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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다구리는 왜 우는가? 정보

딱다구리는 왜 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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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눈을 뜬다.

아마도 어제 저녁 모처럼 만난 지인들과의 반가운 인사가

조금은 과했던 탓이리라.

아무런 사심없이 웃고 떠들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약간은 넘치는 한계치를 간과하고

즐긴 여운의 결과이다. 

 

간단한 조반으로 한끼를 해결하고

늘 그렇듯이 오름 트래킹에 나선다.

마주치는 햇살과 부는 바람이 빰을 스치면

무거운 기분은 어느새 사라지고

눈부터 시원한 초록색 숲이 나를 반긴다.

 

올라가는 길에 사시사철 풍성한 자연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산뽕나무의 오디를 감추고

부끄러운 듯 살포시 보여준다.

하나를 따서 입에 넣어본다.

 

달다.

정말 달다.

하나를 더 따본다.

어느새 손은 보라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계속 하다보면 그 맛에 취해서 오름은 포기할 기세이다.

그때 알람처럼, 딱다구리의 소리가 들린다.

자기들의 식량을 인간이 먹어버린 것에 대한 반발일까

아니면, 휘파람새와 이름 모를 새들의

아름다운 합창소리를

시기하며 내는 소리일까

딱딱딱딱 딱따따따따따라라따라...

묘한 여운에 오디 따는것을 멈추고 다시 길을 재촉해본다.

 

어디서 제주만의 향기가 난다.

아..재피나무다.

고기먹을때나 생선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재피의 향기가

더욱 진해진다.

하나를 따서 코에 대보니 음...

뻥 뚤린다.

 

다시 힘을 낸다.

올라가는 길에는 봄에 떨어진 낙엽이 한 가득

이름모를 꽃들이 바닥을 수 놓고 있다.

정상에 거의 다 왔음을 알려주고

힘내라고 응원하는 것이리라.

길 옆에는 누군가 소원을 빌며 쌓아올린

자그마한 돌탑이 눈에 들어온다.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나도 괜시리 엄숙해진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사이

시원한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아!

정상이다.

멀리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가지고간 커피 한잔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오늘도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것을 느끼고

많은것을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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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댓글

댓글 10개

제목보고 울다 떠난 새는 둥지를 찾지 않는다 라는 책이 제목 보자마자 생각났습니다.

문학홀애비 묵공 배상
글이 담백하니 너무 좋네요.
마치 제가 거기 있는거 같아요.
모르지만 해피아이님 참 좋은분이실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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