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견뎌낸 꽃
겨울을 견뎌낸 꽃
고스락
겨울을 견뎌낸 꽃들의 아름다움의 깊이를 알아간다는 건 그 어떤 순리와 이치를 알아간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얼어붙은 흙, 맑고 투명한 회색의 침묵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와 팽팽한 정적 속 긴장을 뚫고 나온 꽃을 본다는 건, 순리와 이치의 깊이를 안 감탄 같은 것이 아닌 일종의 동질감은 아닐까.
나는 아직 진정한 봄을 만나본 일이 없다.
그래서인지 매해 돌아오는 봄, 겨울을 이겨낸 꽃을 보며 봄을 상상하며 기도 같은 것을 하고는 한다. 행복의 유무 따위를 내게 물을 필요가 없는 삶, 그리움의 기억, 재회 따위를 걱정할 일조차 없는 그런 나의 삶, 내 인생의 봄.
거기에는 분명하게 있을 그대와 맞을 이 지긋지긋한 겨울이 없는 삶.
그대와 약속처럼 세월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가난 따위는 모르고 산 생기 있는 얼굴과 기품 있는 모습으로 남아, 돌연 개화하는 기적과 같은 꽃과 같이 헤어진 적 없는 사이처럼 스치듯 다시 만나 꽃길을 걸을 그 봄을 고대하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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