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엔피씨입니다.

그누보드에 가입한 지, 벌써 15년이 됐습니다.

고민이 많아져서 요즘은 그저 눈팅만 하며 살고 있지만,

한때는 오프라인으로 많은 그누회원들을 만나고 즐겁게 어울려 놀았던,

기술에 관심 많은 평범한 유저입니다.

기술 관점에서 다양한 사회 현상을 알고 싶다는 호기심에 안정적인 직장보다

이곳저곳 다니고 있었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스스로 역마살 낀 거라 다독이며 힘들어도 꾹 참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생활이 이제 5년 정도 됐습니다.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하는 호기심에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고

기술이 개인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알고 싶어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최근 택시를 이용하면서, 연세가 많은 기사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택시를 35년이나 하고 계신 기사님이셨습니다. 

젊었을 땐 친구들의 전화번호든 주소든 열 명 넘게 다 외웠지만, 지금은 내비게이션 없으면 내가 바보가 되더라는 이야기를 하시며 씁쓸하게 웃으셨습니다.

개발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기술이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에 뿌듯했지만, '그런 발전이 편리함에만 중점을 둬서 인간다움을 조금씩 잃게 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5년 정도를 호기심을 따라 누비며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본업을 고르는 기준도 IT 회사가 아닌 '비 IT 회사 속의 IT'라는 느낌으로 회사를 찾았습니다.

의외로 IT 회사에 있을 때는 마이크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비IT 회사를 들어오니, 마이크로 애플리케이션의 필요성과 향후 개발하는 프로그램에 반영할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잠깐 다른 곳으로 샜지만,

택시를 이용한 후, 궁금해진 것은 개발 관점에서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느냐입니다. (IoT, 기계 간의 대화, 또는 인공지능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술과 사람이 각각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는 것쯤은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개발 수행 관점에서 보자면, 구분하기 애매한 점이 많습니다.

'사람이 기술을 이용(사용)한다'는 점 때문이며,

사람이 더 편하기 위해서라는 '상한 없는 조건'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ㅂ.. 아 아닙니다)

아직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결국 인간의 역할과 기술의 역할은 UX/UI 디자인하시는 분들이 고민하고 고생하며 밸런스를 잡아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나서 정리해보니, '개발자에게 있어 UX는 그래서 API 설계인 거구나' 싶었습니다.

이후 제 호기심은 마이크로 애플리케이션으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큰 솔루션이 아닌 직장이나 일상에서 필요한 만큼의 개발을 하는 것이죠.

직장 동료들로부터 얻게 되는 다양한 정보들을 잘 정리해서 규격화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어렸을 적엔 막연하게 '나는 늙어도 개발을 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생활코딩 이고잉님 방송을 보며 '평소 불편했다 싶었던 것을 개선하기 위해'라는 말씀을 하시며 작업한 마이크로 애플리케이션을 보며, 내가 집중하려는 목표도 잡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는 배울 게 많은 나날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려고요.

다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즐거운 밤 되세요!.

그럼 이만 물러갑니다!

PS. 11월 29일에 결혼합니다.

시국이 시국이고, 스몰 웨딩이라 초대 드릴 수 없지만 축하만 해주셔도 기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