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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와 함께 하늘 높이 솟구치던 그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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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가 오늘 아침엔가...

앳된 의경들이 산악구조대랍시고 가파른 북한산 인수봉을 아찔하게 오르내리는 장면을 보고서

옛 생각이 떠올랐다.

 

(포병 관측반 무전병으로) 보병 지원을 갔었던 것인지 어쨌던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만

난생 처음 임진강을 고무보트를 타고 건너는 훈련에 참가했다.

을지훈련이었는지...

물살은 진도 울돌목보다 더 쎄 보였고

나는 맥주병이라 달달 떨어야 했다.

(고참이라 무서운 티도 못 내고...;;;)

 

수색대원들이 잠수로 헤엄 쳐서 먼저 건너고

그 다음 효과용으로 수중 폭약을 터트리고

고무보트로 일제히 도하하고

그 다음 임시 부교를 설치하고, 후속 병력과 장갑차 등속이 건너는 순서였던 듯 하다.

 

물살이 얼마나 쎈지 똑바로 건널 수가 없었다.

사력을 다해 열심히 노를 저어도

저만큼 사선으로 한참이나 떠밀려 반대편에 겨우 닿을 수 있었다.

 

몇차례 연습을 하는 동안 수색대원들은 각자 보트에 배치되어 물 속에서 잡고 있다가 출발하곤 했다.

우리 보트를 잡고 있었던 대원은 무척 장난꾸러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별명을 물어봤더니... '뽀빠이'라고 했던 듯 하다.

 

참관하는 높은 분들이 도착하고 훈련이 시작되었다.

뽀빠이가 먼저 출발하고

한참 있다가 신호를 기다려 우리 보트도 출발했다.

죽을 둥 살 둥 노를 저어 가는데...

저만치 앞에서 수중 폭약이 폭발하며 물보라가 수십미터 높이 치솟았다.

그런데 어느 한 물기둥을 따라 허수아비가 올라간다.

노 젓느라 그 바쁜 와중에도 실제와 같은 그 효과에 감탄했다.

 

가까스로 반대편 기슭에 닿아 한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가까이 지냈던 (아마도 보병부대) 부대원이 소식을 전해준다.

"그 허수아비가 허수아비가 아니라 뽀빠이였다"고...

"수중폭약과 함께 있던 줄에 걸려 헤어나지 못한 듯 하다"고...

 

아마도...

유사한 사례를 겪어본 내 경험으로는

뽀빠이가 정상적인 순직처리가 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제대 후 한동안, 내게 때때로 가위 눌리는 '트라우마'였다.

그 시절에는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없는 시절이었으므로

구덩이에 입을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할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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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그러고보니 군대 사고사는 엄청 목격 했네요.
군대시절 헌병대에서 근무해서 사고난 현장에 자주 가다보니 본의 아니게 험한꼴 많이 본 경험이 있어 몇일씩 밥도 못먹었던 일도 있었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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