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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실연극복기 정보

여자의 실연극복기

본문

준구: 그만하자..


나: 뭐..?


준구: 그만싸우자고


나:.....나도 그러고 싶다


준구:.......말할게..


나:.............




준구는 핸드폰을 키고 김소희한테 전화를 걸었다





준구: 더 이상 연락하지마라


소희: 오빠..왜 .왜그래..여자친구때문에?


준구: 그냥..더 이상 연락하지마..
분명히 말했다 연락하지말라고




그렇게 말한뒤 준구는 다시 이불보를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
나도 애써 잠을 자려고 누웠다


누워있어도 잠은 오지않았고
많은 일들이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
모두가 하나하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중 강준수..
그 인간은 지금도 어디선가 사기를 치고있겠지..
서울갔을때 도와준 한진원은 복귀했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거지..?
일자리 부터 구해야 되는데..
일하기는 싫고 밖에 나가기도 싫고
모든게 나태해져버렸다





***극복 21일째



낮에 일어나보니 이미 준수는 학교를갔다
한시간쯤 멍하니 그냥 천장만 바라봤던것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글을썼고
준구한테는 10통에 문자가 와있었다






나-[나 일자리 구해야 겠다]

준구-[어떤일하게]

나-[뭐..사무직]

준구-[하지마]

나-[왜?]

준구-[사무직은..여자혼자잖아]

나-[그럼 다시 피방알바해?]

준구-[아니 그건 늦게끝나서 안되]

나-[그럼 뭐 ㅡㅡ;]

준구-[다시 병원 들어가]

나-[병원싫어]

준구-[당분간 일하지마]

나-[그래도..일해야지]

준구-[하지마 당분간]

나-[아직돈 있긴한데 그거 까지 다 까먹으면 그지돼]

준구-[집청소나해]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좋았을때처럼
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나는 나한테 집착하는 남자를 무척이도 싫어했지만
집착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준구가 나한테 집착을 할수록 나는
더 준구를 사랑하고 내 옆을 떠날수 없게 만들고싶어진다



우린 서로를 사랑하는게 맞는걸까.?
키스를 해본게 언제였더라...
준구와 마지막으로 했던게 한..5달도 넘은것같다
-_-;; 우린 키스 보다는 주로 뽀뽀를 많이한다


별로 키스하고 싶지도 않고
준구도 키스하고 싶지않다고 했다....


동사무소 문 닫기전에
혼인신고서를 가지고 집으로 갔다
하지만 엄마를 보고 나니 혼인신고서는 내밀지못했다






엄마: 왠일이셔


나: 엄마


엄마: 일자리 구했어?


나: 아니..나 결혼하면 안되지?


엄마: ......너 돈있으면 해


나: 나 돈..있어두 부족해


엄마: 니가 벌어서 해


나: 그럼 준구랑 결혼한다고 해도 반대 안하지?


엄마: 응..




우리집에서 준구가 고등학생이란걸 아직 모른다
아마도..고등학생이라고 하면 반대하겠지?
그리고 준구네 식구들은 고모네가 있는데
고모는 아들이 두명있다
첫째아들은 장가를 갔고 딸도 있고
둘째아들은 우리 언니랑 동갑이다


나는 준구네 가족들 제사며 설날 추석때
놀러갈때도 항상 같이갔었고
준구네아빠 제사때도 있었다


준구도 우리가족들이 모이거나
설날 추억때 우리집에 왔었고

우리둘이 결혼을 하게된다면..?
반대할사람들은 없는데
금전적인 문제나.
준구가 아직 고등학생이란걸 알게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



나 얘랑 결혼하면 잘살수있을까?
후회하면 어쩌지?
아마 내 또래 여자들은 이런생각많이 할꺼라고 본다
일찍결혼하면 후회한다고 그러던대..
정말 그럴까?



한달정도있으면 준구와 만난지 1년째 되는날이고
나는 지금 고민하고 있다.
내가 먼저 프로포즈를 할까 아니면
동거를 할까?

그러다 또 싸우다 헤어지게 되면 어쩌지..
일단 나도 돈을 벌어야 될텐데..


앞으로 10개월만 참으면 졸업이겠지.
지금 내 선택에 후회가 되면 어쩌나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준구랑 맨날 싸우긴 해도
이만큼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을꺼라는 생각도 든다


하루종일 이집에서 준구만 기다린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10시간이 넘으니까
집에서 7시에 나가 12시면 돌아오니까


내가 지금 철없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일자리를 먼저 구하는게 났겠다



솔직히 나는 지금 딱 뭘하고 싶지도 않고
어떤 구체적인 꿈이있는것도 아니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게 나한테는
제일 어울리는 꿈일것같다


지금 준구랑 결혼을 한다고 해도
말이 결혼이지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그냥 여기서 내 짐..내 옷들 가져와서
같이 사는거겠지..
그렇게 몇년을 살다보면 결혼식을 올릴생각같은건
안하고 나는 아줌마가 되어있겠지..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돈때문에
우린 또 싸울테고 그러다보면 젊은 나이에
이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걸 후회할테고

나는 이미 호적에 이 사람에 부인일테고
다시 시작하기엔 늦었을수도..


예전에도 우리둘은 돈이 없었고
배가 무지 고팠을때
내가 선물받은 발찌가 하나 있었는데
어쩔수 없이 나는 발찌를 팔아야 했다
7만5천원..그게 발찌의 값이였고
그돈으로 삼겹살을 사먹었었지..



얘랑 살면 그렇게 되겠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은 아니다




골목길로 준구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마당에 있는 강아지가 짖어댄다..




준구: 야


나: 왔어


준구: 사람이 왔는데 처다도 안보냐?


나: 뭐야?


준구: 밥은 먹었냐??


나: 아니.치킨이네


준구: 그거나 먹어라


나: 왠일로 맥주도 사왔어


준구: 너 술좋아하잖아


나: 이젠 안먹는다고 약속했잖아


준구: 그냥 오늘 맥주가 생각나네..


나: 돈 어디서 났어??


준구: 아 그냥..났어 먹어


나: 맛있겠다 ^^





준구와 나는 맥주한캔씩 뜯고
치킨을 먹었다





준구: 너 오늘 집에 혼자있었어?


나: 응


준구: 나..이상한꿈껐어


나: 뭐??


준구: 내가 학교갔다 왔는데
니가 옆방에서 옷 홀랑벗고 숨어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방으로 들어갔더니
거기엔 어떤모르는 남자가 서 있더라고


나:ㅋㅋㅋㅋㅋ개꿈이네


준구: -_-; 근데 또 마침 책상위에
식칼이 있더라고 나는 너무 열받아서
식칼을 남자한테 던졌는데
그게 배에 꽂히더니 대롱대롱 거리더라


나: 개꿈이네.


준구: 너안씻었지


나: 어..ㅡ,.ㅡ;



준구: 하..좀 씻어라..


나: 내일 씻을라고 했어!!!





치킨을 다 먹은 준구는
왠일로 샤워도 하고 양치까지 했다 -_-
안그러던 놈이..






나: 너 왜씻어?


준구: 아 뭐야 !!!!!!!!!!!!


나: 왜 ㅡㅡ;


준구: 놀랬잖아


나: 왜 이빨닦어?


준구: 내가 너냐 밥먹고 이빨안닦게




씨밤바..내일은 꼭 씻으려고 하고 있다고
저놈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오늘 구석구석 씻는구나..




준구: 불꺼


나: 나 티비볼껀대


준구: 피곤하다 불꺼라




나는 불을 껐다
그리고 강제로 티비를 꺼버리는 한준구





나: 뭐야 나 티비볼껀대


준구: 머리에서 냄새난다


나:ㅋㅋㅋ씻을껴 내일





준구는 날 꼭안더니
금새 5분도 안되서 코를 골더라고





나: 야..야..일어나봐


준구: 왜..


나: 너 섰어


준구: 냅둬


나: ......;;


나: 언제죽는대?


준구: 자..그냥





그리하여 만리장성은 쥐뿔
내가 원하는 스토리는 이게 아니였는데 쿨럭...;;
준구는 코를 골면서 다시 잠들었고
눈을 떴을땐 집에 나 혼자 뿐이였다






***극복22일째





오늘은 준구가 면허시험을 보는날이라
학교를 간게 아니라 학원을 갔던것이다




준구-[ 1시에 시험이다 ]

나-[ 잘해^^꼭 붙어야되 ]

준구-[ 알겠어 ]

나-[ 오늘 한번에 붙으면 밤에 화끈하게 해줄게♡]



나는 잠시 잠이 들었고 문자가 와있었다





준구-[ 붙었다 ]

나-[ 언제와 집에? ]

준구-[ 지금갈꺼야 ]



5시가 안되서 준구가 왔고
면허증을 보여주면서 너무 떨렸다고 말하는 준구




나: 난 니가 왜 붙었는지 알겠다..


준구: 왜?


나: 오늘밤?ㅋㅋㅋㅋ


준구: -_-나 씻고 나가봐야되


나: 왜~~ 어디


준구: 볼일있어


나: 뭐여..


준구: 티비보고있어.복순이랑 산책가던지


나: 어디가는대?


준구: 있어


나: 몇시에 오는대?


준구: 12시조금 넘어서


나: 뭐야..누구만나는대 여자아니지?


준구: 인터넷소설이나 보고있으니까 ㅉㅉ


나: 알겠어..연락하면 꼬박꼬박 받어


준구: 어..




준구는 재빨리 씻고 오토바이를 끌고
나가버렸다
나는 메신저에 접속했고
친구와 쪽지를 나누던 중
친구가 자꾸 술을 마시자고 꼬셔서
준구한테 물어봤다




나-[ 친구 불러서 집에서 술마시면 안되지? ]

준구-[ 아직도 정신못차렸어?]

나-[아니요...]

준구-[안되]

나-[알겠어..어디야?]

준구-[지금바쁘니까 쫌따 연락할게]

나-[뭐여!! 빨리와]

준구-[알겠어 졸리면 먼저 자]

나-[기다릴꺼야]

준구-[알겠어]



친구들은 그래도 같이 있으니까
부럽다고 좋겠다고 하지만
자는시간 빼면 준구와 같이있는 시간은 없었다
항상 피곤하다고 먼저 잠드는 준구
그럼 나는 준구 옆에 누워 몇시간을 뒤척이다
잠이 들고 눈을 뜨면 이미 낮이였다


집에 있는건 라면이랑 과자뿐이였고
내가 밥도 할줄모르고 반찬이나 국도 못 끓이기때문에
대부분 사먹거나 시켜먹어야 했다
혼자 집을 지킨다는건 너무 심심하고 따분했다
메신저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했고
친구가 준구네 집 근처로 온다기에
대충 추리닝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친구: 동거하냐?


나: 몰라~


친구: 엄마가 뭐라안해?


나: 술처먹고 집에 들어오는것보단 났대


친구:ㅋㅋ준구 여자 확실히 정리했대?


나: 그런것같아


친구: 믿는 도끼에 발등 몇번찍힌건지 알지?


나: 응..이젠 안그러겠지




여자들은 참 이상하다.
여자들은 남에 사랑얘기가 궁금하고
내 사랑얘기를 아무렇지 않은듯
그렇게 서로 얘기를 하고 고민한다


내친구가 해결하지 못할 갈등을 내가 해결해주고
내가 해결하지 못할 일들은 친구가 해결해줄때도 있다
그건 아마 내일이 아니라 다른시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답이 쉽게 나올수있는걸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도중..
나는 친구에 페이스에 말려들어
해서는 안되는일을 저질러 버렸다



친구핸드폰으로 준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친구-[오빠 오랜만이에효.ㅎ]

준구-[누구]

친구-[저 미선이.ㅎㅎ]

준구-[왠일이야?ㅋㅋ]

친구-[지금 오빠네집 근처인데 잠깐볼수있어요?^^]

준구-[지금은 안되는대 바뻐서]

친구-[뭐하시는대요?ㅎㅎ]




나는 친구랑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냈고
준구한테 문자는 오지않았다




나: 야 것봐~ㅋㅋ 준구 여자 이제 나밖에 없어


친구: 그러내..아 뭐야 재미없게


나: 후..나도솔직히 쫄았어 ㅋㅋ




나는 안도의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며칠밤을 준구를 괴롭혔지만
이 놈은 남자가 아닌가봐?
아니면 내가 여자로써 매력이 없다는걸까?
-_-; 흠...
이 녀석에 품에 앵겨본지도 꽤 오래전일이구나..
낮에는 정말 괜찮다가
밤만되면 돌변하는 나는 어찌하면 좋을까...





준구: 야 빨리자


나: 잘꺼야?


준구: 그럼


나: 아니 그냥


준구: 아 빨리자


나: 알겠어...





이젠 등까지 돌려가면서 자는 준구를 볼때마다
이상하게 섭섭했다
아니지 ..이런 내가 이상한거 일지도

처음부터 준구와 나는 스킨쉽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던것같다
내가 막와서 앵기는 스타일도 아니고
애교를 부리는것도 아니고
갑자기 달려들수도 없는일이고


목이 빠지도록 준구만 기다렸고
놀토가 다가왔다
나는 준구를 꼬셔서 분위기가 좋다는
모텔을 가기로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까
시내에 좋은곳이 있더라구..



오늘은 드디어..큭큭..
준구는 민망한지 먼저 들어가려고 하지않았다
나는 그냥 준구손을 잡고 모텔로 들어갔고
25000원치고 괜찮은 방이였다



준구는 먼저 씻는다고 했고
나는 온갖 포즈를 취하진않고
그냥..무덤덤하게 컴퓨터를 켰다






나: 욕조에 물이나 받아놔..




사실 내 계획은
술을 진탕마시게 한뒤에
취한 준구를 덮치는것이였으나
준구는 술을 싫어하는 뿐더라
내가 덮친다고 해도 방법을 몰랐기에 ..-_-;
이래뵈도 저 순진하다고요


키스도 하도 예전에 하고 안해봐서
어떻게 하는건지 까먹었단말야..
그래도 어면히 준구에게도 문제가 있는걸 아닐까?
어떻게 그냥..그냥 이런밤을 넘길수가 있겠어???

준구는 욕조에 물을 받고 있었다






나: 비누거품도 내줘


준구: 이게 무슨 영화에서 보던 비싼댄줄아냐


나: 뭐야 ㅡㅡ 비누거품


준구: 그냥 들어가!!!!!!!!!


나: 아..난 비누거품있는줄알았는대


준구: 나중에 빨간대아 졸라 큰거 사다가 해줄게






준구네 집엔 욕조가 없다..





나: 그건 너무 좁아서 안되잖아


준구: 너는내운명못봤어? 거기에 나오잖아
황정민이랑 전도연이랑

나: 얼어 죽으라고..

준구: 여름엔 괜찮아 곧 여름인데 뭐..







사실 이얘기는 실제 있던일이 맞고
날짜만 변경을 했던것이다
처음부터 속이려 했던건 아니지만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지금이 4월이기에
4월달에 일어난걸로 날짜만 설정을 했다-_-;
그렇다고 해서 작년 재작년에 일어난일은아니고
현재진행형에서 그 전단계 정도..?
지금부터 쓰는 얘기도 꾸며지거나 한건아니에요
어차피 곧 얘기는 끝날지도 모르겠지만요





물은 대충 다 받아졌고 나는 가운을 가져오려고
욕실을 나갔다
가운을 가지고 욕실문을 열려고 하자
문은 잠겨있었다....





나: 야 문열어


준구: 나가서 야동이나 보고있어


나: 어그럴까?^^










나: -_-; 문열으라고


준구: 나 지금 씻고 있단말야


나: 등밀어줄게


준구: 기다려 ...




한참 티비를 보고있는데
준구가 날 부르지 않길래 다시 욕실문을 두드렸다





나: 너 뭐해 아직도 씻어?


준구: 아..힘들어


나: 문열어봐





준구는 문을 열어줬고
나는 기절하는줄알았다..





나: ...............


준구: 등좀 밀어봐..-_-;






준구는 물을 한껏받아논 탕안에서
때를 밀고있었다..
헐..여기서 때를 왜밀어 ..



준구: 그동안 때를 안밀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해서


나: 지금 웃어야되 말아야되





탕안에는 검은 떼가 둥둥 떠다녔고
준구는 너무나도 열심히 때를 밀고있었다
지금 상황파악이 안되니? ㅠㅠ
사실 쫌 충격이였다..떼를 밀다니..
준구가 목욕을 다 마치고 나왔을때
정말 뽀샤시해졌더라..





준구: 너도 들어가서 때밀어


나: 난 됐거든요


준구: 배고프다. 족발시켜먹자


나: 그래..






나는 빙그레보쌈이란곳에 전화를했고
아저씨가 소주1병 아니면 콜라1병 둘중
한개를 서비스로 준다고 했다
그래서 난 당연히..소주를 달라고 했다





나: 가끔은 이런대 와줘야되 ㅋㅋ 편하잖아


준구: 편하긴 돈만아깝지




준구를 소주세잔먹이고 내가 다 마셔버렸다
벌써부터 헤롱거리는걸 보니까 오늘은? 흐흐흐





준구: 아 졸려


나: 졸리면 자..


준구: 응






준구는 침대위로 올라갔고
나는 재빨리 양치를 하려고
마늘고추를 먹었기때문에..
이빨 닦고 거울속에 내 모습을 봤다
너무 웃겼다..






나: 준구야~~


준구:......................zz


나: 야..


준구: ....어..왜...


나: 자?


준구: 아 졸려 빨리자






내가 너 때밀때부터 알아봤다..
방값이랑 족발값 5만원 아깝다..씨





***극복22일째




그렇게 며칠을 내가 괴롭히니까
준구는 정말 내가 변녀로 보였다고 했다


그날도 난 집에서 뒹궁뒹굴 거렸고
진짜 준구를 꼬실마음에 인터넷을 뒤지고있었다
그때 문자가 왔다




-[오빠 오늘 시간되세요?ㅎ]



나는 준구핸드폰을 가지고 있었고
준구인척 태연하게 문자를 보냈다



-[누구?]

-[저 미선이요ㅎㅎ]

-[왠일이야?]




내가 장난쳤던 문자가 아닌
정말로 미선이란 여자애였다





-[오늘 시간되세요?ㅎㅎ]

-[왜?]

-[저번에 말한거때문에요ㅎㅎ]





저번에 말한거..?
어떤걸 말하는거지??
곰곰히 생각하는데 중복으로 문자가 왔다
나는 답장하지 않았다
지금와서 다시 싸우기 싫고 반복하는것도 싫었고
준구가 학교에서 오길..기다렸다






나-[오늘 야자 못빼?]

준구-[응]

나-[오늘만 빼달라고 하면안되?]

준구-[안빼주니까 안되지]

나-[그래..몇시에 오는데?]

준구-[항상똑같은시간이지 뭐..왜?]

나-[아니 그냥 알겠어..]

준구-[졸리면 먼저 자]




자꾸만..믿음이 또..
미선이한테 온문자가 너무 신경쓰였다
아니겠지..미선이랑 연락하던거라면
왜 핸드폰을 바꺼서 가져갔겠어..
그럼 걸리는걸 알텐데...
한가하니까 이런 쓸대없는 생각이나 하고
잠시나마 잊어보려고 인터넷쇼핑을 하다
또 문득 생각나 버렸다



몇시간째 연락이 없는 준구..
야자할땐 문자를 못한다고 했지..
이런거 하나에 안절부절 못하다니.
대중 쉬는시간일것같아 전화를 걸었다
내 핸드폰은 터치라 주머니에 넣어놔도
가끔씩 전화가 받아지거나 끊어질때가 있었다



따르릉따르릉따르릉 달칵-



나: 여보세요?



-:...................




띠리릭-







아주 잠깐 불과몇초였지만
주변은 엄청 시끄러웠고..다시 전화를 걸어봤지만
전화는 받지않았다


쉬는시간이니까..그래서 주변이 시끄러웠겠지.
쉬는시간이라면 왜 전화를 그냥 끊었을까?
미치겠다 내 생각들을 모두 잘라버리고싶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물고 그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이 되어 전혀 끊어지질않았다



기다려..기다려..조급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실수하기 마련이니까....
자정이 넘어서 까지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고
바보처럼 미선이란 여자애 한테 문자를 보냈다






나-[자니?]

미선-[아뇨 ㅎ 왜요 오빠]

나-[아.나 준구여자친군데 물어볼게있어서]

미선-[안녕하세요..^^뭔대요?]

나-[아까 보낸문자중에 저번에말했다는게 뭐야?]

미선-[아.^^;알바때문에요]

나-[알바? 무슨알바?]

미선-[준구오빠가 택시알바자리 있냐고 물어보길래요;;ㅎ]

나-[택시알바? 무슨말이야??]

미선-[저희오빠가 택시알바하거든요
...준구오빠도 물어보길래요..ㅎ]

나-[아..준구 야자때문에 못할텐데?]

미선-[준구오빠 야자빼고 알바하고있는거 모르세요..?;;]

나-[아 맞다.오늘 알바가는날이랬지.깜박했다
그래 고마워 잘자^^ ]

미선-[네..^^]






미선이가 보낸 문자에..
코끝이 시큰해졌다
바보..
나 혼자 이상한 상상이나 하고
의심이나 하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준구와 헤어졌을때랑은
다른..가슴이 너무 아팠다




핸드폰액정위로 눈물이 떨어지면서
너무 준구한테 미안하고
내가 정말 한심해보여서
지금 나 몰래 알바하는 준구를 생각하면
미안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준구를 기다렸다..아무런 생각도 하지않고 기다렸고
반가운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복순이가 제일먼저 준구를 반겼다






준구: 안잤어?


나: 응..






준구손에는 또 치킨이 들려져 있었다
테이블위에 치킨봉다리를 풀어놓고
먹으라고 하는 준구
나도 태연한척 준구 옆에 앉았다





나: 학교끝나구 왔을텐데 어디서 사왔어?


준구: 어?! 아~ 오다가 그냥 사왔어


나: 너 왜 자꾸 거짓말해..


준구: 어? 무슨거짓말..?


나: .....아니야..


준구: 뭔대?? 왜 말하다 말어..


나:.....미안해..








참았던 눈물이 흘렀다







준구: 너 뭐 잘못먹었어??? 왜그래?


나: 나도 다 알아..너 야자빼고 알바하는거


준구:......아..그거때문에..


나: 왜 나한테 말안했어? 내가 알바하지말랬잖아


준구: 어차피 이렇게 된거..


나: 당장 그만둬..


준구: 싫어...


나: 하지마 알바..


준구: 오늘월급도 받았단말야..갑자기 어떻게 그만둬..


나: 누가 너 한테 돈벌어 오랬어??
왜 그런거 해서 너 피곤하고 고생하냐고


준구: 난 할꺼야..니가 하지말래도 한다구


나: 하지마..나도 일할꺼니까..


준구: 싫어..나도 너 일할때 하루종일
학교에서 너만기다리고
집에서 또 너만기다리고 그랬단말야


나: 그럼 왜 말안했어....


준구: 니가 하지말라고 하니까


나: 휴..진짜..하지마..응?


준구: 안되..너 사기당한것도 그렇구
지금 너 적금깬거 돈도 모자라잖아..


나: 됐어..


준구: 이걸로 다시 채워놔




준구는 하얀봉투를 테이블위에 올려놨다
봉투를 보고있자니 눈물밖에 안나왔다
볼을 타고 눈물을 뚝뚝떨어졌고
감정이 북받쳐 올라 어깨가 들썩였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그동안 나는 준구를 의심하고
나 혼자 그렇게 준구를 생각했던게
미안해서..그리고 너무 고맙고
이런준구가 내 옆에 있어준다는게
정말 감사했다







나: 짜증나..


준구: 그래서 말인데..


나: 뭐..


준구: 커플링 팔았어...


나: 그건또 왜 팔아...


준구: 그냥..나중에 다시 맞추면되잖아..


나: 그럼 내것도 팔래


준구: 니껀 팔지마..


나: 싫어 커플링도 아니잖아 혼자 끼고 다니면


준구: 니껀 팔지마..나중에 다시 맞추면 되







나는 정말 그동안 흘린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힘들고 가슴이 아파서 흘린게 아니라
행복해서 흘린눈물이였고
준구는 그런나를 다독여줬다






준구: 내가 왜 돈벌어?


나: ...나 먹여살리려고


준구: 그럼 너는 어떻게 하면되


나: 말잘듣고 청소잘하고


준구: 밥은 ..


나: 밥도 이젠 잘하고


준구: ....그럼됐어..


나: 근데 나 진짜 싫어..너 고생하는것같아서


준구: 지금부터 벌어야지 나중에 차도 사고
이사도 가고하지..아니면 주방리모델링이라도 하지


나: 화장실은?


준구: 화장실도 해야지..^^; 일단 주방부터 해야지


나: 그럼 내가 맨날 맛있는거 해줄게..


준구: 속이나 썩이지마..


나: 응..





준구는 치킨집에서 배달을 하고있었고
커플링까지 팔아서 내가 사기당한돈을
매꺼주었다..
치킨집배달하기전에는 우유배달을 했다고했다
새벽5시에 일어나 6시까지 하는거였고
일주일정도 하다 너무 피곤해서 우유배달은
그만두고 학교끝나구 할수있는 치킨집배달을
하기로 했던것이다



한반탕 울고 나니까
배가 고파졌다
준구랑 치킨을 먹고 그렇게 잠이들었다



도대체 만리장성은 언제 쌓고
별은 언제 따냐구..-_-;







***극복23일째



나는 아직도 백수다.
준구는 알바를 계속했고
나도 일자리 구할때까지 알바를 한다니까
준구는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피시방알바를 하면 남자들이 자주 오는대라 안되고
서점알바를 한다니까 고딩들이 자주오는대라 안되고
술집알바를 한다니까 극구 술이랑은 멀어져야된다고 안되고
아무튼 ..다 안된다고 했다
나야 좋기야 하지만..
한편으론 준구가 너무 걱정되기만 했다


준구는 지금 학교겠지..






나-[공부잘하구있어?]


준구-[아니]


나-[왜 공부를 해야지!!]


준구-[나 지금학교 아냐]


나-[어딘대-_-땡땡이치지말라고했지]


준구-[나 지금 엄마만났어]





엄마를 만나다니..?
엄마....?




나-[장난치지마]


준구-[나 진짜 엄마만났어 나중에연락할게]




니가 연락할때까지 기다릴 정서희가 아니라구
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는 꺼져있었다
진짜야..?
진짜로 엄마를 만났다구?
10년도 넘게 보지못한 엄마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

나는 바로 준구네 고모한테 전화를걸었다





고모: 어~ 서희냐??


나: 네 고모..정민이 지금 어딨는줄아세요?


고모: 정민이가 어제 말안했어??


나: 네..?


고모: 준구 지 엄마 만났어..아마 지금같이있을껴


나: ..어떻게...?


고모: 고모가 지금 일하는중이라..나중에 일끝나구 전화할게


나: 네..들어가세요






그리고...하루종일 기다려도
준구에게선 연락도 없었고
전화기도 여전히 꺼져있었다...


갑자기 너무 갑자기 등장한 준구의엄마는
나한테 너무 먼사람처럼느껴졌고
준구도 멀리 데려갈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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