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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ep.1 (지루할만큼의 걸음 속에 또 하나의 무엇)
해가 떴다.
지구 상 어디든.. 다르지만 같을 수 밖에 없는건..
여름.
아직은 늦봄이란 생각에 긴 팔을 준비한 어리석음..
호텔을 나설 때 반팔로 갈아입을 생각을 못한걸까..
내가 늘 걷던 거리보다 더욱 더울꺼란 생각도 없었던 탓에..
고생길이 열렸다.
뭔가 일렁이는게 아지랑이란걸 알았을 땐 헛웃음만이 흐른다.
'뭐 어쩌겠어..'
일상에선 가질 수 없었던 넉넉함이 있어 좋았다.
그저 생각 없이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내겐 족했지만.. 뭔가 생각을 하며 걸어야한단 것 때문일까..
한 손엔 카메라.. 한 손엔 펜을 들고 또 하나의 집착에 사로잡힌다.
정작..
카메라엔 뭔가가 담기지 않았고..
작은 노트에도 뭔가가 쓰여지진 않았다.
단지 게으름 때문은 아니었고....
익숙한 듯 낯설은 거리.. 사람들.. 그들이 내뱉는 소리들...
그 낯설음에 젖어들기 시작했기에....
더 이상 잡념이 아닌 넉넉함 속으로 걸어들어가기에 충분했던..
어디까진지...
무엇을 목적으로 삼지도 않았기에..
애써 봐야하거나 느껴야할 것 또한 없었다.
비싼 값을 들여 왔단 부담도 없이..
낯설은 도시..? 혹은 시골의 어느 한 벤치에 앉아서...
그들의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영화를 애써 보지 않아도... 소설을 애써 읽지 않아도...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짧은 영화이고... 하나의 긴 소설이 되어줬으니깐..
물론 기록되지 않는 것들은 모두 기억에서 날라가버리겠지만..
다시금 되새김질하지 않아도될 깊은 인상들이 남아서..
얼마나 걸었는지 모를만큼을 걸어서 다다른 곳은..
역시 예정에도 없던 휑한 시골길...
한참을 걷고 있으니 익숙한 언어가 들려온다.
'관광객?'
이런덴 굳이 들르지 않을 곳인데...
.... 미소..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아니.. 정확히 남자들이란 참....
지쳐서 떠나온 여행지에서.. 또 하나의 감정선을 건드리려나...
정말 담백하게 여행하며 뭔갈 되짚고자했던 나..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역시나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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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긴급조사함.. 해는 안 떴넹..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