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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나의 인생 영화 <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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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 천국>

 

 개봉 당시 군 복무를 하던 시절이라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을 하지 못했습니다. 간간이 시네마 천국 OST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참 아름다운 음악이라 생각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곧이어 TV에서도 방영을 했는데 그냥 괜찮은 영화구나 했죠.

 

시간이 한참 흐른 어느 날, 강남 뤼미에르 극장에서 시네마 천국을 재개봉한다고 했습니다. 처음으로 시네마 천국이 3시간이나 되는 대작으로 당시 영화관들이 수익을 위해 편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상, 연기, 음악, 미술, 의상, 소품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 없이 세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금방 지났습니다. 키스 신만을 담은 마지막 장면에서는 저도 토토와 함께 울고 있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영화사와 영화 배급사부터 욕을 했습니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숱한 영화들이 가위질을 당했는데, 관객의 영화 관람권보다 영화사의 이익을 우선하는 풍조는 그때도 만연했나 봅니다.

 

가장 가슴에 남는 장면은 고향을 떠난 토토가 알프레도 아저씨의 장례식장에 참석하기 위해 30년만에 집을 찾는 대목입니다. 손뜨개질을 하던 토토의 어머니가 초인종 소리에 토토일거야. 나는 안다하며 맨발로 대문으로 달려가는데, 뜨개실이 풀립니다. 뜨개바늘은 바닥에 맑은 금속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하염없이 풀려 나가는 뜨개실.... 토토 너는 내곁을 떠났지만 나는 단 한번도 너를 보낸 적이 없어. 항상 내 마음은 뜨개실처럼 너에게 연결돼 있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대사로 어떻게 그 많은 감정을 풀어 낼 수 있을까요. 한 두 컷으로 그 모든 감정을 담아내는 감독의 역량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나리오 작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남민전 사건으로 10년간의 감옥살이를 하다 가출소로 풀려난 고 김남주 시인이 해남 고향집을 찾았을 때도 시인의 어머니는 이렇게 이야기 했죠.

인자 오냐?”

밥은 먹었냐, 몸 상한 데는 없냐,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 그 수많은 수사보다는 마음에서 결코 너를 떠나 보낸 적이 없다, 너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는 표현을 무덤덤하게 한 마디로 풀어내는 위대한 어머니들...

 

지금도 시네마 천국의 장면과 김남주 시인의 모자간 재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말하지 않아서 더 크게 빛나는 존재, 그것이 부모의 사랑 아닐까요.

 

영화는 끝났지만 아직도 저는 지금도 시네마 천국과 함께 합니다. 제 휴대전화의 통화 연결음이 영화 시네마 천국 OST 중 러브테마입니다. 저를 찾은 모든 사람에게 제가 사랑하는 여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맞아 줍니다. 가끔 채널을 돌리다 시네마 천국이 나오면 또 시청합니다. 20대의 감정이나 지금의 감정이나 별 다르지 않습니다.

 

이 시네마 천국의 배경음악을 작곡한 이탈리아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년 202011월 안타깝게 타계했습니다. 제가 즐겨 듣는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에서도 특집 방송을 했고, 여러 TV 채널에서도 한국 연주 실황을 긴급 편성해 내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엔니오 모리꼬네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수차례 이야기 했습니다. 저도 사랑해요, 굿 바이 마에스트로.

 

어제는 작은 아들에게서 향수를 선물 받았습니다. 작은 아들 녀석이 제작년 11월 군복무를 마치고 이리저리 알바자리를 전전하더니 어느 날은 알바 해도 괜찮냐고 물었습니다. 별다른 생각없이 하라고 했더니 새벽 3시부터 아침 9시까지 집 근처의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한다는 겁니다. 복학도 해야하는 터라 말렸지만 요즘 우리 또래들 다 이 정도는 해요라고 씩씩하게 출근을 했습니다. 힘들면 그만 두겠지 했는데 벌써 7개월에 정규직이 됐다네요. 힘들게 번 돈으로 선물 받은 향수라 향이 좋기는 한데 좋지는 않습니다.

 

문득 토토의 엄마가 토토가 일마치고 들어오기 전까지는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다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아들 녀석이 새벽 3시에 일 나가기 전에 씻는데 그것도 모르고 잘 때가 많습니다. 부성애가 부족한 건지 참 많이 미안합니다.

 

어제는 늦게 퇴근한 아내가 향수 냄새를 맡고 무슨 향수냐 묻더군요. 장난기가 발동해서 여자 후배한테 받은 것이라 속였더니 많이 질투하더군요. 아직도 질투할 정도로 나를 사랑하고 있는 아내가 있어 행복합니다. 이번 달 28일은 결혼 25주년 기념일입니다. 은혼식이라고도 하죠.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가족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영화 속 여주인공 엘레나 보다 더 아름답고, 천사보다 더 천사 같은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 영향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마음 한 켠에 곰팡이 같은 우울감이 싹틉니다. 전쟁 끝나면 곧 고향에 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그들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가 아니라 일상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코로나는 여실히 알려 주었습니다.

 

그 일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여전히 희망입니다!

 

추천1

댓글 4개

김남주 시인의 별세를 뉴스로 접하던 그 아침 화곡동의 거리 전체가  그대로 얼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워낙 강한 사람이라 췌장암 정도는 쉽게 털고 일어 설 줄 알았죠.
저도 개봉시 한 번, 확장판 두 번을 극장가서 보고  DVD까지 구입한 인생영화 입니다.
시네마천국 바로 다음해에 개봉한 주세뻬 감독의 영화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도 재미있었는데  미국과 중국에서 최근에 리메이크 되었다네요
저도 DVD로 몇 개 월 전에 또 보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당시 감독의 나이가 28세였다죠. 하도 믿어 지지 않아서 계산까지 해 보았던 적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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