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시험서비스가 오늘(10일) 0시부터 시작됐다.

'걸어다니며 보는 TV', '국내 최초 개인형 방송서비스 시작', '세계 최초로 휴대폰 겸용 단말기 서비스' 등 위성DMB를 돋보이도록 하는 단어는 무척이나 화려하다.

그런데 서비스 첫날 위성DMB는 화려함만 있을 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진정한 '서비스'는 없다. 시험방송이 돌입된 10일 오후, 휴대폰 판매점이 즐비한 종로를 찾았다.

휴대폰 판매점이 몰려있는 지하매장에 내려가니 SK텔레콤 대리점을 비롯한 몇 개의 판매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SK텔레콤 매장으로 가서 직원에게 물었다.

"위성DMB폰이 있나요?"

"그게 뭔데요?"

의아해 하는 직원의 눈빛과 '생뚱맞은' 그의 대답에 잠시 황당함을 느꼈지만 설마하는 마음이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 올라 오려는 의심을 눌러내렸다.

다른 매장에는 다 들어왔는데 이 매장에만 물건이 안 들어 왔겠거니 하며 10여미터 떨어진 다른 판매점으로 가서 다시 물었다.

"위성DMB폰 있어요?"

"DMB요? 그게 뭐예요?"

첫번째 들렀던 매장과 같은 반응이었다. 계속 물어봤다.

"이동방송서비스예요, 삼성전자에서 단말기가 나왔거든요. 없나요?"

"아, TV요! 큐리텔에서 나온거 있어요. 잠시만요."

큐리텔? 왠 큐리텔? 위성DMB 폰은 현재 삼성전자에서만 생산하는 것으로 아는데. 직원이 보여준 단말기는 큐리텔에서 나온 공중파 방송 수신용 휴대폰. 가정에서 보는 TV를 축소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TV가 맞긴 하지만 위성을 이용한 이동방송인 위성DMB와는 다른 것이다.

역시 이 매장에도 위성DMB폰은 안 나왔나 보다며 종로 근방의 10여개 대리점 및 판매점들을 돌았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위성DMB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으며, 혹여 아는 곳이 있다해도 단말기가 언제 출시 될런지에 대해서는 전혀 연락받은 바가 없다는 대답만을 해왔다.

종로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우리는 대리점이니까 일반 판매점들보다 정보도 빠르고 물량 확보도 빠르다"면서 "그렇지만 위성DMB 폰에 대해서는 신문에서 접한 것 말고는 별반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혹시나 싶어 강변 테크노마트에도 알아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휴대폰 전문 6층 매장 상우회 관계자는 "전체 70여개의 매장 중 위성DMB 폰을 확보한 매장은 단 한 곳도 없다"면서 "SK텔레콤이나 TU미디어로부터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10일자 신문과 방송은 온통 국내 최초로 이동멀티미디어방송서비스인 위성DMB가 시작돼 소비자들은 단말기만 구입하면 무료로 시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면서 떠들어 대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를 이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다.

기업들은 연일 '고객이 최고'라며 고객 서비스에 열 올리지만 가장 기본적인 고객과의 약속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