쇄된 게 아니라 작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전쟁, 대형 재난, 통신두절 같은 경우 말입니다. 이 경우엔 48시간 안에 의결을 못 하니 계엄이 자동 무효화됩니다. 정작 비상권한이 정말 필요한 순간에 공백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12·3 같은 사태를 막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진짜 전시 상황에는 거꾸로 약해지는 조항이라는 뜻입니다.

독일 기본법은 이런 경우를 위해 비상위원회 같은 백업 조항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의회가 못 모이면 축소된 합동위원회가 대신 의결하는 구조입니다. 우리 개정안엔 그게 없습니다. 발의자들이 12·3 시나리오만 보고 만든 조항이라, 그 외의 비상상황은 사각지대로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5.18 헌법 전문 명시입니다.

5.18 헌법 전문 명시. 정신을 새기자는 취지엔 동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정신이 누구를 가리키는지가 문제입니다.

5·18 유공자 명단은 2018년 서울행정법원 판결로 비공개 상태입니다. 약 4,300명이 등록돼 있다는 통계만 있고, 누가 어떤 사유로 인정됐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인정 절차도 인우보증 제도(증인 2명 동의로 인정)가 허술하다는 비판이 오랫동안 있었습니다. 보수 매체에서 "5·18과 무관한 정치인·언론인이 다수 포함"이라는 보도를 한 적도 있고,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조차 비공개라 검증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운영 시스템 정비 없이 헌법 전문에 정신부터 박히면, 그 정신의 해석권이 검증되지 않은 인정 시스템에 귀속됩니다. 5·18을 부정하자는 게 아닙니다. 명단부터 공개하고, 인정 제도를 정비한 다음 헌법화로 가는 게 순서입니다. 떳떳한 역사라면 명단부터 떳떳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12.3 계엄 재발 방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그 동의가 "이 패키지대로 통과시키자"와 같은 명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자 > 한글 변화, 계엄 통제, 5·18 명시, 균형발전 의무는 각각 다른 무게의 사안인데 한 묶음으로 표결되면서 "찬성 아니면 12·3 옹호"라는 이상한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분리 표결이었다면 무난한 항목은 통과되고 쟁점 항목은 충분히 토론됐을 것입니다. 패키지로 묶인 것은 정치적 결정이지 논리적 필연이 아니었습니다.

헌법은 국가의 정신이고 철학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무겁고, 한 번 박히면 그 무게로 다음 세대까지 갑니다. 그래서 헌법은 다수당이 자기 임기 안에 밀어붙여서 만드는 문서가 되어선 안 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야당과도 합의하고, 학계와 시민사회의 검토를 거치고, 충분히 공론화한 끝에 만들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87년 헌법도 그렇게 만들어져 39년을 버텼습니다.

지금처럼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다수당이 단독으로 발의하고 시한을 정해 밀어붙이는 방식은, 내용이 무엇이든 헌법이라는 문서를 만드는 방식으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분의 안타까움에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헌법은 "당연히 찬성"이 아니라 "충분히 합의"되어야 하는 문서이기에 길게 의견 남겨봤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괘변을 위한 괘변으로 들리지만..
예를들어, 48시간 승인조항이 "작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무산될 수 있다는 논리가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정치적으로 비칠까봐..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아울러, 앞으로는 파라곤님과 더 이상 이런 논란은 없을 듯 합니다.
    행복하세요.
궤변으로 들리셨다면 제 표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독일·프랑스 등 다수 국가가 헌법에 비상시 의회 작동 불능 상황 백업 조항을 두고 있다는 점은, 헌법학계의 오래된 논의입니다. 제 말이 아니라 그쪽 결입니다. 좋은 대화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2026-05-08 (금) 16:23:49
어떻게 하면 님처럼 똑똑한사람 될수 있어요?
2026-05-08 (금) 16:16:53
sir에 빨갱이 왜케 많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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