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itter Gim

사유를 쉽게 공개할 수는 있지만, 검증 없이 공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 2026-06-05 (금) 12:28:09 · 529 · 4

건축가는 스케치를 그대로 건물로 짓지 않는다.
연구자도 떠오른 가설을 그대로 논문으로 제출하지 않는다.
기자도 초고를 그대로 송고하지 않고, 개발자도 처음 작성한 코드를 그대로 배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결과물은 검토와 수정의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자유게시판의 글은 조금 다르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종이 한 장도 필요 없고, 인쇄도 필요 없으며, 게시 버튼 하나면 수많은 사람에게 공개할 수 있다.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바로 게시할 수 있고, 감정이 생기는 순간 바로 작성할 수 있으며, 정리되지 않은 결론도 어렵지 않게 공개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런 글들이 유독 초안 상태로 공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너무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개가 쉽다는 것과 검토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자유게시판은 논문을 쓰는 곳도 아니고 출판을 위한 원고를 올리는 곳도 아니다.
그렇다고 자유롭다는 것이 곧 정리되지 않은 생각까지 그대로 공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한 번 더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감정은 줄어들고, 놓친 전제는 보이며, 정말 남기고 싶은 문장은 더 선명해질 것이다.
퇴고는 글을 꾸미는 작업이 아니다.
생각을 다시 검증하는 과정에 가깝다.
 

와인이 발효를 거치고,
도자기가 가마를 거치고,
소프트웨어가 테스트를 거치듯,
사유도 잠시의 검증을 거치면 더 선명해진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떠오른 생각을 곧바로 게시해도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 💫Glitter G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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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그래서 자유게시판이..
2026-06-05 (금) 13:28:05
심연을 들여다 보면 심연도 자신을 들여다 봅니다.
자가당착에 빠지시는 일은 없길 바라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Glitter Gim님이 말씀하신 부분과는 다른 시각에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게시판에서 중요한게 글을 작성하는 이용자와 해당 게시판을 운영하는 운영자의 규정 중에 뭐가 더 중요할까?
저는 게시판을 운영하는 운영자의 규정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자유게시판으로 이름이 같다고 하더라도 글의 작성 범위는 해당 게시판의 운영자의 규정이 더 중요할 거 같습니다.
글 작성자가 아무리 고민을 해서 글 작성을 하더라도 해당 게시판의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 좋은 글이 되지는 않겠지요. 물론 게시판 작성 규정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함정이 있기는 합니다.
Glitter Gim님이 말씀하신 "검증 없이 공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게시판 운영자의 규정 범위에 따라 검증 없이 사유를 공개해도 되는 것이다가 될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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