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무겁게 여는게 최고인데 입이 가벼워져 걱정
며칠 전 둘레길을 산책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던 길에
나이 지긋한 아저씨 두 분이 지나가셨는데, 그중 한 분이 바닥에 빈 물병을 던지듯 버리더군요.
그냥 지나쳤어야 했는데, 무슨 오지랖이 발동했는지
생각도 안 하고
"아저씨~!
그거 그렇게 버리시면 누구 보고 치우라는 겁니까?"
말은 뱉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정의의 사도도 아니고, 괜히 시비만 붙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저 위에서 주워서 오는 길에 여기다 버렸어요!"
"그래도 그렇지, 거기다 버리시면 어떡해요?"
그러고는 그냥 뒤돌아섰습니다.
괜히 말을 더 섞어 봤자 누구에게도 좋은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아서요.
차를 타고 나오면서 그 작은 빈병은 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저도 똑같은,
아니, 행동은 하지 않고 말만 내뱉는 오지랖 넓은 더 하찮은 인간이 될 것 같아서요.
나이를 먹으니 말이 머리를 거쳐 입으로 나와야 하는데,
불쑥불쑥 목에서 바로 튀어나옵니다.
누구나 다 가는 군대에서 훈련병 시절,
왕따를 당하던 동기를 챙기다가 껄렁거리던 동기 하나와 주먹다짐을 할 뻔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그때 일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예전에는 불의를 보면 아주 잘 피해 다녔는데...
말싸움도 몸싸움도 못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화만 많아져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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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근데 때론 몸을 사려야 할 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요즘같이 돌+I 들이 많은 세상이어서요.
예뜨락님께 피해가 없는 가벼운 입이었음 좋겠습니다.
따봉
그냥 앗! 죄송합니다! 가 덜 비굴했을텐데 당황한걸 보니 뻔뻔한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