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접어든 아침인데,

약간은 선선한 느낌에 가볍게 갈아입고

늘 다니던 바닷가로 산책을 나갑니다.

걷던 버릇이 있어서 아주 조금 속도를 높여봅니다.

어느새 이마에는 작은 땀 방울들이 송송 맺혀 있네요.

아!

멀리 제주형 패밀리레스토랑 커피숍이 보입니다.

무작정 아이스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주문해서 나섭니다.

목줄기를 타고 흘러들어가는 커피 한모금이

왜이렇게 기분좋고 상쾌하게 느껴지는지

처음 느껴보는 것처럼 어색하게 다가옵니다.

아침 하늘을 품은 바닷가에서

늘 느끼던 익숙한 냄새가 올라오네요.

멀리 작은 배 한척이 이른 아침부터 만선의 희망을 안고

힘찬 뱃고동소릴 울리면서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갑니다.

소라를 줍던 아낙이 허리를 펴고,

다음 목표를 분주히 찾고 있습니다.

어느새 한 손에서는 가벼움이 느껴집니다.

커피를 한모금 한모금 마시면서 줄어든 탓이겠지요.

돌아오는 길

돌담 아래 수줍게 피어있는 금계국 위에

나비 한마리가 이 꽃 저 꽃 옮겨다니며

바람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어두운 돌담 밑에서 지켜보는

돌게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약간은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흔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래도 제주가 좋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입니다.

어느새, 산책을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던 소소하지만

확실한 나의 행복에

입 가에는 작은 미소가 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