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어(神魚) 이야기 정보
신어(神魚) 이야기본문
아주 어릴 적 일이 생각난다. 약주 좋아하시고 풍류 좋아하시고 지역 정치 활동을 즐겨 하시면서도 어린 아이들에겐 무척 엄하셨던 분(김진호)이 계셨다. 그 분은 몇 차례나 백곡면장을 역임하셨는데, 우리 어릴 적에는 별정직 백곡우체국장이셨다.
우체국장님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아이들을 발견하면 급하게 다가오셨다. 아주 엄한 얼굴을 하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으셨다.
“너는 누구냐!”
카랑카랑한 그 목소리를 지금도 기억하는데, 혹시나 어리둥절한 꼴로 ‘저는 000입니다.’라고 대답하면 큰일이었다. 그 분은 화를 버럭 내시며 귀뺨대기를 때리셨다. 아이들이 하나든 둘이든 길게 줄을 세워 놓고 계속 때리셨다.
나는 실제 맞은 적이 없지만 뺨을 나가떨어진 아이들을 몇 명 보았다. 그 당시엔 어른이 때리면 그대로 맞아야 했다. 투정 한 번 못 부리고 군인처럼 다시 일어나야 했다. 부동자세를 취하고는 다음 말씀을 기다려야 했다. 인습이 그랬다.
우리 곁을 지나치는 어른들이 큰일이라도 난 듯 아이들을 붙잡고 충고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 녀석! 너는 ‘강릉김씨 누구의 자손’이라고 해야지! 얼른!”
“야아.”
그 충청도 산골짜기에선 ‘네’라는 표준말을 안 쓰고 ‘야아’라고 좀 길고도 느리게 발음해야만 예의바른 대답으로 여겼다.
우체국장님이 서슬 퍼렇게 다시 물으셨다.
“너는 누구냐!”
아이들은 일제히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 중에 끼어있던 나는 우체국장님을 향해 소리치듯 말했다.
“야아. 저는 강릉김씨 모암할아버지의 자손입니다.”
크고도 또렷하게 대답해야만 우체국장님의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다.
“그래. 이제야 알겠냐! 너는 명주군왕이신 주원공의 38세손이고 모암할아버지의 자손이란 말이다!”
“야아.”
“다시 말해봐! 얼른!”
“야아. 저는 명주군왕이신 주원공의 38세손이고 모암할아버지 자손 김문기입니다!”
“그래, 녀석! 사람이란 모름지기 조상님을 잘 알고 섬기고 자긍심을 가져야 돼! 너는 위대한 왕의 자손이란 말이다!”
“야아.”
“왕의 자손이니까 다른 애들과는 달라야 돼! 똑바로 알아!”
“야아.”
그렇게 애써 어린 아이들에게 조상의 얼을 심어주시고는 자전거를 타고 떠나신 우체국장님. 이제 그 분도 세월 따라 저 세상으로 훌쩍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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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아이는 전부 다 어른들의 반영이거늘.........
영화 300을 보니 사람을 잡던데
그것은 그 시대의 자화상입니다.
그때는 서로가 전쟁을 위주로 하던 시대입니다.
간혹 어른들이 굴절되어 아이들을 상전처럼 모시고사는 분들도 있지만
원래 이 세상의 아이들을 망처 놓은 것은 전부 어른들 짓입니다.
그것이 바로 현재의 여러분들의 모습입니다.
대부분 아이들이 어른을 따라서 합니다.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치면 아이가 커서 지극한 사랑으로 성장합니다.
아이를 늘 엄하게 꾸짖으면서 윽박지르고 함부로 키우게 되면
나중에 그 아이가 커서 똑같은 짓을 합니다.
아이가 근원적으로 사람을 존경해야 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뿌린 대로 거두게 되는 것이죠.
여러분들이 아이들에게 등불처럼 거룩한 모습으로 비쳐지려면,
아이를 엄하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지극한 사랑 속에서 키워야 합니다.
그때는 정말 가혹한 시절 이였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유규한 혼란의 역사와 일제 강점기와 6.25동란을 거치면서
거칠 대로 거칠고 아플 대로 아팠던 역사였습니다.
한 예로, 사람들이 너무나 굶주림에 시달리다 보니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먹는 것을 가장 중심삼고 살았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닥치는 대로 먹고 마시고 배를 채우는 것을 그렇게도 중히 여기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섭생이 외도를 일으키는 이유입니다.
섭생의 무질서는 오늘날 한집건너 하나씩 중환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유산인 반상이 구분이 그토록 중하다면 어찌 항구이 이어지지 못하고
반상이 이 세상에서 모두 사라졌겠습니까?
과거의 역사가 성씨를 따지고 반상을 나눈 것은 인류의 중병입니다.
사람을 대하면서 좋은 종자와 나뿐 종자가 있다는 설정인데,
이것이 인류가 저지른 가장 큰 죄악 중에 죄악입니다.
고압적이고 권위적이며 부드럽지 못한 어른들의 어둠은
모든 사람을 굴절 시켜 버리게 됩니다.
아이들은 모두가 하얀 백지 같은 것입니다.
어른들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아이는 가장 원초적인 모습입니다.
그때는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휘어잡았는지 모르지만 지금 이 시대는 빛의 시대입니다.
아이들이 하나같이 밝고 어진 모습입니다.
지금 인류는 모두 사랑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 입니다.
아이를 지극히 사랑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과거에 우리가 자라온 시대는 어른들이 횡포를 부리던 시대입니다.
나는 지금껏 어른다운 어른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육신만 성장한 것을 어른이라 합니까?
그것은 어른이 아니고 “늙었음”일뿐입니다.
진정한 어른이란 지극한 사랑으로 세상의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제는 과거처럼 억압하는 시대가 아니고
지극한 사랑의 시대입니다.
모든 인류는 전부 다 수 만년 이어져온 조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니 수십억 년도 넘습니다.
그렇지 않은 존재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이제는 모든 존재가 사랑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