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물건 수입하듯 하는 사회 탓"-남편에 살해된 베트남 신부..자책의 판결문 정보
"여성을 물건 수입하듯 하는 사회 탓"-남편에 살해된 베트남 신부..자책의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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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 땅의 아내가 되고자 한국을 찾아온 베트남 처녀 후안마이…. 그녀의 예쁜 소망을 지켜줄 수 있는 역량이 우리에게는 없었던 것일까요."
지난 1월 23일, 어린 베트남인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장모(47·무직)씨의 항소심이 열린 대전고법의 한 법정. 재판장인 김상준 부장판사가 읽어 내려간 판결문은 숨진 베트남 여인을 위한 '조사(弔辭)'나 다름없었다.
작년 6월 26일 밤, 19세 후안마이는 천안의 한 지하방에서 노동일을 마치고 술 취해 돌아온 남편에게 맞아 숨졌다.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그녀가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벌어진 일이다.
재판부는 "아내가 처음부터 결혼할 생각 없이 사기결혼을 했다고 오해한 것, 거기에 장씨의 음주 중 폭력습관이 더해져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 온 19세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장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편의 무관심과 의사소통의 단절에 시달리던 후안마이가 숨지기 전날 남편에게 베트남어로 써 놓은 편지 전문(全文)도 공개했다.
"당신은 아세요? … 베트남에서는 그렇게 많은 일을 했어도 입을 것과 먹을 것만 겨우 충당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 왔을 때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었고, 단지 당신이 저를 이해해 주는 것만을 바랐을 뿐이에요. 따뜻하고 행복한 대화, 삶 속에서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것만을 희망했지요. 하지만 더 이상 무엇을 적겠어요. 당신은 이 글씨 또한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해하지 못할 것인데요."
이어 재판부는 "오로지 여자와 결혼한다는 것뿐, 뒷감당에 관해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장씨만 지탄할 순 없다"며 그 책임을 우리 사회에게 물었다. 재판부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며 "후안마이의 편지는 더 어른스럽고 그래서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고 '고백'했다.
남편 장씨도 후회했다. 그는 "사람으로서 왜 그런 일을 했나. 내가 미친 놈"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그간 모은 전(全) 재산 1000만원을 국제결혼정보업체에 주고, 베트남으로 건너가 단지 "한국 여자와 닮았다"는 이유로 후안마이를 선택했다. 하지만 늘 술에 절어 있었고 아내가 도망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김상준 부장판사는 13일 통화에서 "타국 여성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미숙함이 파국을 낳았다"며 "우리 모두 그녀의 가족에게 사과하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3일, 어린 베트남인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장모(47·무직)씨의 항소심이 열린 대전고법의 한 법정. 재판장인 김상준 부장판사가 읽어 내려간 판결문은 숨진 베트남 여인을 위한 '조사(弔辭)'나 다름없었다.
작년 6월 26일 밤, 19세 후안마이는 천안의 한 지하방에서 노동일을 마치고 술 취해 돌아온 남편에게 맞아 숨졌다.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그녀가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벌어진 일이다.
재판부는 "아내가 처음부터 결혼할 생각 없이 사기결혼을 했다고 오해한 것, 거기에 장씨의 음주 중 폭력습관이 더해져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 온 19세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장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편의 무관심과 의사소통의 단절에 시달리던 후안마이가 숨지기 전날 남편에게 베트남어로 써 놓은 편지 전문(全文)도 공개했다.
"당신은 아세요? … 베트남에서는 그렇게 많은 일을 했어도 입을 것과 먹을 것만 겨우 충당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 왔을 때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었고, 단지 당신이 저를 이해해 주는 것만을 바랐을 뿐이에요. 따뜻하고 행복한 대화, 삶 속에서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것만을 희망했지요. 하지만 더 이상 무엇을 적겠어요. 당신은 이 글씨 또한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해하지 못할 것인데요."
이어 재판부는 "오로지 여자와 결혼한다는 것뿐, 뒷감당에 관해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장씨만 지탄할 순 없다"며 그 책임을 우리 사회에게 물었다. 재판부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며 "후안마이의 편지는 더 어른스럽고 그래서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고 '고백'했다.
남편 장씨도 후회했다. 그는 "사람으로서 왜 그런 일을 했나. 내가 미친 놈"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그간 모은 전(全) 재산 1000만원을 국제결혼정보업체에 주고, 베트남으로 건너가 단지 "한국 여자와 닮았다"는 이유로 후안마이를 선택했다. 하지만 늘 술에 절어 있었고 아내가 도망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김상준 부장판사는 13일 통화에서 "타국 여성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미숙함이 파국을 낳았다"며 "우리 모두 그녀의 가족에게 사과하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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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할밀이 없더라.. 게다가 난 이런건 먼 이야기인줄 알았지.. 내 건너 건너 지인 의 남편이 그랬다더라 지 마누라보고 나한테 잘해라 너보다 더 이쁘고 더 잘나고 더 똑똑한 베트남 여자 사올수도 있다그랬다나 어쨌다나..--;;
그말듣고 완전 기함한적이 있는데 말이지요
그말듣고 완전 기함한적이 있는데 말이지요
아~ 슬픈현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