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내일이 생각나네요. 정보
5년전 내일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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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 날 어떤 선물을 줄까해서 첫 해외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고
회사에도 얘기하니 연휴포함 연차포함 8일이라는 시간을 얻어서
후쿠오카 여행을 갔었죠.
가기전 한 달 동안 맨날 퇴근 후 1시간동안 뻘개진 눈으로 엑셀에 차곡차곡
혹시라도 길을 잃거나 시간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매우 디테일하게 계획을 하고
드디어 후쿠오카에 도착을 해서 몇일 후 미리 예약해둔 유후인노모리 맨 앞좌석에 타서
우와 우와 를 연발하며, 별 볼 것도 없는 풀 숲 사진을 찍고, 무슨 열차 이벤트라고
기관장 모자를 씌어주며, 날짜가 적힌 팜플렛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더군요.
보니깐 이거랑 몇개 사진이 삭제되서 마음이 아푸네요 ㅠㅠ
암튼 그래서 유후인에 좀 늦게 도착해서 갈려고 했던 우동맛집에 헐레벌떡 갔더니만
문 앞에 무슨 푯말 같은게 붙어있더군요. 공휴일은 아닌데, 휴무라서 하루동안 문을
안 연다고 나와있더군요...ㄷ 왜 하필..........................오늘??????????????????
에비동(새우덥밥)을 먹고 싶었는데.. 흙흙... 너무 당황스러워서 한참을 멘붕 때리다가
주변을 샅샅히 뒤졌더랬죠!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서 한참을 방황하다
시골이라 그런지 어둑컴컴...6시도 안되서 모든 가게 들이 문을 닫고...술 파는데서 안주라도
먹으면서 배채울려고 했더니, 마감이라 손님 안받는 다더군요 ㅠㅠ
배는 고프고 가는 숙소엔 저녁 포함이 아니라서 꼭 저녁을 먹어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에이코프 마트를 갔습니다.
마트가 꽤 크길래 맥주며, 안주거리나 이것저것 사고 빵돌이인 저에게 다양한 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더군요. 근데 밖은 컴컴하고, 허허벌판이라 픽업 와주시는 역까지
빵을 먹으면서 저녁을 때웠답니다...............근데 맛있긴 했는데, 엄청 아쉽더군요.
여튼 귀여운 픽업차를 타고 게하에 갔는데, 마침 일본인 부부분이 계시길래 수다떨다가
게하 오너분이 이건 무료로 주는거라고 사케한잔 받으라길래, 감사하다 하고
생일주네요. 라고 얘기하니 축하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일본인 부부분도 막 축하한다고
그러시면서, 저녁은 뭘 먹었냐 물어봐 주시길래, 오는 길에 가려고 했던 매장이 문을 닫아
마트에서 빵을 먹었다고 하니, 정말 그랬냐고 그러시면서 피자를 같이 먹자고 하더군요.
그 게하에서는 석식포함일 경우 게하 오너분이 피자를 만들어 줄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그래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제가 좀 불쌍하게 말했었나봐요.....ㅋㅋ
너무 감사한 마음에 아까 사온 맥주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러니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ㅎ
그리고 그 자제분이 아들 둘이 있었는데, 8살짜리 애가 삐뚤삐둘 히라가나로 생일 축하한다고
쪽지 보내면서 선물도 주더라고요. 보니깐 선물은 부부분이 가방에서 원래 드실려고 했던
마른안주랑 몇가지 과자랑 해서 주셨더라고요. 순간 얼마나 감동스럽던지.
아침에 체크아웃 할 때 부부분에게 인사로 시아와세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어요.
정말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날 한국인 유학생 포함해서 시끌시끌 식탁에서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셨는데
살면서 이렇게 떠들석한 생일날이 있었나 싶더라고요.
사실 생일을 별로 안 챙기는게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학교다니는 내내 방학기간에 생일이니깐
친구들한테 생일 축하 받은적이 거의 없고, 학기중에 생일인 아이들의 생일파티에 가거나
생일 축하해주거나 생일 선물 주거나 그런 일이 잦으니 소외감을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좀 슬프죠?ㅋㅋ 근데 아마 방학때 생일인 사람은 조금씩은 느꼈을 거예요. 전 더 많이 와닿았을 뿐
그래서 내일 국가적으로도 뜻 깊은 날이기도 하고, 5년전의 추억이 생각나기도 하고
'언제 또 좋은 추억을 쌓게 될 날이 올까?' 라며 회상을 해보면서 추억팔이 좀 해봤네요.
7박 8일간 혼자 여행 다녀왔던거라 남들이 보기엔 조금은 지루해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과 수다떨고, 사는 이야기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정말 오길 잘했다! 라고
속으로 백번 천번은 외친거 같아요.
암튼 내일이 기다려 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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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맞점 하세요ㅎㅎㅎㅎㅎ




맛점 하세요 ㅎㅎ


저녁 맛나게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