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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노시인께서 요즘 젊은 시인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질책성 발언이 시비거리가 된 적이 있다. 난 노시인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태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문인들은 술과 뗄래야 뗄 수가 없는 관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읽다보면 어떻게 이런 문장이 사람머리에서 나올까...감탄하다가도 술마시면 될 듯도 싶다...-,.- (술 취한 정신에 않될게 뭐가 있으랴...)

술 이야기 하면 수주 변영로선생의 '명정사십년'을 명품중에 명품으로 치지만, 조지훈 선생의 '주도유단' 역시 술꾼의 십계명정도는 되노니...(말하고 나니까 이상하네...)

언젠가 책에서 보고 감명깊게 읽은 조지훈 선생의 주도유단...술꾼의 급수...를 올려봅니다...^^
몇급, 몇단정도 되시는지...그래야 나중 모임이라도 있음 참고 하겠죠...?

-주도유단-조지훈

술을 마시면 누구나 기고만장하여 영웅호걸이 되고 위인 현사(賢士)도 안중에 없는 법이다. 그래서 주정만 하면 다 주정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주정을 보고 그 사람의 인품과 직업은 물론 그 사람의 주력(酒歷)과 주력(酒力)을 당장 알아낼 수 있다. 주정도 교양이다. 많이 안다고 해서 다 교양이 높은 것이 아니듯이 많이 마시고 많이 떠드는 것만으로 주격은 높아지지 않는다. 주도에도 엄연히 단(段)이 있다는 말이다.

첫째는 마신 기회가 문제요, 둘째는 같이 술을 마신 친구가 문제요, 셋째는 마신 기회가 문제며, 넷째 술을 마신 동기, 다섯째 술버릇,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그 단의 높이가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음주에는 무릇 18의 계단이 잇다.

1. 부주(不酒) :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2. 외주(畏酒) :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3. 민주(憫酒) :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4. 은주(隱酒) :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5. 상주(商酒) : 마실 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마시는 사람
6. 색주(色酒) : 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시는 사람

7. 수주(睡酒) : 잠이 안 와서 술을 마시는 사람
8. 반주(飯酒) : 밥맛을 돕기 위해서 마시는 사람

9. 학주(學酒) : 술의 진경(眞景)을 배우는 사람 [酒卒(주졸)]
10.애주(愛酒) : 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 [酒徒(주도)]
11.기주(嗜酒) :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酒客(주객)]

12.탐주(耽酒) :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酒豪(주호)]
13.폭주(暴酒) : 주도(酒道)를 수련(修鍊)하는 사람 [酒狂(주광)]
14.장주(長酒) : 주도 삼매(三昧)에 든 사람 [酒仙(주선)]

15.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酒賢(주현)]
16.樂酒(낙주) :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酒聖(주성)]

17.관주(觀酒) :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는 없는 사람 [酒宗(주종)]
18.폐주(廢酒) : 열반주(涅槃酒)....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부주, 외주, 민주, 은주는 술의 진경, 진미를 모르는 사람들이요, 상주, 색주, 수주, 반주는 목적을 위하여 마시는 술이니 술의 眞諦(진체)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학주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주도 초급을 주고, 酒卒(주졸)이란 칭호를 줄 수 있다. 반주는 2급이요, 차례로 내려가서 부주가 9급이니 그 이하는 척주(斥酒) 반(反) 주당들이다.
애주, 기주, 탐주, 폭주는 술의 진미, 진경을 오달한 사람이요, 장주, 석주, 낙주, 관주는 술의 진미를 체득하고 다시 한번 넘어서 임운목적(任運目適)하는 사람들이다. 애주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주도의 초단을 주고, 주도(酒徒)란 칭호를 줄 수 있다. 기주가 2단이요, 차례로 올라가서 열반주가 9단으로 명인급이다. 그 이상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니 단을 매길 수 없다.
그러나 주도의 단은 때와 곳에 따라, 그 질량의 조건에 따라 비약이 심하고 강등이 심하다. 다만 이 대강령은 확호한 것이니 유단의 실력을 얻자면 수업료가 기백만 금이 들 것이요, 수행년한이 또한 기십 년이 필요한 것이다(단, 천재는 차한에 부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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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예전 삼성동에 근무할때가 생각납니다.
자주 가던 호프집에서 멸치를 안주 삼아 많이 마셨는데........

저는 위 글로 보아 여러개가 짬뽕이 되어 판단하기가 곤란하네요.
부주에서 관주까지 두루 경험을 해 봤으니.....

지금은 부주인듯 합니다.

관리자님!
담배 끊으시면 마눌님한테 엄청 이쁨 받으실겁니다.
그러하니 얼른 끊어시지요.
난 2년 가까이 되는데 왜 피고 싶은 생각이 안들지?
이상하네요....... 미쳤나 봅니다. (_ _;)
음~ 지금 저도 멸치에 소주 한잔하면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이틀동안 끊은 담배를 피우느냐 마느냐 하는 갈림길에 있는데 아무래도 중독을 이기기에는 힘들듯 합니다.
아~ 담배 끊기가 이렇게 힘드니 이거야 원~~~ ㅡㅡa
흠~~난 11번 기주에 속하나요~~~^^?
아마도 11번 기주의 경지에 달하면, 빨리 병원에 가서 알코올 중독을 체크 해 봐야 할것 같다는 예감이,,,
머리를 번뜩 스치네요~~~^^;;
z*4님 덕분에 담배를 물게 되더니만~~~
지수아빠님 덕분에 술한잔 하러 가야 겠습니다...
울 마눌님 하루종일 인상 쓰더니만,,,
저녁에 아이들 시켜서 내용돈으로 족발사게 맹글구,,,고기다 소주 한병 추가해서리,,
혼자서 쇠주한병 다 먹구선 뻗었습니당~~~^^;;
에휴우~~~~사는게 몬지~~~쩝~~~
그러는 동안 컴만 붙잡고 있었는뎅~~~^^;;
이글 보니깐 술생각이 나서리 저도 술한잔 하구 올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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