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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길냥이 분양하고 왔습니다. 정보

새벽에 길냥이 분양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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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글을 올렸더랬지요.
그누에 고양이 키우는 회원분이 많이 계신거 같아서 다급한 마음에 글을 올렸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빌라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길에 고양이가 많이 보입니다. 사람사는 곳이면 어디든 고양이가 많이 있는게
요즘 현실이긴 하네요.

일전에 발목부위가 절단된 고양이가 자꾸 눈에 보여 오며가며 먹이를 챙겨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해를 못넘기고 보이지를 않습니다. 불편한 몸때문인지 살아남지 못한듯 합니다.

키우는 강아지 고양이 보다 유기된 혹은 유기된 상태로 태어난 개나 고양이를 보면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몇일전 저에게 다가온 고양이입니다.


길냥이 들은 대개 사람을 보면 도망가거나 경계하거나 하는데
갓 3개월 남짓밖에 되어보이지 않는 어린 고양이가 자꾸 집앞에서 울면서 왔다갔다 하는 통에
계속 신경쓰였습니다.
엇그제 첨으로 이리와 하고 손을 내밀었더니 도망을 가지 않고
으례 키워준 사람처럼 다가와 몸을 부비더군요.
분명 사람손을 꽤 많이 탄 고양이 인거 같은데 어쩌다 이리 어린 나이에 길에 나오게 됐을까요.
고양이를 발밑에 세워두고 한참을 고민한것 같습니다.

당시는 주말밤이고 집에는 애들이 자고 있고 어찌할 수가 없는 상황에 안쓰러워
집에가서 참치캔을 급히따서 고양이 발 앞에 내려놓으니
몇일은 굶은애 마냥 허겁지겁 먹습니다. 한눈에 보아도 너무 말라서 오랜기간을 버텨내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어리고 사람좋아하는 고양이를 그냥 놔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눈이 돌아서 집으로 데려와버렸습니다.
실상은 고양이가 따라와버렸습니다.

처음엔 뭐라도 제대로 먹여서 내보내자라는 심정으로 집으로 들였는데.
무슨 고양이가 힘이 없는건지 목욕을 시키는데도 별 반항을 하지 않습니다.

목욕시키고 나서 방한켠에 임시 집을 만들어 주고 뭘 먹여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서핑을 하는데 계속 무릎위로 올라와 그르렁 거리며 비빕니다. 몹시도 기분좋아 보여
거절할수가 없습니다 -_-;;

첫번째 글을쓸즈음의 상황입니다. 제 글에 달린 벤지님의 글을 보다가
나도 어쩔수 없이 다시 내다놓고 문을 닫게 되는건 아닌가 하고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내가 왜 얘를 집에 들여놨을까.. 책임을 질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자책도 많이 해봅니다.

밤새 고양이 임시보호나 입양을 해줄곳을 찾아보았지만 새벽이라 쉽지가 않습니다.
다음날 오전이 되어서 고양이를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고양이도 중요하지만 아기들 때문에 키울수도 하루만에 입양할분을 구하는것도
쉽지가 않아서 다시 내다놓을까 하고 나갔습니다.

밤새 고양이는 서재 한켠에서 따스한 이부자리 위에서 좋은 꿈을 꾼듯했는데..
다시 내다 놓으면서 우는 고양이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그래.. 내가 어쩔수 있나..
타카페에 글도 올렸는데 댓글 중 하나가 제 심장을 찌릅니다.

"불쌍하다고 데려갔다가 다시 내다놓는 분도 많은데 일단 데리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저녁이 되어갈 무렵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합니다.
애써 잊으려, 모른척하려 했는데 문밖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가슴이 다시 먹먹해집니다.

하루밖에 같이 안있었지만 특유의 울음소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참치캔을 급하게 들고 부랴부랴 나갔더니 빌라 문앞 주차된 차 밑에서 어제본 아니 오늘 내놓은
고양이 한마리가 구슬피 울고 있습니다.

손을 내미니 다시 다가옵니다. 물에 씻은 참치캔 하나를 다 먹이고서 고민할 틈도 없이 집으로 다시
데려 왔습니다. 

카페며 블로그며 사이트며 다 뒤져서 분양글을 올리고 인근지역이면 어디든 데려다 주겠다 글을 올리니
두분에게 연락이 옵니다.
안산에 산다고 한분은 쪽지만 보낼뿐 핸드폰번호도 못주겠고 카톡으로 대화하자고 합니다.
뭔가 이상해서 망설이고 있는데 천안에 사시는 분이 관심있다고 합니다.

새벽 2시 40분 고양이를 데리고 천안으로 달렸습니다. 왕복 160 킬로.
낮엔 공방에서 일하고 밤엔 편의점에서 일한다는 젊은 청년은 고양이에 대해 무지 잘 알고 관심있어 했습니다.
30분 가량 차근차근 얘기해보니 믿을만한 청년인것 같아서 마음편히 맡기고 왔습니다.
집에는 이미 비슷한 월령대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고양이 이동장에 세심하게 간식이며 다 챙겨나온모습에 믿음이 갑니다.

집에오고 나니 고양이가 집에서 잘 적응중이라며 사진도 보내줍니다. 종종 연락하며 고양이 안부를 묻기로 하고
푸욱 잤습니다.

길고양이의 평균수명은 2년 남짓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음식때문이겠지요. 이번에 이일을 겪으면서 봤더니
고양이가 음식에 상당히 민감한 동물이더라구요.
생각보다 먼길을 떠나서 정착한 고양이가 새로운 주인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고양이 어떻게 됐나 궁금하신분이 계실것 같아서 일기 한번 써봤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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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저희 동네에 치킨집앞에 길고양이들이 많은데(거기 주인이 먹을걸 주거든요)

며칠전에 그 앞을 지나가면서 고양이가 있으려나 하면서 살펴봤는데 역시 고양이 한마리가 웅크리고 앉아있더군요

잠깐 보고 지나가려고 고양이를 자세히 봤는데 어딘가 아파보이더라구요

사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도 않고 웅크리고 앉아있고 눈은 가늘게 뜨고있었는데 입을보니 거품같은 침이 잔뜩 흘러내려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병에걸린것같더라구요

너무 불쌍했지만 제가 할수있는게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돌아왔네요..

고양이들은 발정이오면 집을 나가는경우가 많아서 집에서 키울때 관리 잘 못하면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주변에 고양이 키우는 친구들도 다 고양이 몇번씩 잃어버렸던 경험이..

길고양이나 길개들이 처음엔 누군가의 사랑을 받던 아이들이겠죠

혹시나 일부러 키우다 버리는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ㅜㅜ
우리나라도 이제 주변 동식물에 관심을 기울이며 살 정도는 된 듯도 한데....
도시계획자체에 사람과 가까운 동물들에 휴식처를 작게 남아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외국은 동물보호법도 잘 돼있던데
아직 우리나라에 그런걸 바라기는 무리같아요
그리고 요즘 삶이 팍팍해서인지 쌓이는 화를 주변에 푸는 사람들이 늘어서.. 동물에 화를 푸는 사람들도 있죠
작년인가 제작년에 어떤 사람이 길고양인지 자기가 키우는 고양인지 죽이겠다고 동물사이트에 학대 사진올리면서 난리친적도-.-;;
길고양이나 길개들 잡어서 보신용 약으로 달여먹는경우도 많구요ㅠㅠ
고생하셨습니다.
끝까지 글을 읽고 따뜻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이제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또한 멀리 입양간 길냥도 좋은 주인과 행복하기를...
이긍...사람들 살자고 다른 동식물 다 해충취급하는 세상이라....
돼지님 자제분들도 돼지님이 마음 쓰시는 것 처럼 사랑받고 자랄겁니다.
따듯한 마음씨에 감동을!!^^
저도 동물 무쟈게~ 좋아하는데 ㅠㅠ
기숙사 사는 입장이라 키울 수 없네요..ㅠ
빨리 집에 가서 우리 강아지 슈~ 보고싶네요^^
군포님도 정 많은 분이고... 만난 길냥이도 참 순한 고양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람 손을 탔더라도 낯선 사람에게 쉽게 가지 않는 애완동물 중 하나가 고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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