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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고장났어요. 흑 정보

세탁기 고장났어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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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무렵. 


자기 내가 꿈을 꿨는데 절에 다니시는 그 분 있잖아요?


누군지 알아요. 그런데?


그분이 금이 많이 생기셨다면서 나눠주시는 거예요.


? 자다가 봉창 떨어지는 ㅡㅡ/


좋은 꿈 같네!


그렇죠?


꿈은 좋은 꿈이다. 금을 많이 얻는 꿈.


몇 시인지 모르나 오전 아니었을까?


세탁기가 고장났어요! 전원이 안 들어와요!


전기 코드는 잘 꼽혔어요?


작동하다가 멈췄어요!


전기 공급은 잘 되는지 먼저 확인한다.

이상 없음. 전혀 인식을 안 한다.

세탁기도 퓨즈 같은 것이 있나?

있다면 어디에 들어있지?


에라 일단 뜯고 보자!


음. 여기 여기 수상하군. 부품을 또 어디에서 구하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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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 이것이 뭐냐?

헐. 온통 실리콘으로 얼려 놓은 꼴이다. ㅠㅠ


이거 수리 가능한가?


우선 세탁기는 고장난 것이 맞아요.

기판 쪽 고장인데 수리는 힘들게 된 구조네?

부품 판매하는 곳이 있기는 있을 것 같은데 

이거 벌써 15년은 넘은 세탁기잖아?

그만 쉬게 해 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일단, 손 빨래를 할 테니 그냥 그렇게 아세요! 


해보고 힘들면 하나 들고 올 곳은 있다.

하지만 세탁기 없이 살아보고 싶다.

당분간이라도 말이다.


오늘은 첫 날이라 조금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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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월 들어가는 3살짜리 막내의 말문이 터진 날.

딱지 치자고 하고 하나 둘 시도 하고 

갑자기 말문이 터진다.


"다시 한번 더 불러보세!" < 핑크퐁 아기상어 대사. ㅠㅠ


금은 이렇게 들어온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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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는 왜 뽀셨습니까?

손 빨래 할 겁니다. 

죽어서 갚느니 살아있는 동안 갚고 갈랍니다! ㅡㅡ


아참, 세탁기 물을 뺄 수 없어 퍼 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가출한 사슴벌레를 찾았습니다.

세탁기 고장난 것이 이렇게 기분 좋을 줄 몰랐습니다.

어디 구석에서 힘겹게 있다가 죽는 것은 아닐지 염려 되었거든요.

그런데 세탁기 고장나는 바람에 돌아왔습니다.

아파서 자연상태에서는 살 수 없는 놈이라서 더 안타깝습니다.

이놈이나 빨리 고쳐주세요. ㅡㅡ/

제가 배워서 고쳐주려니 너무 많은 세월이 필요합니다. 빨리 고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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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1. 10: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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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없이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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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에 걸쳐 모두 분해한다. 기간이 넉넉하여 힘든지 몰랐다.


빨래가 빨리 말랐으면 했다. 비가 그쳤다. 

지금은 잘 마른다. 아직 버틸 만 하다. 좀 더 이렇게 지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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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사실 제가 고칠 수 있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하늘의 뜻이었습니다. 사슴벌레를 살리셨습니다. 그냥 저는 따를 뿐입니다.
제가 세탁기에게 은혜를 입었는 걸요. ㅜㅜ
제가 사슴벌레를 더 사랑한 것 같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14:32:51

제가 원한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무거워서 들 수 없어 보였습니다. 들고는 싶은데 어쩌지?
다음부터는 들 생각입니다. 세탁기 멀쩡했거든요.
© SIR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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