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은 대리석 깔린 도시의 건물에서 짜야... 정보
컴퓨터 프로그램은 대리석 깔린 도시의 건물에서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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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제가 학교를 졸업 했어요.
그 전부터 저의 교수님들은 저에게 공작(?)을 많이 했어요.
교수님 후배라던가 지인들이 서울에서 S/W 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대학을 갓 졸업하는 저에게 교수님들이 교대로 찾아와 거의 석달동안 설득 작업을 하는데 저는 당시 그 자체가 불편할 뿐이였어요.
그 중 가장 적극적이였던 분의 후배가 운영하는 회사는 지금도 이름 얘기하면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누구나 알수 있는 그런 회사였어요.
25살 나에게, 못해도 팀장은 보장할 수 있으니 서울로 갈 결심만 하면 모든게 해결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왜 그게 그렇게도 싫었을까요.
지금도 강원도 촌구석에 있지만 저도 저를 이해 할수 없습니다.
그 큰도시에서 경쟁할 자신도 없었지만, 다 서울로 가면 여긴 누가 남을까. 나 같은 사람 하나 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냐는게 나의 고집이였습니다.
강원도 촌구석이였습니다.
모두의 바람(?)을 저버리고 이 곳에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이곳에 뿌리를 박겠노라 결심했을 때 저의 측근은 현재 시의원이 된 당시의 유명 변호사, 의사, 시민단체장, 어느 회사의 사장단들이였습니다.
간단히 저녁을 먹더라도 다들 그런 인맥인 줄 알았습니다.
딱 1년 그랬습니다.
첫 일감이 사실은 쇼핑몰이 아니라 당시 17대 국회의원 후보의 홈페이지였습니다.
죽어도 서울로 가지 않겠다던 저의 고집을 안스럽게 생각했던 교수님이 연결 시켜준 인맥이였습니다.
보통은 다들 그렇게 시작하는 줄 알았습니다.
결론은 제가 능력이 없었습니다.
인맥 관리는 잼병이고 꼴에 촌구석에 프로그래밍 좀 하다는 자만으로 사람들이 알아서 나를 찾아와 줄거라 생각했습니다.
딱 1년 그랬습니다.
그리고 11년이 흘렀습니다.
현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지금도 서울로 갈 생각은 없지만 누군가 적당한(?) 조건을 제시 해 준다면 지금은 아주 심하게 흔들릴거 같습니다.
지금 나의 바람이 있다면 대리석 밟고 출퇴근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굴욕과 참담함이 있어야 한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엘리베이터 타고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내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대리석 밟고 엘리베이터 타야 이 사람 뭔가 좀 하는 구나 하는 사회적 시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능력만으론 100% 인정받기 어려운거 같습니다.
더더군다나 촌구석에선...
Daum은 본사를 제주도로 옮겼다는데 참 부럽습니다.
"홈페이지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프로그램 하나 의뢰 하고 싶어서요."
"아 ... 네... 어떤 프로그램이죠?"
"네... 이러이러한 프로그램인데 뵙고 얘기 하시죠?"
"아... 네... 어떤 프로그램이죠?"
"네... 이러이러한 프로그램인데 000만원정도 예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 네... 제가 찾아 뵙겠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죄송한데 어떻게 찾아가면 되죠?"
"아... 네... 여긴 원주입니다. 남원주 IC에서 이쪽으로 나불나불..."
"아... 네............................................................................"
낯선 사람들의 이런 반응은 괜찮습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은... 주로 시골출신 개발자들... 구구단을 짜더라도 서울에서 해야 한다고 지금도 저를 얍(?)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가소롭습니다.
그러나 제가 오로지 그들에게 꿀리는 건... 위의 예에서처럼... 폼도 안나고 돈이 그들처럼 벌리지가 않는 다는 것.
낙담은 아니구요.
그냥 궁시렁입니다.
저를 잘 모르지만 느낌(?)으로 인정해 주시는 분은 간혹(?) 인천, 대전, 경기도 에서도 원주까지 직접 찾아와 주십니다. ^^
사실 저는 원주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서울에서도 일감이 오기도 하지만 인천하고 대전, 경기도에서 제일 많이 오십니다. 풉!
그럴 때마다 지방에 나같은 사람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구나 생각하면 스스로 위안합니다.
그래도 마음한켠엔...
양복입고 대리석 밟고 출퇴근 해야 인정 받을 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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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부럽습니다 하지만 저도 서울이란 테두리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막 잠자리에 들려다 글을 다 봐버렸네요.. ㅎㅎ
서울/양복입고/대리석 밟고/엘리베이터타고... 출퇴근 하셨으면...
아직 직원이셨을 듯.. ^^: 제 소견으론... 많이 멋지십니다.
서울에서도 에이전시 삼실이 강남아니면 고객이 무시하지 말입니다. ㅋㅋㅋ
전 이번에 강남을 등지고 저희 동네에 뿌리를 박으려 합니다. ㅎㅎ;;
그냥 살던 터전이 좋네요... 졸다가 정신없이 글쓰고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서울/양복입고/대리석 밟고/엘리베이터타고... 출퇴근 하셨으면...
아직 직원이셨을 듯.. ^^: 제 소견으론... 많이 멋지십니다.
서울에서도 에이전시 삼실이 강남아니면 고객이 무시하지 말입니다. ㅋㅋㅋ
전 이번에 강남을 등지고 저희 동네에 뿌리를 박으려 합니다. ㅎㅎ;;
그냥 살던 터전이 좋네요... 졸다가 정신없이 글쓰고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바보천사님 배포하신 스킨도 많이 다운로드 받아서 써 보았는데요..
인사는 한 번 도 못 드렸습니다.. 죄송..
감사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실력 좋으시고.. (짜집퍼는.. 그리 못 만들거든요.. 머리만 지끈지끈 그러다 발끈 &^%#)
스스로 열 받는 거죠.. 만들다 만들다 못 만드니까.. ㅜㅜㅜ
Daum 본사가 제주도 있는 것을 부러워 하실 정도로.. 여유도 있으시고..
홈페이지 보고 손님들이 찾아오실 정도면.. 괜찮으신 거에요.. 부럽습니다!!!
좋은 주말 맞으십시오.. ~~
인사는 한 번 도 못 드렸습니다.. 죄송..
감사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실력 좋으시고.. (짜집퍼는.. 그리 못 만들거든요.. 머리만 지끈지끈 그러다 발끈 &^%#)
스스로 열 받는 거죠.. 만들다 만들다 못 만드니까.. ㅜㅜㅜ
Daum 본사가 제주도 있는 것을 부러워 하실 정도로.. 여유도 있으시고..
홈페이지 보고 손님들이 찾아오실 정도면.. 괜찮으신 거에요.. 부럽습니다!!!
좋은 주말 맞으십시오.. ~~

커피한잔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