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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끊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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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급식이는 매일 어떻게 하면 학원을 빠질까 궁리하는 게 일과였습니다.

배가 아프거나, 다리에 멍이 들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등등의 이유로요.

 

급식이는 급식이대로 핑계를 짜내자니 머리가 아프고,

와이프는 와이프 대로 급식이 때문에 머리가 아픈 나날이 꽤 오래 됐습니다.

 

저는 저부터가 공부를 잘하지 못했고,

우리집 급식이가 공부로 성공할 머리는 없는 것 같아서

학교나 학원을 꼬박 나가는 게 그다지 중요해 보이진 않았는데

 

와이프가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니

그건 나름대로 중요한 문제 같아서

급식이를 혼꾸녕을 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회유(한 달에 한 번 원할 때 빠지게 해주마)도 했었는데요.

 

최근에 AI의 눈부신 발전으로 (개발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직업들이

그리고 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박살이 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우리집 급식이가 어른이 된 세상에서는

지금까지의 문법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

정말 누구도 에측할 수 없는 시대가 될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급식이에게 필요한 게 학교(원) 공부일까,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일까.

 

어쩌면 방관이나 방임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한동안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결론을 내리고 와이프를 설득하고 조건부로 학원을 끊기로 했읍니다.

 

와이프나 저나 원래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하거나 강요하진 않았었고,

또 와이프의 경우에는 학원 잘 가기로 한 약속을 안 지키니 스트레스를 받는 거였기 때문에,

제가 관리를 잘해 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동의를 했고,

 

급식이도 일단 학원을 안 가도 되고 (시험기간에는 주말에도 하루 종일 붙잡혀 있으니...)

제가 제시한 조건도 할만하다 싶었는지 바로 동의를 했네요.

 

제가 제시한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990520890_1747203843.6047.png

 

개요는,

스스로 자립심을 키우고,

정해진 일은 무엇이든 간에 책임지고,

각종 AI 서비스를 지금부터 이용해 보며,

동시에 급식이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입니다.

 

특히 AI 서비스를 잘 이용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이용하는 사람의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고 여겨,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은 학원 핑계 대고 책은 안 읽고 여가시간에는 게임만 했었는데요.

 

일단 이제 2주 정도 지났는데,

안 읽던 책 읽으려니 좀 힘들어 하긴 하는데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책 읽고 생각 정리하는 건 AI한테 물어보고 독서록 양식 만들어서 써보라고 했구요.

생활습관 부분은 당연하기도 하고, 쉽기도 해서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1주일 동안 해본 소감과 부족한 점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고,

일부 항목들은 시간도 조정해서 이번주에 다시 해보고 있는데요.

 

이 때 급식이가 아빠가 내가 잘하고 있는지 너무 자주 확인하고 잔소리를 한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말을 좀 덜... 하고 있습니다. ㅎㅎ

 

저나 와이프나 일반적인 급식이 키우는 방식과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아서

솔직히 이게 맞나 싶기는 한데...

 

동시에 같이 더 잘 해나가면 억지로 책상머리에 붙잡아 두는 것보다는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공부로 성공할 머리는 아닌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ㅎㅎㅎㅎㅎ

 

마지막으로 급식이가 AI 처음 써본 날, AI한테 물어본 거라며 보내온 스샷 올려드리며 마칩니다.

990520890_1747205095.1296.png

 

 

딥빡... ㅋ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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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댓글

 눈높이에 맞는 댓글 우선 고맙습니다.

 

1. 공부 자체는 교과 과정만 따라가는 정도만 해도, 나중에 사회생활/직업선택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공부도 어찌 보면 재능이라 생각해서 아주 특출나게 잘하는 게 아니라면 앞으로 다가올 시대, 그러니까 제가 살고 살았던 시대가 아니라 우리 급식이가 살아야 할 시대에 맞춰 차츰 변화를 모색하자는 취지입니다.

 

2. 교우관계는 자주 얘기를 나누는데 현재 학교에서도 원만하게 잘 지내고 심지어는 다른 학교 아이들이랑도 친하고... 디스코드에서 게임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랑도 친하더라구요.

배드민턴 치면서도 또 어울리는 친구들이 있고... 특별히 교우관계에 문제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름대로 살아보니 친구가 꼭 많아야 하거나,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나를 지키는 힘, 내가 나답게 주어진 분수를 알고 그만큼 맞추어 살면 혼자라고 해서 꼭 어렵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어쩌면 AI가 친구도 되는 시대가 정말 코앞일지도 모르니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문에 당장 공부보가 건강한 육체와 자율성, 책임감을 중시했다는 이유가 그런 이유입니다. ㅎㅎㅎ 덕분에 댓글쓰면서 생각을 한 번 더 정리했네요. 고맙습니다.

댓글 9개

특히 AI 서비스를 잘 이용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이용하는 사람의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고 여겨,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머찌십니다!!!!!!!!!!!!!!!!!! 저도 응용좀 하겠습니다. ^^:

 

 

으아아아아아~~~ 딥빡 ㅋㅋ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학원을 안다녔는데 오히려 후회스럽더라구요..

학원을 안다니다 보니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친목활동을 할 수 없어서 또래 치고 꽤 인간관계가 좁아진다거나,

1년 정도 다니다 수학학원을 끊은 이후로 몇 주에서 몇 달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저를 강제 수 있는 대상이 없어서엇나가간다거나,

특히 선행의 경우 스스로 하기 더욱 힘들었습니다.

방학이 끝나고 개학해서  나서 보니 이토록 쉬웠던 것이 방학 때, 또는 그 전에 선행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거부심리로 공부를 멀리하거나 대충하게 됐었습니다.

특히 중학교 때 까지는 어찌저찌 자습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쳐도, 고등학교 와보니 학원을 꾸준히 다닌 아이들과 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막 개념을 배우거나 또는 개념 응용 초반에 가있을 때 사교육과 함께 탄탄하게 공부한 친구들은 고3 자이스토리 수1,수2, 미적을 풀고 있었습니다. (현 고2)

학원을 안다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라는 혈연관계 때문에 엄하게 대하기가 힘들어져서 그게 아이에게 독이 됩니다. 저처럼 말이지요... 저는 현재 상위권 친구들이 공부하는 시간과 거의 비슷한 시간을 쏟아붇고 있지만 내신은 5등급 후반대, 모의고사는 3~4등급 대가 나오네요...

 

공부 관련해서는 애 말을 들어주면 안된다는게 제가 커가면서 느낀점입니다.

가끔 학원에 왜 강제로 안보내셨을까 부모님을 잠깐 원망하기도 하네요.

친구 따라 학원가는 경우도 있지요

스스로 뭔가를 하기 어렵거나 할때는 학원이 도움되긴합니다

아무래도 강제성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이런 성향으로는 대학가서도 힘들어요

악담은 아니고 흠...

 

수학같은경우에 이게 문제를 너무 꼬아서 내는것도 많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는것들은 그게 왜 나왔는지도 모른체 외우기만해서

흥미도 쉽게 떨어지고요

 

수학개념, 공식같은건 프로그램 라이브러리처럼 어떤 문제가 생겨서 그걸 해결하거나 설명하기 위해 발명되는것들이 많은데 말이죠..

 

내신은 ... Tak2 님은 아무래도 거주하시는곳이 학군이 쎈곳이라 더 그런것도 있겠네요.


아무튼 건승하세요.

 눈높이에 맞는 댓글 우선 고맙습니다.

 

1. 공부 자체는 교과 과정만 따라가는 정도만 해도, 나중에 사회생활/직업선택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공부도 어찌 보면 재능이라 생각해서 아주 특출나게 잘하는 게 아니라면 앞으로 다가올 시대, 그러니까 제가 살고 살았던 시대가 아니라 우리 급식이가 살아야 할 시대에 맞춰 차츰 변화를 모색하자는 취지입니다.

 

2. 교우관계는 자주 얘기를 나누는데 현재 학교에서도 원만하게 잘 지내고 심지어는 다른 학교 아이들이랑도 친하고... 디스코드에서 게임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랑도 친하더라구요.

배드민턴 치면서도 또 어울리는 친구들이 있고... 특별히 교우관계에 문제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름대로 살아보니 친구가 꼭 많아야 하거나,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나를 지키는 힘, 내가 나답게 주어진 분수를 알고 그만큼 맞추어 살면 혼자라고 해서 꼭 어렵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어쩌면 AI가 친구도 되는 시대가 정말 코앞일지도 모르니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문에 당장 공부보가 건강한 육체와 자율성, 책임감을 중시했다는 이유가 그런 이유입니다. ㅎㅎㅎ 덕분에 댓글쓰면서 생각을 한 번 더 정리했네요. 고맙습니다.

일단 아빠가 집에 최소로 들어 가야 자식교육에 성공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식교육을 위해 평생을 출장을 다녔었죠. 

@Gothrock 동감입니다. 눈앞에 자꾸 알짱거리니까 들어가는 건 힘이요, 쥐어지는 건 주먹뿐이라 아찔합니다. 어제도 기분좋게 공차고 들어와 샤워하고 맥주 한캔 깔까 말까 출근하려면 그냥 일찍 잘까 고민하는데 눈앞에 나타나서는 자기는 내일 4교시라 일찍 끝난단 얘기를 묻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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