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을 주름잡을 핵심 기술을 한눈에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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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나면 속편한 HOT 테크놀러지 21
매년 수없이 많은 하드웨어 신기술이 쏟아지지만 이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시장의 요구를 너무 앞서가서 외면 받기도 하고, 비싼 이용료 때문에 업계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경쟁 기술에 밀려 사라지기도 한다. 나오자마자 표준으로 우뚝 서는 기술이 있는가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름을 알리고 수정 거친 뒤에야 빛을 보기도 한다. 7개 분야에서 2005년 뜨거운 조명을 받을 기술과 해당 분야의 열쇠말을 뽑아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봤다.
프로세서 CPU
Keyword 1. 64비트 컴퓨팅 시대 열릴까?
64비트로의 흐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10년은 내다봐야 한다’며 미적거리던 인텔도 내년에 PC용 64비트 프로세서를 내놓겠다고 밝히는 등 수개월 전과는 사뭇 대응을 하고 있다. 인텔은 펜티엄 4 익스트림 에디션과 듀얼코어 CPU에 64비트 연산 기능을 집어넣을 예정이다. EM64T(extention memory 64 technology)로 이름 붙인 이 기술은 AMD의 32비트 호환 기술과 맥을 같이 하는데 64비트 운영체제에서 32비트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고, 지금의 운영체제도 쓸 수 있어 32비트와 64비트를 모두 아우른다.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정확한 이름은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없지만 펜티엄이라는 이름은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슬론 64는 지금의 32비트 운영체제에서도 빼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해머 아키텍처로 묶이는 하이퍼트랜스포트, 내장 메모리 컨트롤러 등 다른 부분에서도 기술 발전을 이뤄낸 덕이다. 그렇다면 64비트 운영체제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4차선 고속도로와 8차선 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떠올리면 차이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속도보다는 데이터를 다루는 틀이 달라진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메모리는 시스템 성능의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 꼽힌다. CPU가 메모리의 느린 속도에 맞춰 데이터를 처리하다보니까 일손을 놓고 메모리가 작업을 끝내기만을 기다리는 수가 많다. 64비트 시스템에서는 이런 문제가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CPU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대역폭이 크게 넓어질 뿐 아니라 32비트 운영체제의 한계인 4GB보다 많은 메모리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64비트로 옮겨가는 속도는 PC보다 서버가 빠르다. 서버용 64비트 CPU와 운영체제는 이미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았다. 제온, 이태니엄, 옵테론 등 인텔과 AMD의 64비트 CPU를 얹은 서버가 수퍼 컴퓨팅, 기업 서버,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에 견주면 PC는 아직 64비트의 문턱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가장 중요한 운영체제가 나오지 않아서다.
인텔은 급할 게 없지만 AMD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슬론 64가 나올 때만 해도 윈도 XP 64비트 베타 버전을 함께 발표하는 등 AMD에 힘을 실어주는 듯 했으나 벌써 출시 날짜를 벌써 서너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예정대로라면 올 연말에 64비트 운영체제를 만날 수 있었지만 정확한 날짜도 없이 내년 상반기로 두루뭉실하게 미뤄놓았다. 클럭의 한계를 만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CPU 제조사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인텔까지 64비트로 전환을 재촉한다면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운영체제가 나온다고 64비트 CPU의 미래가 장밋빛으로 펼쳐진다는 보장은 없다. 16비트에서 32비트로 바뀔 때처럼 PC 성능에 대한 요구가 폭발적으로 커지지 않는 이상 굳이 지금의 PC를 64비트로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다급한 AMD가 이따금 들리는 게임 개발사들의 64비트 게임 개발 소식을 마케팅 자료로 울궈먹고 있는 것을 보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64비트 운영체제로 옮겨가는 일이 더디고 지루한 일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64비트 CPU의 미래만큼은 확실하다. 64비트 운영체제가 당장은 빛 좋은 개살구일지는 몰라도 CPU에서는 다른 선택이 남아있지 않다. 인텔의 64비트 CPU도 애슬론 64와 마찬가지로 인텔도 32비트에서도 돌아가게 만들었다. 운영체제 뿐 아니라 드라이버, 애플리케이션까지 32비트로 돌아가는 PC에서도 써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올 연말로 잡혀있던 64비트 윈도의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애슬론 64의 진짜 솜씨를 구경할 날까지 미뤄졌다. 인텔은 64비트 윈도가 나올 때쯤에 맞춰 EM64T 기술의 CPU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eyword 2. 전기 아끼고, 바이러스 잡는 똑똑한 CPU가 늘어난다
CPU 클럭이 높아지면서 데이터 연산 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빨라졌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가져왔다. 회로가 많아져 일어나는 발열과 소비전력이다. 반도체의 작동 속도와 발열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느 한쪽만 키우거나 줄일 수 없다. 반도체 제조사는 이 문제를 제조공정의 미세화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제조공정을 미세화한다는 것은 반도체를 이루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지고, 간격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트랜지스터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면 적은 전력으로 반도체를 작동시킬 수 있어 발열도 줄일 수 있다.
트랜지스터 증가와 제조공정의 미세화라는 순환 구조가 깨진 것은 90나노미터부터다. 코드명 프레스콧 펜티엄 4는 개발 단계부터 발열과 소비전력에 인텔이 애를 먹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국 아직까지 발열을 해결하지 못해 소비자에게 외면 받고 있고, ‘고클럭 CPU로 가려는 첫 단추’라는 처음 주장과 달리 ‘펜티엄 4 4GHz 개발 취소’라는 망신을 당한다.
오래전부터 소비전력과 발열에 민감했던 AMD는 애슬론 64부터 발열과 소비전력, 그리고 소음까지 줄이는 기술인 ‘쿨앤콰이어트’을 쓰기 시작했다.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등 CPU 성능이 중요치 않은 작업에서는 전압과 클럭을 낮췄다가 게임이나 이미지 편집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에서는 클럭을 올려 작업 속도를 빠르게 하는 기술이다. 클럭과 전압을 낮추면 성능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소비전력과 발열이 줄어든다. 2GHz로 작동하는 애슬론 3200+라면 게임에서는 제 속도로 작동하고, 인터넷이나 문서를 볼 때는 1GHz 정도로 클럭을 뚝 떨어뜨린다.
인텔도 이와 비슷한 기술인 스피드스텝을 노트북과 서버 CPU에 쓰고 있다. 스피드스텝은 이름만 다를 뿐 AMD의 쿨앤콰이어트와 비슷한 원리로 움직인다. 아직 인텔은 이 기술을 데스크탑까지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소음 문제로 골머리를 썩는 프레스콧 때문에라도 스피드스텝 확대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PC 제조사 가운데는 절전 기술을 직접 개발해 쓰는 곳도 있다. 스피드스텝이나 쿨앤콰이어트처럼 프로그램에 따라 알아서 클럭을 조절하지는 못해도 간단한 조작으로 성능을 낮춰 소음과 발열을 줄인다. 삼보컴퓨터가 새롭게 선보인 2005년형 PC는 프레스콧 펜티엄 4를 쓰지만 이런 방법으로 소음을 30dB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소음과 발열을 잡지 않으면 아무리 성능이 빼어나도 좋은 PC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2005년은 이렇다
올해 수많은 PC를 떨게 한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를 막는 기술 하드웨어 보안 기술도 CPU의 필수 덕목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AMD는 EVP(enhanced virus protection)란 이름으로 옵테론과 애슬론 64 등 64비트에 뿌리를 둔 CPU에 이 재주를 담았다. 인텔은 이미 2001년부터 서버 CPU인 아이테니엄에 이와 비슷한 NX 비트(execute disable bit) 기술을 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펜티엄 4까지 대상을 늘렸다. NX 비트 재주가 있는 펜티엄 4는 CPU 이름 뒤에 ‘J’를 붙여 보통 펜티엄 4와 구분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팔지 않고 있다. CPU 바이러스 방지 기술은 서비스팩 2를 깐 윈도 XP에서만 쓸 수 있다.
Keyword 3. 듀얼코어 CPU의 초석 미세 제조공정
CPU 발전에 있어 클럭이나 아키텍처가 한 축을 받치고 있었다면 나머지 축은 제조공정의 몫이다. CPU 제원을 따질 때 130, 90나노미터(미크론이라고 하는데 국제도량형 단위에서는 오래 전부터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마이크로, 나노, 피코 등의 접두어를 미터 앞에 붙여 말한다. 1미크론=1마이크로미터=1,000나노미터.) 등으로 적는 제조공정은 CPU를 이루는 회로 선의 너비를 말하는데 제조공정이 미세할수록 기술력이 앞선다고 말한다.
제조공정이 미세할수록 더 낮은 전력으로 회로에서 회로로 신호를 보낼 수 있고, 소비전력이 낮은 만큼 발열도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도체의 원료나 마찬가지인 실리콘 웨이퍼의 크기가 같을 때 미세 제조공정에서는 더 많은 CPU를 만들 수 있어 제조사는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자는 성능 좋은 CPU를 싼 값에 살 수 있다.
지금 가장 앞선 것은 올 초에 나온 90나노미터를 쓰는 인텔의 프레스콧 계열 CPU다. 제조공정이 줄어든 만큼 소비전력과 발열이 낮아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종전보다 발열과 소비전력이 더 늘어났다. 인텔은 트랜지스터의 수가 앞선 노스우드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은 제조공정 자체에 의심을 갖고 있다. 90나노미터 공정에 문제가 있고, 새어나가는 전류를 잡지 못해 발열과 소비전력이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AMD가 90나노미터 애슬론 64를 내놓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모든 프로세서를 90나노미터로 바꾸기 시작한 인텔과 달리 AMD는 아직 몇몇 제품에만 시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새로운 공정으로 옮기는 과정이 순탄치 않기는 인텔과 마찬가지다.
새로운 제조공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세대교체가 빠른 그래픽 프로세서는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면 몇 개월만에 새로운 프로세서를 만들기도 한다. 이와 달리 CPU 제조사는 기술을 쌓아 문제를 해결하는 쪽을 택하는 수가 많다. 문제가 많은 지금의 90나노미터 제조공정도 내년이면 어느 정도 무르익어 발열과 소비전력이 지금보다 줄어든 CPU가 나온 것이다.
■ 2005년은 이렇다
90나노미터 다음은 65나노미터다. 현재 65나노미터로 반도체를 만드는 데 성공한 회사는 인텔뿐이다. 65나노미터 제조공정에서는 90나노미터의 누설 전류를 4분의 1까지 줄였고, 그만큼 발열과 소비전력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나의 반도체에 얹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도 크게 늘어나 2006년으로 잡혀있는 둘 또는 그 이상의 다중 코어 CPU를 만들 수 있는 종자 기술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인텔은 트랜지스터의 수가 프레스콧의 10배가 넘는 듀얼코어 아이테니엄 2의 소비전력이 100W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CPU 클럭을 높이는 것보다는 하나의 CPU에 두 개 이상의 코어를 넣으면 성능을 확실하게 올릴 수 있다. AMD는 내년 90나노미터 제조공정으로 듀얼코어 데스크톱 CPU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래픽카드 Graphic card
Keyword 1. 속살까지 체질 바꾼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
PC의 작동 속도가 높아지면서 한꺼번에 여러 회선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것보다 회선 하나로 한꺼번에 보내는 직렬 인터페이스가 대세로 자리 매김했다. PCI 익스프레스, USB, 시리얼 ATA 등이 모두 직렬 인터페이스다. 이들은 데이터를 패킷으로 묶어 중계 장치 없이 보내는 장치에서 바로 받는 장치로 직접 연결된다.
지금의 그래픽카드가 쓰는 AGP 버스는 PCI보다 16배나 빠른 데이터 통로를 쓴다. PCI 익스프레스에서는 AGP보다 4배 가까이 빨라진다. AGP 버스 탓에 그래픽카드 제 속도를 내지 못해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현재 AGP 16배속 버스는 1초에 2.1GB의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이 정도 빠르기면 버스가 느려 성능이 떨어진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픽카드의 발전 속도로 미루어 AGP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래픽카드가 머지 않아 나올 것이다. 이때를 위해서라도 그래픽카드가 신나게 달릴 시원한 길을 미리 뚫어놓을 필요가 있다.
그래픽카드는 모두 16개의 PCI 익스프레스 라인을 이용한다. 고속의 직렬 데이터 통로를 병렬로 연결해 놓은 셈이다. 한 개 라인의 전송 속도는 상향과 하향이 각각 250MB이니까 PCI 익스프레스 x16 1초에 8GB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드디스크의 외부 전송 속도가 60MB를 넘기 힘들 정도니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종전 PCI 버스와 비교하면 무려 30배나 빠른 속도다.
현재 PCI 익스프레스 x16 그래픽카드 전용 슬롯을 갖춘 메인보드는 인텔 925X, 915P, 915G가 전부다. 하지만 곧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비아의 PT890, K8T890, 엔포스 4, 레이디언 익스프레스 200 등 인텔은 물론 AMD용 칩셋까지 PCI 익스프레스를 얹는다. 이미 이들 칩셋의 샘플 메인보드가 PC 제조사와 유통사에 공급되었으니까 빠르면 연말 안에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와 애슬론 64의 궁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는 AGP에 뿌리를 두고 있어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AGP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라 PCI 익스프레스와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다. 엔비디아 PCX 5750과 5900, ATi 레이디언 X300, 600, 800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AGP의 피가 흐르기는 마찬가지다. PCI 익스프레스의 피가 흐르는 그래픽 프로세서는 최근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엔비디아 6600, 레이디언 X700 등이 그것으로 종전 AGP를 뜯어고친 것과는 수준이 다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게도 엔비디아는 지포스 6600에 신호 변환 브릿지를 달아 AGP 버전에서도 쓸 수 있는 그래픽카드를 내놓았다. PCI 익스프레스의 좁은 시장만 보고 그래픽카드를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 2005년은 이렇다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는 이를 받쳐주는 메인보드가 많이 쏟아져 나와야 AGP를 밀어내고 주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멀쩡한 AGP 그래픽카드를 내쳐가면서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 보급형 PC에서는 PCI 익스프레스의 매력이 뚝 떨어진다. 보급형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는 모두 AGP에 뿌리를 두고 있어 종전 것보다 값만 비쌀 뿐 이렇다할 성능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eyword 2. 더 큰 변화가 필요한 다이렉트 X 9.0c
그래픽카드의 선택 기준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다이렉트 X 버전이다. 다이렉트 X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가리키는 말로, 게임과 운영체제 그리고 하드웨어를 매끄럽게 연결짓는 역할을 한다. 다이렉트 X는 2차원 그래픽과 비디오 코덱 등을 다스리는 ‘다이렉트드로우’, 3D 렌더링을 제어하는 ‘다이렉트 3D’, 사운드 재생, 캡처 등 소리에 관한 ‘다이렉트사운드’, 모뎀과 랜 등 게임 사이의 통신을 돕는 ‘다이렉트플레이’, 마우스와 키보드와 게임 컨트롤러 등 입출력을 담당하는 ‘다이렉트인풋’ 등 게임 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전반에 걸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픽카드에서 다이렉트 X를 말할 때는 다이렉트 3D에 무게를 두기 마련이다. 3D 게임에서 더 화려한 그래픽을 그리는 데 필요한 것들이 버전이 바뀔 때마다 많이 바뀌는 부분이 다이렉트 3D이기도 하다. 그래픽카드의 발전 속도와 사운드카드, 조이스틱 등의 변화를 비교해보면 짐작이 어렵지 않다.
최신 그래픽카드는 다이렉트 X 9.0을 이용해 3D 화면을 그려낸다. 최신 게임은 3D 화면에 갖가지 사실적인 효과를 주려고 쉐이더를 이용한다. 버텍스쉐이더와 픽셀쉐이더 모델을 3D 표현에 쓰기 시작한 것은 다이렉트 X 8부터고 이후 꾸준히 버전을 업데이트해 지금의 다이렉트 X 9.0c는 쉐이더모델 3.0을 쓴다. 여기서 엔비디아와 ATi의 대응이 크게 달라진다.
■ 2005년은 이렇다
두 회사의 최신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6800은 쉐이더모델 3.0을 쓰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ATi의 레이디언 X800은 쉐이더모델 2.0을 쓴다. 쉐이더모델 3.0을 쓰는 게임이라고 해봐야 ‘파크라이’가 고작인 데다 나은 효과를 보여주기도 힘들다는 것이 ATi의 주장이다. 하지만 다이렉트 X 9.0c가 나온 이상 언제까지 무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물론 레이디언 X800 다음 그래픽카드는 다이렉트 X 9.1을 따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이렉트 X 9.0c를 쓰는 그래픽카드가 지포스 6800과 6600밖에 없는 상황에서 게임개발사들이 쉐이더모델 3.0을 이용해 게임을 만들어낼 리가 없는 만큼 선택의 주요 기준은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Keyword 3. 컴포넌트 단자로 더 생생한 TV 출력
ATi가 레이디언 X800을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하드웨어 마니아가 ‘눈부시다’고 할 수밖에 없는 꿈만 같은 속도에 열광했지만 몇몇 AV 마니아들은 ‘컴포넌트 출력’이라는 문구에 집중했다. 지금까지 그래픽카드에 달린 TV 출력 단자는 S-비디오와 컴포지트가 고작이었다. 아무리 화질이 뛰어난 동영상이라도 S-비디오나 컴포지트로 출력하면 결코 좋은 화면을 기대하기 힘들다. 때문에 VGA 신호를 컴포넌트로 바꿔주는 값비싼 트랜스코더를 달아야 했다. 컴포넌트 트랜스코더는 그래픽카드의 D-Sub 단자를 쓰는 탓에 모니터 연결에 제약이 많은 것도 흠이다. ATi 레이디언 X800의 컴포넌트 출력은 이런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단비와 같은 소식인 셈이다. 이어 내놓은 레이디언 X700에도 같은 재주를 담아 앞으로 컴포넌트 출력이 그래픽카드의 기본 제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요즘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 지포스 6600도 같은 재주를 지니고 있다. 컴포넌트 출력을 쓰면 HDTV에 최대 1,920×1,080화소로 영상을 뿌릴 수 있어 실제로 800×600화소가 최대인 S-비디오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별다른 추가 부담 없이 그래픽카드가 컴포넌트 출력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인코더의 힘이다. 그래픽카드가 뿌리는 영상 신호를 TV가 알아듣게 하려면 변환을 거쳐야 한다. PC 모니터가 쓰는 영상 신호는 RGB(빨강, 초록, 파랑)로 이루어진다. 이와 달리 TV 신호는 YPbPr(밝기, 파랑, 빨강)이다. 예전 흑백 TV부터 호환성을 따져 발전했기 때문이다. 인코더가 RGB를 YPbPr로 바꾸는데 레이디언 X700과 지포스 6600은 그래픽 프로세서 안에 인코더를 갖추고 있다. 전에 없던 것을 새롭게 더한 것은 아니고, S-비디오 등 TV 출력을 맡고 있는 부분을 손봤을 뿐이다. ATi는 예전부터 그래픽카드에 컴포넌트 출력을 담았다. 다만 신호를 변환하는 ‘컴포넌트 어댑터’를 따로 사야 하는데 값이 저가형 그래픽카드 하나와 맞먹는 데다 HDTV가 흔치 않아 컴포넌트 출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드물었을 뿐이다.
■ 2005년은 이렇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XP 미디어센터를 내놓으면서 여러 제조업체가 앞 다퉈 PC를 거실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PC가 VTR, DVD, 오디오를 밀어내고 엔터테인먼트 서버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TV 출력이다. 삼성이 내놓은 윈도 XP 미디어센터 2005를 얹은 PC가 컴포넌트 출력 재주가 있는 그래픽카드를 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컴포넌트 출력을 하는 그래픽카드로는 레이디언 X800, X700, 지포스 6600 등이 있다. 모두 PCI 익스프레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지포스 6600은 AGP에 꽂아 쓸 수 있게 뜯어고친 모델까지 갖추고 있어 굳이 PC를 통째로 바꾸지 않아도 고화질 TV 출력을 즐길 수 있다.
메인보드 & 칩셋 mainboard & chipset
Keyword 1. 작지만 속 시원한 BTX 메인보드
BTX(balanced technology extended)는 메인보드, 케이스, 전원공급장치(전원공급장치) 등 PC 겉모습을 정하는 규격을 일컫는다. BTX, ATX 따위의 규격은 폼팩터협회에서 정하는데 여기의 주도권은 인텔이 쥐고 있다. BTX는 종전 규격과는 생김새와 구성이 사뭇 다른데 그 중 메인보드에 눈길이 쏠린다. 백패널 바로 옆에 자리했던 CPU 소켓을 반대편으로 보내고, 램 슬롯과 확장 슬롯을 나란히 놓아 공기가 잘 흐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지금은 PC 케이스의 왼쪽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지만 BTX에서는 오른쪽 뚜껑을 따야 한다. 어느 방향으로 여는지는 어디까지나 생김새에 관한 것이고, 중요한 것은 바람의 흐름이다.
BTX 시스템에서 바깥에서 들어온 바람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CPU다. 종전 ATX 시스템은 PC 안의 공기로 바람을 일으켜 CPU를 식혔지만 BTX에서는 CPU 쿨러가 바깥의 바람을 강제로 끌어들여 CPU와 주위의 전원부를 식힌다. 바깥의 시원한 공기를 빨아들이기 위한 에어포트가 케이스 앞에 자리 잡고, CPU 쿨러가 여기에 연결되어 있다. ATX에서는 CPU 쿨러, 파워서플라이 팬, 케이스 팬 등 서너 개의 팬을 다는 게 기본이었지만 BTX는 공기순환을 좋게 한 덕에 파워서플라이와 CPU가 쓰는 팬 2개로 시스템을 충분히 식히고 소음도 적다.
제조사가 PC 크기와 생김새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도 BTX의 매력이다. 메인보드 구조와 부품이 간단해서 예전처럼 제약이 많지 않아서다. 인텔은 BTX를 발표하면서 플레이스테이션 2와 비슷한 PC를 선보여 BTX 규격의 장점을 직접 보여주었다.
BTX는 규격은 피코 BTX, 마이크로 BTX, BTX 등 모두 3가지다. 확장 슬롯은 각각 1개, 4개, 7개로 확장성은 지금의 ATX와 비슷하다. 최대 450g이었던 CPU 방열판의 무게도 900g까지 달 수 있다. 방열판 무게가 늘어나면 면적을 쉽게 넓힐 수 있어 팬 속도가 낮아도 CPU를 충분히 식힐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인텔은 지금의 ATX를 밀어내고 BTX가 표준 규격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옮겨가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ATX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하지만 이 말에 끄떡이는 이는 많지 않다. 메인보드, 케이스, 파워서플라이 제조사 등은 새로운 규격으로 옮겨갈 낌새조차 비치지 않고 있다. BTX로 옮겨가려면 지금의 생산 시설을 크게 뜯어고치는 등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PC 제조업체는 비교적 빠르게 BTX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BTX 규격 PC를 내놓은 곳도 있다. 삼보컴퓨터 엔터테인먼트 PC는 겉모습은 셔틀이나 MSI사의 큐브형 베어본과 똑같지만 속 알맹이가 전혀 딴 판이다. 확장 슬롯이 2개로 인텔 기준과 조금 다르지만 CPU 소켓, I/O 단자 등은 영락없는 BTX다. 내부를 2층으로 나눠 비교적 열이 적게 나는 하드디스크와 광학드라이브는 아래층에 두고, 그 위에 메인보드를 놓았다. 앞으로 다른 PC 제조사도 앞 다퉈 BTX 규격을 쓴 PC를 쏟아낼 전망이다.
Keyword 2. 병목현상 없는 고속 직렬 인터페이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보내는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가 회선을 늘이는 것이다. ‘PC사랑’이라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선이 하나라면 한 글자씩 4번을 보내야 하지만 선이 4개라면 4글자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속도가 빨라지고 회선이 많아질수록 신호끼리 간섭을 일으켜 한꺼번에 보낸 데이터가 받는 쪽에 동시에 도착하지 못한다. 데이터가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면 제자리를 꿰맞추느라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발전한 방법이 글자를 묶어 한꺼번에 보내는 것이다. 회선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속도를 높여도 신호 지연과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다. 앞의 것이 병렬 인터페이스이고, 뒤에 설명한 것이 직렬 인터페이스의 기본 원리다. 시리얼 ATA, USB, IEEE 1394 등 최신 PC에서 볼 수 있는 고속 인터페이스가 모두 시리얼이다. AMD가 이끄는 하이퍼트랜스포트와 인텔이 내세운 PCI 익스프레스도 클럭을 높이고 회로를 단순하게 뜯어고친 직렬 인터페이스다. 종전 인터페이스들은 하나의 회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제 속도를 충분히 써먹지 못하고 답답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새로운 직렬 버스들은 상하행선이 분리되어 있어 제한이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PCI 익스프레스는 회선 하나의 대역폭이 500MB/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250MB/초의 단방향 회선 두 개가 나란히 놓인 셈이다. 하이퍼트랜스포트는 상향과 하향 회선을 속도를 구분해 적기도 한다. 양방향의 대역폭이 같은 PCI 익스프레스와 달리 비대칭으로 회선을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배속 대역폭 작동클럭 버스폭 2비트 4비트 8비트 16비트 32비트
x1 250MB/초 400MHz 100MB/s 200MB/s 400MB/s 800MB/s 1.6GB/s
x2 500MB/초 600MHz 150MB/s 300MB/s 600MB/s 1.2GB/s 2.4GB/s
x4 1GB/초 800MHz 200MB/s 400MB/s 800MB/s 1.6GB/s 3.2GB/s
x8 2GB/초 1GHz 250MB/s 500MB/s 1.0GB/s 2.0GB/s 4.0GB/s
x16 4GB/초 1.2GHz 300MB/s 600MB/s 1.2GB/s 2.4GB/s 4.8GB/s
1.6GHz 400MB/s 800MB/s 1.6GB/s 3.2GB/s 6.4GB/s
PCI 익스프레스는 칩셋과 주변기기를 더 빠르게 연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하이퍼트랜스포트는 CPU와 칩셋,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의 막힘없는 데이터 전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ATi는 레이디언 익스프레스 200 칩셋의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를 PCI 익스프레스로 연결했다. 작동 속도는 양방향 1GB/초로 인텔의 허브 아키텍처 못잖은 속도를 자랑한다.
■ 2005년은 이렇다
이미 각 부분에 따라 알맞은 기술을 짜깁기한 짬뽕 칩셋도 나왔다. 엔비디아의 엔포스 4, ATi 레이디언 익스프레스 200, 비아 K8T890 등은 CPU와 칩셋 사이에는 하이퍼트랜스포트가 다리를 놓고, 칩셋과 그래픽카드는 PCI 익스프레스로 길을 뚫었다. 모두 AMD 애슬론 64를 쓰는 칩셋들이다. 반대로 인텔 칩셋에서 하이퍼트랜스포트가 활약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지난 11월22일 엔비디아와 인텔이 상호기술교환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도 인텔 호환 칩셋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직접 개발한 칩셋 연결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엔비디아로서는 널리 인정받은 기술을 쓰는 게 여러모로 좋고, 하이퍼트랜스포트는 그 가운데 최선의 선택이다.
Keyword 3. 하드디스크 성능 끌어올리는 칩셋 레이드
고급형 메인보드를 보급형과 구분할 때 레이드 컨트롤러를 기준으로 삼은 적이 있었다. 사운드나 랜 컨트롤러보다 값이 비싸고, 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대부분 고급 이용자들이다. 메인보드의 달린 레이드 컨트롤러는 하드디스크의 속도를 높여 시스템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쓰거나 칩셋 IDE 컨트롤러가 다스릴 수 있는 수보다 많은 하드디스크를 연결할 때 쓴다. 하드디스크를 1개 또는 기껏해야 2개만 달아 쓰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필요한 것은 아닌 셈이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CPU, 램, 그래픽카드, 칩셋의 속도와 성능에 견줘 하드디스크의 성능은 늘 제 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차세대 하드디스크 인터페이스인 시리얼 ATA조차도 이렇다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인터페이스만 바뀌었을 뿐 내부에서 데이터를 읽어들이는 속도는 종전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급 PC을 만들어도 거북이 하드디스크 탓에 시스템 전체 속도가 크게 나아지지 않자 인텔, 비아 등 칩셋 제조사들은 레이드 기술에 눈을 돌렸다. 인텔이 865PE의 사우스브릿지 ICH5부터 레이드 컨트롤러를 집어넣었고, 지금은 비아, SiS, 엔비디아도 레이드 컨트롤러를 지닌 칩셋을 만들고 있다.
인텔 915P와 궁합을 맞추는 ICH6R은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매트릭스 레이드라는 독특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매트릭스 레이드는 하드디스크 4개가 있어야 꾸밀 수 있는 래이드 0+1 모드를 단 2개의 하드디스크만으로 구성하는 기술로 각각의 하드디스크 첫 번째 파티션은 레이드 0(스트라이핑)으로 묶고, 두 번째 파티션은 레이드 1(미러링)로 묶는다. 레이드 0으로 묶은 파티션에는 운영체제를 깔아 속도를 높이고, 레이드 1로 묶은 파티션에는 중요한 자료를 저장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레이드 0은 데이터를 2개의 하드디스크에 나눠서 저장하고 읽어와 속도가 약 1.5배 가까이 빨라진다. 비아 VT8237, SiS 965, 엔비디아 엔포스 3와 4 등 최신 칩셋에는 0, 1, 0+1의 3가지 레이드 옵션을 담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더불어 하드디스크 핫플러깅 재주도 레이드 컨트롤러의 몫이다. 시리얼 ATA는 PC를 재부팅 하지 않아도 케이블만 연결하면 USB 장치처럼 바로 쓸 수 있다. 이를 핫플러깅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몇몇 고급 레이드 컨트롤러카드에서만 작동했지만 최근 나온 칩셋은 시리얼 ATA 커넥터와 전원 케이블만 연결하면 바로 하드디스크를 쓸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하드디스크의 속도를 올릴만한 뾰족한 수는 앞으로도 한동안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플래터 용량과 회전 속도를 높여 조금씩 성능을 올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메인보드 칩셋의 레이드 재주가 더 많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광학 드라이브 optical drive
Keyword 1. 한 장으로 두 배 용량 담는 더블 레이어
1장에 650MB를 담아 쓰던 CD 기록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4.7GB를 담는 DVD 시대가 활짝 열렸다. 5~6분이면 4.7GB가 꽉찬 DVD를 구울 수 있고 값도 싸서 부담 없이 데이터를 담을 수 있게 된 것이다. DVD+R이니 -R이니 하면서 그동안 혼란을 주었던 규격 문제도 드라이브에서 DVD±R을 모두 쓰게끔 해 놓았기 때문에 어떤 드라이브를 사서 써도 괜찮다.
DVD±R의 기록 속도 경쟁은 끝났지만 이제 배속 경쟁을 시작한 것도 있다. 일반 DVD±R보다 두 배 정도 많은 용량을 담아내는 더블레이어의 속도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DVD면 2시간 분량의 화질 좋은 영화나 4.7GB 이하의 데이터를 담지만, 더블레이어는 이보다 2배쯤 많은 4시간 분량의 DVD 영화와 8.5GB의 데이터를 담아낸다.
더블레이어는 말 그대로 2층 구조로 된 미디어에 기록하는 것이다. 미디어 기록 면이 보이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기록면 안쪽으로 레이저 세기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또 다른 기록층이 있어 이 안에 데이터를 기록한다. 바로 앞에 있는 사물과 그 뒤에 있는 사물을 보기 위해 초점을 다르게 맞추는 것과 똑같다.
더블레이어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돌아나가며 4.25GB를 기록한 뒤 다시 거꾸로 돌아오며 4.25GB를 쓴다. DVD±R이 4.7GB를 쓰는 것보다는 작은데, 그 이유는 더블레이어의 기록 트랙이 일반 DVD+R보다 10% 정도 넓은 탓이다. 더블레이어도 일반 DVD와 거의 똑같은 배속을 유지하고 있고 반드시 더블레이어 미디어를 써야만 8.5GB로 구워진다. 더블레이어는 지금은 2.4배속이 흔하고 4배속이나 8배속 이상 속도를 지닌 제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4배속으로 8.5GB를 구우면 40분 넘게 걸린다.
■ 2005년은 이렇다
더블레이어가 2005년도 DVD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미 표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아서다. 일반적인 DVD±R 기록에 쓰이는 광 픽업을 그대로 쓸 수 있어 새 픽업 기술을 개발하는 데 들여야 할 돈을 아낄 수 있고 그만큼 제품 단가가 낮은 대신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덕분에 DVD 제작 업체면 대부분 더블레이어를 끼워 넣고, 이용자가 당장 쓸 수 있는 상황이어서 DVD와 또 다른 한 축을 세울 것으로 본다.
Keyword 2. 작은 파장으로 27GB를 담는 블루레이
HDTV 방송을 DVD 같은 미디어에 생생하게 저장할 수 있을까? DVD도 좋은 화질을 보여주지만 그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가진 HDTV를 원본 그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DVD는 HDTV가 1초에 내보내는 데이터를 수신할 만한 전송률이 없는 탓이다. HDTV의 데이터는 25Mbps로 보내지는데 DVD는 고작 10Mbps다. 용량도 문제가 되는 탓에 HDTV를 겨냥한 차세대 기록 방식이 필요하게 됐다.
햇빛이나 전등과는 다르게 레이저는 특정한 파장에서 아주 좁은 선폭을 가진다. 그 폭이 너무 작기 때문에 보통 사람 눈에는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떤 레이저 특성을 지녔느냐에 따라 아주 미세한 차이를 드러낸다. 그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레이저 색깔이다. 레이저는 파장에 따라서 녹색, 파랑, 빨강을 띈다.
DVD±R 드라이브에 쓰이는 레이저는 650nm(나노미터)의 빛 파장을 지닌 빨간색 레이저다. 650nm도 엄청나게 작은 파장이지만, 이보다 더 작은 파장이 바로 405nm의 파란색 레이저다. 블루레이는 파란색 레이저로 기록하는 디스크 방식을 뜻한다. 빛 파장이 낮아서 더 가는 레이저를 쓰는 것은 그만큼 더 높은 밀도로 기록할 수 있는 레이저 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200nm 차이는 레이저의 크기는 물론 트랙 간격까지 좁힌다. 블루레이의 트랙 간격은 0.32미크론. DVD가 0.74미크론인 것에 비하면 2배 정도 트랙 간격을 좁혔다.
블루레이의 기록 용량은 단일레이어일 때 23.3, 25, 27GB를, 더블레이어일 때 46.6, 50, 54GB로 기록한다. DVD보다 5~6배 많은 용량이다. DVD 화질로 13시간 분량, HDTV 영상을 2시간 이상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블루레이 디스크 지름은 12cm에 두께 1.2mm로 CD나 DVD와 똑같지만, 덮개 층(cover layer) 두께가 0.6mm를 가진 DVD보다 훨씬 얇은 0.1mm에 불과하다. 그 탓에 쉽게 더러워지고 흠집이 생길 수 있어서 카트리지에 끼워진 형태로 나온다. 기록 표면 바로 윗 층이 얇기 때문에 블루레이 픽업과 미디어는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고 그 차이가 기록 용량을 늘리는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한다.
■ 2005년은 이렇다
블루레이의 데이터 전송률은 초당 36Mbps로 10Mbps인 DVD보다 빨라 HDTV나 디지털 영상 신호를 실시간으로 저장한다. 더구나 랜덤 액세스가 돼 비디오 편집에도 쓸 수 있다. 블루레이의 기록 영상은 MPEG 2지만 DVD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해상도로 기록된다. 소니의 주도 아래 필립스, 삼성, 샤프, 톰슨, 히다치, 파이오니아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 중이다. 단, 블루레이 드라이브에서 DVD를 읽거나 구울 수는 없다.
Keyword 3. 차세대 기록 시장의 또 다른 도전자, AOD
DVD도 +R과 -R이 대립각을 세우며 경쟁을 해왔듯이 차세대 광 기록장치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 광저장장치 업계가 블루레이와 더불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AOD(advanced optical disc)이다.
AOD는 2시간짜리 HDTV를 영상을 기록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용량을 지닌다. 헌데 여기서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다. 블루레이가 23.3~27GB 안에 2시간짜리 HDTV 영상을 담는 것에 비해 블루레이는 15GB로 2시간 영상을 담는다. 최대 12GB 차이가 나는데 똑같은 시간의 영상을 담을 수 있는 데에는 AOD가 블루레이와는 다른 MPEG 4 비디오 압축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영화나 휴대 동영상에서 많이 쓰는 MPEG 4 코덱을 쓰더라도 비트 전송률을 올려 MPEG 2와 비슷한 화질을 가지면서도 더 작은 용량으로 담을 수 있게 된다.
AOD의 일부 형식은 블루레이와 비슷하다. 12cm의 디스크 크기나 405nm의 청색 레이저를 써서 기록 밀도를 올린 것, 초당 데이터 전송률이 36MB인 점 등은 같다. 하지만 AOD가 블루레이와 다른 차이점은 DVD 호환을 염두에 둔 규격이라는 점이다. 비록 단일 레이어일 때 프레스용 15GB와 기록용 20GB, 더블레이어일 때 프레스용 30GB와 기록용 40GB로 기록 용량이 조금 적게 느껴지기는 해도 DVD와 똑같은 미디어 형식과 픽업 규격을 갖고 있어 어떤 DVD도 읽고 쓸 수 있다. 덮개 층도 DVD와 똑같은 0.6mm를 쓴다.
AOD가 이미 DVD 포럼으로부터 읽기 부분의 차세대 광 기록 규격으로 인정받은 데에는 DVD와의 호환성이 크게 작용했다. DVD 장비의 일부만 바꾸면 곧바로 AOD 디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비용을 줄이면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데 동의를 받은 것이다. 또한 이전에 쓰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써서 HD 영상을 담아내는 데다가 블루레이보다 더 작은 장치를 만들 수가 있어서 PC 기록 장치로 알맞다.
■ 2005년은 이렇다
블루레이와 차세대 기록 장치 시장을 다투고 있다. 블루레이에 굵직굵직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것에 비해 AOD를 제안한 도시바와 NEC를 빼면 내세울만한 협조자가 없어 보인다. 그렇더라도 AOD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중소 하드웨어 업체들이 뒤를 받치고 있고, 벌써 읽기 규격은 DVD 포럼의 인증을 받아 영상 미디어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DVD와 호환이 되는 것도 이점이지만 AOD 관련 상품이 많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디스플레이 display
Keyword 1. 어떤 각도에서도 선명한 유기 EL
휴대폰이나 PMP, 디지털 카메라, 모니터, TV 등 TFT LCD가 쓰이는 범위는 매우 넓다. TFT LCD는 열에 반응해 뒤틀리는 액정의 분자 구조를 이용한 것으로 전자파가 거의 없고 얇게 만들 수 있는 덕분에 수많은 디지털 장치의 디스플레이로 쓰여 왔다. 하지만 TFT LCD는 분자가 휘는 방향에 따라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야각 문제와 액정의 반응 속도가 늦어 게임처럼 빠른 화면 처리가 어려운 단점을 지니고 있다.
TFT LCD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유기 EL이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라고도 불리는 유기 EL(organic electroluminescence)은 색깔을 내는 유기 화합물이 반응해 빛을 내는 방식이다. 유기 EL 발광이 최초 관측된 것은 1953년이고, 직류에서 발광이 확인된 1963년 이후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뒤 이스트만 코닥이 1987년 낮은 전압에서 작동하는 고휘도 유기 EL 소자를 개발해 유기 EL의 기본 특허를 취득했다. 그 뒤에도 휘도가 더 높고 응답 속도가 빠른 유기 EL이 연구되다가 1997년 파이오니아가 자동차의 FM 문자 방송 수신기에 최초로 적용했다.
백 패널에서 쏜 빛을 컬러 필터에 통과 시켜 색을 만드는 TFT LCD와 달리 유기 EL은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고 색을 만든다. 유기 EL 소자는 음극와 양극(cathode)에 유기물, 기판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소자에 전기가 공급되면 양극에서 생긴 전공과 음극의 전자가 유기물 층에서 결합하면서 에너지 차이에 따라 빛을 나타낸다. 재료에 따라 고분자와 저분자 유기물이 있고 층 두께는 100nm 안팎이다.
유기 EL은 수동과 능동으로 구동한다. 수동형은 음극와 양극 사이에 유기 EL을 두어 신호에 따라 순차적으로 빛을 내게 하지만, 능동형은 유기 EL 픽셀 사이에 박막 트랜지스터(TFT)를 넣어 각 소자가 따로 빛을 낸다. 수동 유기 EL은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지고 능동형은 크기가 큰 디스플레이용으로 만들고 있다.
유기 EL은 휘도가 높은 빛을 만드는 덕분에 밝은 곳에서도 선명하다. TFT LCD는 액정의 분자 움직임에 따라 특정 각도에서 보이지 않지만 유기 EL은 어떤 각도에서도 선명하다. 또 액정의 변화를 기다릴 필요가 없는 덕분에 응답 속도도 빠르고 TFT LCD보다 제조 공정도 적다. 백라이트를 쓰지 않으므로 전기도 덜 먹고 얇아서 휴대용 디지털 장치에 쓰기가 좋고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도 손색이 없다.
■ 2005년은 이렇다
유기 EL은 재료나 구동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뚜렷하다. 저분자는 생산을 할 수 있는 대신 크게 만들기 어렵고 고분자는 고휘도 빛을 내지만 재료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수동형은 값이 싸고 제조 공정이 단순한 대신 전력을 많이 쓰고, 능동형은 큰 화면을 만드는 대신 비싸다. 유기 EL은 그 특성에 맞춰 개발되고 있고 참여 업체도 많아 2005년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Keyword 2. 수백만 개의 거울로 만드는 DLP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디스플레이를 찾는 건 쉽지만, 아직도 일반 LCD 프로젝션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DLP도 프로젝션의 한 방식이지만 할로겐램프를 LCD에 통과시키고 그 빛을 렌즈로 확대해 스크린이나 유리면에 화상을 띄우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DLP는 1987년 텍사스 인스투루먼트가 개발한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를 이용해 화면을 띄우는 것인데, 렌즈를 통과해 확대된 화면을 스크린이나 유리면에 만드는 것은 똑같다.
DLP의 핵심 장치인 DMD는 75만개 이상의 초소형 거울 소자가 촘촘히 박혀 있는 모듈이면서 프로세서다. 한 마디로 입력된 데이터에 맞춰 거울을 어떻게 조작할 지 처리한다. DMD의 거울 크기는 16㎛인데, 거울 하나가 화소 1개라고 보면 된다. 이 거울은 ±10도로 기울어지면서 빛을 반사해 렌즈로 보내는 역할을 맡는다.
DMD는 자체 발광하거나 빛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색이 들어간 빛을 보내 주어야 한다. 외부 램프는 빛을 내보낼 수는 있어도 색을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에 DMD 앞에 RGB 필터 휠을 돌려서 색을 만들게 된다. 빠르게 회전하는 RGB 필터를 통해 들어간 빛을 DMD가 1초에 50만번 이상 움직이면서 색 조합을 해 영상을 띄우게 된다.
거울을 이용해 영상을 표시하는 DLP는 40인치 이상 대형 화면을 보여주면서도 값은 LCD나 PDP에 비해 훨씬 싸다. 램프 빛의 90% 이상을 반사하므로 원본 색감을 잘 표현하고 반응 속도가 매우 빨라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보여준다. DLP는 프로젝션 TV나 프로젝터 형태로 만들어지지만 두께나 부피를 더 줄일 수 있고 빛과 거울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명이 매우 길다. 다만 밝기가 1천 안시 정도로 조금 낮은 게 흠이다. DLP는 프로젝션과 TV 형태로만 만들어지지만 PC와 연결해 쓸 수 있다. 최대 1,280×960의 해상도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가전 PC의 디스플레이로도 손색없다.
■ 2005년은 이렇다
향후 예측이 가장 엇갈리는 게 DLP다. 얼마 못가 없어질 기술이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LCD나 PDP와 함께 CRT의 수요를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혼란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큰 화면에 빵빵한 사운드의 홈시어터를 값싸게 장만하는 데 DLP만한 솔루션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DLP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DLP의 가격 경쟁력은 50~60인치 급에서 TFT LCD나 PDP보다 좋아 지속적인 수요가 이어질 것이다.
Keyword 3. 픽셀 하나하나가 모두 CRT인 FED
발광형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은 각 소자가 직접 빛을 표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PDP나 LED, VFD, 유기 EL, FED 등도 모두 소자가 발광하는 디스플레이들이다.
이 중에서 양자 역학을 이용한 FED(field emission display)는 아직 생소하게 여길만한 표시 기술이지만 지금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다. FED는 CRT와 평판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고루 갖춘 표시 장치로 CRT처럼 전자 빔을 쏴 빛을 내면서도 평판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FED는 1960년대부터 연구가 됐지만 부품 소재의 과학화가 늦어져 1980년 후반에서야 프랑스 국립 연구소 레티(LETI)에서 관련 구조와 부품, 형광체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최고의 컬러 FED는 1993년 레티의 관련 특허를 받은 픽셀 인터네셔널이 만들었고 최근 국내에서도 FED 관련 기술 특허가 부쩍 늘 정도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연구되고 있다.
FED 작동 방식은 어떻게 보면 CRT와 똑같다. CRT는 커다란 RGB 전자총으로 진공 유리 안에 쏴 빛을 표시한다. 이 원리를 아주 작은 공간 안에서 구현한 것이 FED다. FED는 강한 전기장을 받은 금속이나 반도체 표면에서 진공 형태로 나오는 터널링 냉전자들을 RGB 형광체에 충돌시켜 빛을 만들어낸다. FED는 스페이서로 만들어진 작은 진공 공간(100~2,000㎛)안에 위와 아래에 각각 형광판과 음극판(cathode)을 두고, 음극판 위에 있는 미세 방사체(emitter)에 5kV/㎛ 이상의 전계를 가했을 때 방출되는 전자가 위쪽 형광체 픽셀을 때려 발광하게 만든다. 초기 방사체 크기는 1~10㎛이었지만 지금은 40나노미터 이하의 마이크로팁을 거쳐 최근에는 탄소나노튜브(CNT)를 쓰고 있다. FED 패널의 한 픽셀은 이런 방사체가 수천~수만 개로 이뤄져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FED가 가지는 장점은 얇은 두께만이 아니다. CRT처럼 천연색이나 색 순도가 높다. 휘도가 높고 응답 속도는 LCD의 1천배나 빠른데다가 10% 방사체가 소실되어도 화소가 정상적으로 나온다. LCD처럼 액정을 쓰는 게 아니어서 시야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전력을 조금 쓰고 공정 비용도 싼 편이다. 한번에 여러 장을 생산할 수 있고, TFT LCD나 유기 EL이 표시하지 못하는 높은 해상도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노트북이나 TV, 모니터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FED 디스플레이를 쓴 양산 제품이 나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FED는 PDP나 LCD 이후를 생각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데다가 수명이 긴 형광체와 관련 장비 개발 등 아직까지 연구 되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 60인치급 디스플레이까지 개발된 상태지만 2005년 디스플레이 관련 전시회에서는 30~38인치급 디지털 TV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컬러 & 디지털 이미지 color & digital imaging
Keyword 1. 빛처럼 빠르게 뽑아 내는 컬러 레이저
인쇄를 많이 하는 사무실에서는 출력이 빠르면서 조용하고 장당 인쇄비용이 낮은 레이저 프린터를 쓴다. 1분에 15~20장을 뽑아내고 새 토너를 끼우면 한동안 인쇄 못할 걱정을 붙들어 맬 수 있는 덕분에 빠르게 뿌리를 내렸던 것이다. 더구나 레이저 프린터가 스캐너를 갖춰 복사와 팩스가 되는 복합기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더욱 역할이 커졌다.
값싼 레이저 프린터와 복합기의 다음은 컬러 레이저 프린터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여러 색이 들어간 차트를 써서 문서를 만들고 보니 이제는 컬러 문서를 뽑아야 할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컬러 잉크젯을 써서 뽑을 수는 있지만, 잉크젯이 디지털 사진 인화 장치로 바뀌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문서의 정교함이나 속도를 원하는 사무 환경에는 쓰기가 어렵다. 결국 빠르게 뽑을 수 있는 컬러 레이저가 또 다른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레이저 방식은 양 전하와 음 전하가 끌어당기는 원리를 이용한 인쇄 방식이다. 쉽게 말해 겨드랑이에 책받침을 끼워 문지른 다음 종이 조각에 대면 책받침에 종이가 들러붙는 것을 응용한 것이다. 레이저 프린터에서 책받침은 드럼, 종이 조각은 토너가 그 역할을 맡는다. 겨드랑이 역은 당연히 레이저 빔의 몫이라 여기겠지만 사실 그건 아니다. 레이저 프린터의 드럼은 충전롤러로부터 -를 띄는 전하를 받기 때문이다. 레이저 빔의 역할은 드럼에 붙은 음 전하를 떼어내는 것이다. 그 뒤 드럼이 토너를 만나면 그 레이저 빔을 받아 전하가 떨어져 나간 자리를 음 전자를 가진 미세 토너가 채운다. 음전하가 남아 있는 곳은 토너가 묻지 않는다. 토너를 묻힌 드럼은 양 전하를 가진 종이 위를 지나가다가 토너와 보이지 않은 음전하를 옮겨 놓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종이 위에 있는 음전하는 히트 롤러와 압착 롤러로 용해해 없애 버리면 인쇄가 되는 것이다.
컬러 레이저 방식은 이 과정을 CMYK로 나눠 4단계에 걸쳐 인쇄한다. 레이저 프린터는 잉크젯처럼 한꺼번에 잉크가 나오는 게 아니므로 한 색씩 입히면서 색을 만든다. 이때 종이는 롤러에서 왕복 운동만 하고 카트리지 전체가 회전을 하면서 컬러 토너를 종이에 옮긴다.
레이저 프린터의 작동 원리
① 프린터 엔진 - PC에서 인쇄 명령을 내리면 그 데이터를 비트맵으로 바꿔 읽어온 뒤 그것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서 빛을 쏜다.
② 회전 거울 - 엔진에서 쏘아 보낸 빛을 반사한다. 4각 또는 6각형으로 이워진 단면이 1분에 20,000~30,000번 회전하면서 빛을 OPC 드럼에 반사시킨다.
③ OPC 드런- 엔진에서 쏘아 보낸 빛이 드럼 표면에 닿은 부분은 -전화가 떨어져나가면서 +전하로 바뀐다.
④ 토너 - 양(+)전하로 바뀐 부분에 달라붙은 토너 가루가 들어 있다. 토너는 고분자 수지와 산화철이 혼합된 아주 작은 분만(머리카락의 1/20 정도)이다.
⑤ 광학 시스템 - 회전 거울에서 반사된 빛을 통과시켜 OPC 드럼에 보낸다.
⑥ 히트 롤러와 가열 롤러 - 토너가 묻어 있는 종이가 압력과 열로 밀착시킨다. 그러면 토너가 완전히 종이에 달라붙는다. 이때 150~200도의 열이 생긴다.
⑦ 진화 실린더 - 토너를 OPC 드럼에 공급한다. 자성을 띠는 실린더는 토너를 끌어당겨와 실린더 표면으로 전달한다.
■ 2005년은 이렇다
아직 컬러 레이저 프린터가 완벽하게 사진을 뽑아내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아니지만, 프레젠테이션이나 기타 업무에 필요한 만큼 컬러 문서를 충분히 뽑고 남는다. 프린터 업체들도 비교적 싼 5,60만원대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앞 다퉈 내놓고 있어 소비자들이 한발 더 가까이 서게 됐다. 주요 이용층이랄 수 있는 기업들은 이전에 쓰던 레이저 프린터를 대체하기보다 보완적인 입장에서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쓰는 등 2005년에는 비교적 많은 컬러 문서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eyword 2. PC없이 사진을 뽑는 포토 프린터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는 필름 카메라처럼 사진관에서 사진을 뽑을 필요가 없다. 온라인 인화 서비스를 써서 사진을 받아보거나 포토 프린터에서 직접 뽑기도 한다. 이처럼 사진을 뽑아 보려는 데에는 보관보다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는 이유가 더 크다. 다른 사람과 찍은 디카 사진을 빨리 공유하려면 그만큼 인화가 빨라야 하는데 집에서 뽑는 것만큼 빠른 것은 사실상 없다.
이런 이유로 포토 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포토 프린터는 사진을 뽑기 위해 성능을 더 강화한 프린터다. 포토 잉크젯 방식은 컬러 잉크젯 프린터와 똑같이 작동하지만, 더 좋은 사진을 뽑기 위해 노즐과 잉크 수를 늘려 더 깊고 세밀하게 뽑아준다. 잉크젯 포토 프린터 외에도 처음부터 사진 인화를 생각하고 만든 염료 승화형 프린터도 있다.
다음 세대 포토 프린터는 완전히 독립형으로 만들어진다. PC가 없어도 디카나 메모리 카드만 있으면 인화한다. 더 좋은 사진을 뽑는 데 필요한 알고리즘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에 포토 프린터는 작은 인화 시스템으로 거듭난다. 독립형 포토 프린터는 말 그대로 PC 없이 인화를 하는 프린터다.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를 입력하면 프린터가 저절로 인화를 하는 게 아니라 원본에 가까운 사진을 얻도록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는 프린터다. 즉, 포토 프린터가 이미지 입력부터 이미지 컬러 매칭 기술과 출력까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포토 프린터는 메모리 카드 리더에서 이미지를 읽어 인화한다. 요즘 포토 프린터는 비싼 메모리 카드 리더 대신 USB 형태로 된 픽트브리지를 채택하고 있다. 픽트브리지는 디카를 포토 프린터에 연결해 곧바로 사진을 뽑는 것인데, 디카의 액정 모니터에서 사진을 확인한 다음 인화 버튼을 누르면 프린터가 사진을 뽑는다. 명령은 디카가 하고 마무리는 포토 프린터가 하는 셈이다. 포토 프린터에 EXIF 프린트나 프린트 이미지 매칭 같은 알고리즘이 들어 있어야 디카에서 찍은 이미지와 거의 비슷한 사진을 뽑아낸다.
■ 2005년은 이렇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05년부터 사진을 뽑아보는 가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해 2008년에는 전체 인화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수치는 앞으로 가정에서 뽑는 사진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고 관련 제품이 쏟아진다는 의미인데 그런 생활 패턴을 이끌어 가기 위한 포토 프린터의 변신을 기대할 수 있다. 포토 인화 기술을 포함한 포토 프린터는 단순한 PC 주변장치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디지털 가전 제품의 성격을 가진다. 프린터라는 사무적이고 딱딱한 디자인에서 벗어난 포토 프린터는 집안 어디에 두어도 좋은 크기와 디자인으로 이용자를 유혹한다. 포토 프린터의 디자인 변화는 잉크젯이나 염료 승화와 같은 방식을 따지지 않고 더 고급스럽고 작으면서 센 능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Keyword 3. 얇게, 더 얇게 만드는 스냅샷 디카
사진에 어지간히 욕심이 많은 이라면 대개는 렌즈를 교환에 쓸 수 있는 DSLR을 사겠지만, 어디든 돌아다니면서 가볍게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에게는 기능보다는 무게와 크기에 더 신경 쓴다. 꺼내자마자, 혹은 스위치를 켜자마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카를 원하는 것이다. 핸드백 속에 넣고 다니다가 필요한 때에 꺼내 한 손에 쥐고 셔터만 누르면 선명한 이미지를 잡아주는 디카를 컴팩트 디카와 구분해 ‘스냅샷 디카’라고 부른다.
주로 여성이나 업무에 바쁜 사람들이 찾는 스냅샷 디카는 두께라 해봤자 2cm도 되지 않아 핸드백이나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기 좋고 스위치를 켠 뒤 셔터를 누를 때까지 1~2초 밖에 걸리지 않는 것도 매력이다. 기능을 단순화 할 수밖에 없는 게 조금 아쉽기는 해도 이용자를 위한 놀랄 만한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보통 큰 것을 작게 만들 때는 부품의 크기를 줄이거나 기능을 통합한 다른 부품으로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 디카는 CCD나 LCD 등 모든 부품의 크기를 줄일 수 있지만, 렌즈 부분의 두께는 줄이기는 힘들었다. 거리와 초점을 조절하는 데 써야 할 렌즈는 1개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기능이 다른 렌즈를 여러 겹으로 놔야 하기 때문에 그 두께가 만만치 않던 것이다. 결국 렌즈를 얼마나 가늘게 만드느냐가 더 작은 디카를 만드는 해결책인 셈이다. 렌즈의 두께를 해결한 것은 슬라이딩 줌과 이너 줌이다.
슬라이딩 줌은 디카를 쓰지 않을 때는 렌즈부의 일정부분을 다른 부분으로 옮겨 놨다가 디카를 작동할 때 원래의 위치로 가져다 놓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렌즈를 디카 안쪽으로 쏙 넣을 수 있어서 얇은 디카로 만들 수 있다. 보통 렌즈가 앞으로 튀어 나오는 심동식 디카가 슬라이딩 줌을 쓰고 있다.
이너 줌은 심동식처럼 렌즈가 튀어 나오는 게 아니다. 디카 안 쪽 공간에 렌즈들을 수직으로 배열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반사해 바닥에 있는 CCD로 보내는 것이다. 바다 아래서 수면 위를 보는 잠망경과 같은 원리다. 줌도 안쪽에서 이뤄지는데 렌즈가 앞뒤로 조절되는 디카와 달리 이너 줌은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조절한다. 이너 줌은 렌즈 작동 대기 시간이 없어 켜자마자 곧바로 쓸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사실 2005년은 100만원대 이하의 DSLR도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보다 쓰기 쉬운 스냅샷 디카의 대세도 막기 어려워 보인다. 컴팩트 디카나 DSLR보다 인지도가 떨어지고 제품이 많지는 않아도 요즘 들어 더 작고 파격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이 연달아 나오는 것은 이용자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network
Keyword 1. 곱절 빠른 속도와 전송 거리, 108Mbps 무선 랜
100Mps 유선 랜이 흔할 때 나온 초기 무선 랜(802.11b)은 2.4GHz 공용 주파수를 쓰면서 11Mbps로 데이터를 전송했지만, 완벽하게 그 속도를 보장하지 못했다. 비용 대비 성능을 따졌을 때 큰 효율을 느끼기 어려웠고 높은 관심에 비해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뒤 54Mbps로 속도를 올리고 전송 거리를 늘린 802.11g가 발표되고 나서야 무선 랜이란 게 쓸 만해졌고 실제로 쓰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그래도 더 빠른 속도를 원하는 게 당연지사. 더 빠른 무선 랜 기술을 적용한 108Mbps 무선 랜을 기다린 보람을 이제 곧 찾게 될 것이다.
똑같은 801.11a/g(b는 제외) 규격이라 하더라도 애서로스의 수퍼 G나 시스코의 듀얼 밴드를 쓰면
매년 수없이 많은 하드웨어 신기술이 쏟아지지만 이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시장의 요구를 너무 앞서가서 외면 받기도 하고, 비싼 이용료 때문에 업계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경쟁 기술에 밀려 사라지기도 한다. 나오자마자 표준으로 우뚝 서는 기술이 있는가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름을 알리고 수정 거친 뒤에야 빛을 보기도 한다. 7개 분야에서 2005년 뜨거운 조명을 받을 기술과 해당 분야의 열쇠말을 뽑아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봤다.
프로세서 CPU
Keyword 1. 64비트 컴퓨팅 시대 열릴까?
64비트로의 흐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10년은 내다봐야 한다’며 미적거리던 인텔도 내년에 PC용 64비트 프로세서를 내놓겠다고 밝히는 등 수개월 전과는 사뭇 대응을 하고 있다. 인텔은 펜티엄 4 익스트림 에디션과 듀얼코어 CPU에 64비트 연산 기능을 집어넣을 예정이다. EM64T(extention memory 64 technology)로 이름 붙인 이 기술은 AMD의 32비트 호환 기술과 맥을 같이 하는데 64비트 운영체제에서 32비트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고, 지금의 운영체제도 쓸 수 있어 32비트와 64비트를 모두 아우른다.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정확한 이름은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없지만 펜티엄이라는 이름은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슬론 64는 지금의 32비트 운영체제에서도 빼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해머 아키텍처로 묶이는 하이퍼트랜스포트, 내장 메모리 컨트롤러 등 다른 부분에서도 기술 발전을 이뤄낸 덕이다. 그렇다면 64비트 운영체제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4차선 고속도로와 8차선 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떠올리면 차이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속도보다는 데이터를 다루는 틀이 달라진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메모리는 시스템 성능의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 꼽힌다. CPU가 메모리의 느린 속도에 맞춰 데이터를 처리하다보니까 일손을 놓고 메모리가 작업을 끝내기만을 기다리는 수가 많다. 64비트 시스템에서는 이런 문제가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CPU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대역폭이 크게 넓어질 뿐 아니라 32비트 운영체제의 한계인 4GB보다 많은 메모리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64비트로 옮겨가는 속도는 PC보다 서버가 빠르다. 서버용 64비트 CPU와 운영체제는 이미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았다. 제온, 이태니엄, 옵테론 등 인텔과 AMD의 64비트 CPU를 얹은 서버가 수퍼 컴퓨팅, 기업 서버,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에 견주면 PC는 아직 64비트의 문턱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가장 중요한 운영체제가 나오지 않아서다.
인텔은 급할 게 없지만 AMD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슬론 64가 나올 때만 해도 윈도 XP 64비트 베타 버전을 함께 발표하는 등 AMD에 힘을 실어주는 듯 했으나 벌써 출시 날짜를 벌써 서너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예정대로라면 올 연말에 64비트 운영체제를 만날 수 있었지만 정확한 날짜도 없이 내년 상반기로 두루뭉실하게 미뤄놓았다. 클럭의 한계를 만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CPU 제조사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인텔까지 64비트로 전환을 재촉한다면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운영체제가 나온다고 64비트 CPU의 미래가 장밋빛으로 펼쳐진다는 보장은 없다. 16비트에서 32비트로 바뀔 때처럼 PC 성능에 대한 요구가 폭발적으로 커지지 않는 이상 굳이 지금의 PC를 64비트로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다급한 AMD가 이따금 들리는 게임 개발사들의 64비트 게임 개발 소식을 마케팅 자료로 울궈먹고 있는 것을 보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64비트 운영체제로 옮겨가는 일이 더디고 지루한 일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64비트 CPU의 미래만큼은 확실하다. 64비트 운영체제가 당장은 빛 좋은 개살구일지는 몰라도 CPU에서는 다른 선택이 남아있지 않다. 인텔의 64비트 CPU도 애슬론 64와 마찬가지로 인텔도 32비트에서도 돌아가게 만들었다. 운영체제 뿐 아니라 드라이버, 애플리케이션까지 32비트로 돌아가는 PC에서도 써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올 연말로 잡혀있던 64비트 윈도의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애슬론 64의 진짜 솜씨를 구경할 날까지 미뤄졌다. 인텔은 64비트 윈도가 나올 때쯤에 맞춰 EM64T 기술의 CPU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eyword 2. 전기 아끼고, 바이러스 잡는 똑똑한 CPU가 늘어난다

CPU 클럭이 높아지면서 데이터 연산 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빨라졌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가져왔다. 회로가 많아져 일어나는 발열과 소비전력이다. 반도체의 작동 속도와 발열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느 한쪽만 키우거나 줄일 수 없다. 반도체 제조사는 이 문제를 제조공정의 미세화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제조공정을 미세화한다는 것은 반도체를 이루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지고, 간격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트랜지스터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면 적은 전력으로 반도체를 작동시킬 수 있어 발열도 줄일 수 있다.
트랜지스터 증가와 제조공정의 미세화라는 순환 구조가 깨진 것은 90나노미터부터다. 코드명 프레스콧 펜티엄 4는 개발 단계부터 발열과 소비전력에 인텔이 애를 먹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국 아직까지 발열을 해결하지 못해 소비자에게 외면 받고 있고, ‘고클럭 CPU로 가려는 첫 단추’라는 처음 주장과 달리 ‘펜티엄 4 4GHz 개발 취소’라는 망신을 당한다.
오래전부터 소비전력과 발열에 민감했던 AMD는 애슬론 64부터 발열과 소비전력, 그리고 소음까지 줄이는 기술인 ‘쿨앤콰이어트’을 쓰기 시작했다.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등 CPU 성능이 중요치 않은 작업에서는 전압과 클럭을 낮췄다가 게임이나 이미지 편집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에서는 클럭을 올려 작업 속도를 빠르게 하는 기술이다. 클럭과 전압을 낮추면 성능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소비전력과 발열이 줄어든다. 2GHz로 작동하는 애슬론 3200+라면 게임에서는 제 속도로 작동하고, 인터넷이나 문서를 볼 때는 1GHz 정도로 클럭을 뚝 떨어뜨린다.
인텔도 이와 비슷한 기술인 스피드스텝을 노트북과 서버 CPU에 쓰고 있다. 스피드스텝은 이름만 다를 뿐 AMD의 쿨앤콰이어트와 비슷한 원리로 움직인다. 아직 인텔은 이 기술을 데스크탑까지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소음 문제로 골머리를 썩는 프레스콧 때문에라도 스피드스텝 확대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PC 제조사 가운데는 절전 기술을 직접 개발해 쓰는 곳도 있다. 스피드스텝이나 쿨앤콰이어트처럼 프로그램에 따라 알아서 클럭을 조절하지는 못해도 간단한 조작으로 성능을 낮춰 소음과 발열을 줄인다. 삼보컴퓨터가 새롭게 선보인 2005년형 PC는 프레스콧 펜티엄 4를 쓰지만 이런 방법으로 소음을 30dB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소음과 발열을 잡지 않으면 아무리 성능이 빼어나도 좋은 PC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2005년은 이렇다
올해 수많은 PC를 떨게 한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를 막는 기술 하드웨어 보안 기술도 CPU의 필수 덕목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AMD는 EVP(enhanced virus protection)란 이름으로 옵테론과 애슬론 64 등 64비트에 뿌리를 둔 CPU에 이 재주를 담았다. 인텔은 이미 2001년부터 서버 CPU인 아이테니엄에 이와 비슷한 NX 비트(execute disable bit) 기술을 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펜티엄 4까지 대상을 늘렸다. NX 비트 재주가 있는 펜티엄 4는 CPU 이름 뒤에 ‘J’를 붙여 보통 펜티엄 4와 구분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팔지 않고 있다. CPU 바이러스 방지 기술은 서비스팩 2를 깐 윈도 XP에서만 쓸 수 있다.
Keyword 3. 듀얼코어 CPU의 초석 미세 제조공정

CPU 발전에 있어 클럭이나 아키텍처가 한 축을 받치고 있었다면 나머지 축은 제조공정의 몫이다. CPU 제원을 따질 때 130, 90나노미터(미크론이라고 하는데 국제도량형 단위에서는 오래 전부터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마이크로, 나노, 피코 등의 접두어를 미터 앞에 붙여 말한다. 1미크론=1마이크로미터=1,000나노미터.) 등으로 적는 제조공정은 CPU를 이루는 회로 선의 너비를 말하는데 제조공정이 미세할수록 기술력이 앞선다고 말한다.
제조공정이 미세할수록 더 낮은 전력으로 회로에서 회로로 신호를 보낼 수 있고, 소비전력이 낮은 만큼 발열도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도체의 원료나 마찬가지인 실리콘 웨이퍼의 크기가 같을 때 미세 제조공정에서는 더 많은 CPU를 만들 수 있어 제조사는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자는 성능 좋은 CPU를 싼 값에 살 수 있다.
지금 가장 앞선 것은 올 초에 나온 90나노미터를 쓰는 인텔의 프레스콧 계열 CPU다. 제조공정이 줄어든 만큼 소비전력과 발열이 낮아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종전보다 발열과 소비전력이 더 늘어났다. 인텔은 트랜지스터의 수가 앞선 노스우드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은 제조공정 자체에 의심을 갖고 있다. 90나노미터 공정에 문제가 있고, 새어나가는 전류를 잡지 못해 발열과 소비전력이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AMD가 90나노미터 애슬론 64를 내놓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모든 프로세서를 90나노미터로 바꾸기 시작한 인텔과 달리 AMD는 아직 몇몇 제품에만 시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새로운 공정으로 옮기는 과정이 순탄치 않기는 인텔과 마찬가지다.
새로운 제조공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세대교체가 빠른 그래픽 프로세서는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면 몇 개월만에 새로운 프로세서를 만들기도 한다. 이와 달리 CPU 제조사는 기술을 쌓아 문제를 해결하는 쪽을 택하는 수가 많다. 문제가 많은 지금의 90나노미터 제조공정도 내년이면 어느 정도 무르익어 발열과 소비전력이 지금보다 줄어든 CPU가 나온 것이다.
■ 2005년은 이렇다

90나노미터 다음은 65나노미터다. 현재 65나노미터로 반도체를 만드는 데 성공한 회사는 인텔뿐이다. 65나노미터 제조공정에서는 90나노미터의 누설 전류를 4분의 1까지 줄였고, 그만큼 발열과 소비전력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나의 반도체에 얹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도 크게 늘어나 2006년으로 잡혀있는 둘 또는 그 이상의 다중 코어 CPU를 만들 수 있는 종자 기술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인텔은 트랜지스터의 수가 프레스콧의 10배가 넘는 듀얼코어 아이테니엄 2의 소비전력이 100W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CPU 클럭을 높이는 것보다는 하나의 CPU에 두 개 이상의 코어를 넣으면 성능을 확실하게 올릴 수 있다. AMD는 내년 90나노미터 제조공정으로 듀얼코어 데스크톱 CPU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래픽카드 Graphic card
Keyword 1. 속살까지 체질 바꾼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

PC의 작동 속도가 높아지면서 한꺼번에 여러 회선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것보다 회선 하나로 한꺼번에 보내는 직렬 인터페이스가 대세로 자리 매김했다. PCI 익스프레스, USB, 시리얼 ATA 등이 모두 직렬 인터페이스다. 이들은 데이터를 패킷으로 묶어 중계 장치 없이 보내는 장치에서 바로 받는 장치로 직접 연결된다.
지금의 그래픽카드가 쓰는 AGP 버스는 PCI보다 16배나 빠른 데이터 통로를 쓴다. PCI 익스프레스에서는 AGP보다 4배 가까이 빨라진다. AGP 버스 탓에 그래픽카드 제 속도를 내지 못해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현재 AGP 16배속 버스는 1초에 2.1GB의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이 정도 빠르기면 버스가 느려 성능이 떨어진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픽카드의 발전 속도로 미루어 AGP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래픽카드가 머지 않아 나올 것이다. 이때를 위해서라도 그래픽카드가 신나게 달릴 시원한 길을 미리 뚫어놓을 필요가 있다.
그래픽카드는 모두 16개의 PCI 익스프레스 라인을 이용한다. 고속의 직렬 데이터 통로를 병렬로 연결해 놓은 셈이다. 한 개 라인의 전송 속도는 상향과 하향이 각각 250MB이니까 PCI 익스프레스 x16 1초에 8GB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드디스크의 외부 전송 속도가 60MB를 넘기 힘들 정도니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종전 PCI 버스와 비교하면 무려 30배나 빠른 속도다.
현재 PCI 익스프레스 x16 그래픽카드 전용 슬롯을 갖춘 메인보드는 인텔 925X, 915P, 915G가 전부다. 하지만 곧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비아의 PT890, K8T890, 엔포스 4, 레이디언 익스프레스 200 등 인텔은 물론 AMD용 칩셋까지 PCI 익스프레스를 얹는다. 이미 이들 칩셋의 샘플 메인보드가 PC 제조사와 유통사에 공급되었으니까 빠르면 연말 안에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와 애슬론 64의 궁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는 AGP에 뿌리를 두고 있어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AGP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라 PCI 익스프레스와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다. 엔비디아 PCX 5750과 5900, ATi 레이디언 X300, 600, 800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AGP의 피가 흐르기는 마찬가지다. PCI 익스프레스의 피가 흐르는 그래픽 프로세서는 최근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엔비디아 6600, 레이디언 X700 등이 그것으로 종전 AGP를 뜯어고친 것과는 수준이 다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게도 엔비디아는 지포스 6600에 신호 변환 브릿지를 달아 AGP 버전에서도 쓸 수 있는 그래픽카드를 내놓았다. PCI 익스프레스의 좁은 시장만 보고 그래픽카드를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 2005년은 이렇다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는 이를 받쳐주는 메인보드가 많이 쏟아져 나와야 AGP를 밀어내고 주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멀쩡한 AGP 그래픽카드를 내쳐가면서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 보급형 PC에서는 PCI 익스프레스의 매력이 뚝 떨어진다. 보급형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는 모두 AGP에 뿌리를 두고 있어 종전 것보다 값만 비쌀 뿐 이렇다할 성능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eyword 2. 더 큰 변화가 필요한 다이렉트 X 9.0c

그래픽카드의 선택 기준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다이렉트 X 버전이다. 다이렉트 X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가리키는 말로, 게임과 운영체제 그리고 하드웨어를 매끄럽게 연결짓는 역할을 한다. 다이렉트 X는 2차원 그래픽과 비디오 코덱 등을 다스리는 ‘다이렉트드로우’, 3D 렌더링을 제어하는 ‘다이렉트 3D’, 사운드 재생, 캡처 등 소리에 관한 ‘다이렉트사운드’, 모뎀과 랜 등 게임 사이의 통신을 돕는 ‘다이렉트플레이’, 마우스와 키보드와 게임 컨트롤러 등 입출력을 담당하는 ‘다이렉트인풋’ 등 게임 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전반에 걸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픽카드에서 다이렉트 X를 말할 때는 다이렉트 3D에 무게를 두기 마련이다. 3D 게임에서 더 화려한 그래픽을 그리는 데 필요한 것들이 버전이 바뀔 때마다 많이 바뀌는 부분이 다이렉트 3D이기도 하다. 그래픽카드의 발전 속도와 사운드카드, 조이스틱 등의 변화를 비교해보면 짐작이 어렵지 않다.
최신 그래픽카드는 다이렉트 X 9.0을 이용해 3D 화면을 그려낸다. 최신 게임은 3D 화면에 갖가지 사실적인 효과를 주려고 쉐이더를 이용한다. 버텍스쉐이더와 픽셀쉐이더 모델을 3D 표현에 쓰기 시작한 것은 다이렉트 X 8부터고 이후 꾸준히 버전을 업데이트해 지금의 다이렉트 X 9.0c는 쉐이더모델 3.0을 쓴다. 여기서 엔비디아와 ATi의 대응이 크게 달라진다.

■ 2005년은 이렇다
두 회사의 최신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6800은 쉐이더모델 3.0을 쓰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ATi의 레이디언 X800은 쉐이더모델 2.0을 쓴다. 쉐이더모델 3.0을 쓰는 게임이라고 해봐야 ‘파크라이’가 고작인 데다 나은 효과를 보여주기도 힘들다는 것이 ATi의 주장이다. 하지만 다이렉트 X 9.0c가 나온 이상 언제까지 무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물론 레이디언 X800 다음 그래픽카드는 다이렉트 X 9.1을 따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이렉트 X 9.0c를 쓰는 그래픽카드가 지포스 6800과 6600밖에 없는 상황에서 게임개발사들이 쉐이더모델 3.0을 이용해 게임을 만들어낼 리가 없는 만큼 선택의 주요 기준은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Keyword 3. 컴포넌트 단자로 더 생생한 TV 출력

ATi가 레이디언 X800을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하드웨어 마니아가 ‘눈부시다’고 할 수밖에 없는 꿈만 같은 속도에 열광했지만 몇몇 AV 마니아들은 ‘컴포넌트 출력’이라는 문구에 집중했다. 지금까지 그래픽카드에 달린 TV 출력 단자는 S-비디오와 컴포지트가 고작이었다. 아무리 화질이 뛰어난 동영상이라도 S-비디오나 컴포지트로 출력하면 결코 좋은 화면을 기대하기 힘들다. 때문에 VGA 신호를 컴포넌트로 바꿔주는 값비싼 트랜스코더를 달아야 했다. 컴포넌트 트랜스코더는 그래픽카드의 D-Sub 단자를 쓰는 탓에 모니터 연결에 제약이 많은 것도 흠이다. ATi 레이디언 X800의 컴포넌트 출력은 이런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단비와 같은 소식인 셈이다. 이어 내놓은 레이디언 X700에도 같은 재주를 담아 앞으로 컴포넌트 출력이 그래픽카드의 기본 제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요즘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 지포스 6600도 같은 재주를 지니고 있다. 컴포넌트 출력을 쓰면 HDTV에 최대 1,920×1,080화소로 영상을 뿌릴 수 있어 실제로 800×600화소가 최대인 S-비디오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별다른 추가 부담 없이 그래픽카드가 컴포넌트 출력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인코더의 힘이다. 그래픽카드가 뿌리는 영상 신호를 TV가 알아듣게 하려면 변환을 거쳐야 한다. PC 모니터가 쓰는 영상 신호는 RGB(빨강, 초록, 파랑)로 이루어진다. 이와 달리 TV 신호는 YPbPr(밝기, 파랑, 빨강)이다. 예전 흑백 TV부터 호환성을 따져 발전했기 때문이다. 인코더가 RGB를 YPbPr로 바꾸는데 레이디언 X700과 지포스 6600은 그래픽 프로세서 안에 인코더를 갖추고 있다. 전에 없던 것을 새롭게 더한 것은 아니고, S-비디오 등 TV 출력을 맡고 있는 부분을 손봤을 뿐이다. ATi는 예전부터 그래픽카드에 컴포넌트 출력을 담았다. 다만 신호를 변환하는 ‘컴포넌트 어댑터’를 따로 사야 하는데 값이 저가형 그래픽카드 하나와 맞먹는 데다 HDTV가 흔치 않아 컴포넌트 출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드물었을 뿐이다.
■ 2005년은 이렇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XP 미디어센터를 내놓으면서 여러 제조업체가 앞 다퉈 PC를 거실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PC가 VTR, DVD, 오디오를 밀어내고 엔터테인먼트 서버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TV 출력이다. 삼성이 내놓은 윈도 XP 미디어센터 2005를 얹은 PC가 컴포넌트 출력 재주가 있는 그래픽카드를 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컴포넌트 출력을 하는 그래픽카드로는 레이디언 X800, X700, 지포스 6600 등이 있다. 모두 PCI 익스프레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지포스 6600은 AGP에 꽂아 쓸 수 있게 뜯어고친 모델까지 갖추고 있어 굳이 PC를 통째로 바꾸지 않아도 고화질 TV 출력을 즐길 수 있다.
메인보드 & 칩셋 mainboard & chipset
Keyword 1. 작지만 속 시원한 BTX 메인보드


BTX(balanced technology extended)는 메인보드, 케이스, 전원공급장치(전원공급장치) 등 PC 겉모습을 정하는 규격을 일컫는다. BTX, ATX 따위의 규격은 폼팩터협회에서 정하는데 여기의 주도권은 인텔이 쥐고 있다. BTX는 종전 규격과는 생김새와 구성이 사뭇 다른데 그 중 메인보드에 눈길이 쏠린다. 백패널 바로 옆에 자리했던 CPU 소켓을 반대편으로 보내고, 램 슬롯과 확장 슬롯을 나란히 놓아 공기가 잘 흐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지금은 PC 케이스의 왼쪽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지만 BTX에서는 오른쪽 뚜껑을 따야 한다. 어느 방향으로 여는지는 어디까지나 생김새에 관한 것이고, 중요한 것은 바람의 흐름이다.
BTX 시스템에서 바깥에서 들어온 바람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CPU다. 종전 ATX 시스템은 PC 안의 공기로 바람을 일으켜 CPU를 식혔지만 BTX에서는 CPU 쿨러가 바깥의 바람을 강제로 끌어들여 CPU와 주위의 전원부를 식힌다. 바깥의 시원한 공기를 빨아들이기 위한 에어포트가 케이스 앞에 자리 잡고, CPU 쿨러가 여기에 연결되어 있다. ATX에서는 CPU 쿨러, 파워서플라이 팬, 케이스 팬 등 서너 개의 팬을 다는 게 기본이었지만 BTX는 공기순환을 좋게 한 덕에 파워서플라이와 CPU가 쓰는 팬 2개로 시스템을 충분히 식히고 소음도 적다.
제조사가 PC 크기와 생김새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도 BTX의 매력이다. 메인보드 구조와 부품이 간단해서 예전처럼 제약이 많지 않아서다. 인텔은 BTX를 발표하면서 플레이스테이션 2와 비슷한 PC를 선보여 BTX 규격의 장점을 직접 보여주었다.
BTX는 규격은 피코 BTX, 마이크로 BTX, BTX 등 모두 3가지다. 확장 슬롯은 각각 1개, 4개, 7개로 확장성은 지금의 ATX와 비슷하다. 최대 450g이었던 CPU 방열판의 무게도 900g까지 달 수 있다. 방열판 무게가 늘어나면 면적을 쉽게 넓힐 수 있어 팬 속도가 낮아도 CPU를 충분히 식힐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인텔은 지금의 ATX를 밀어내고 BTX가 표준 규격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옮겨가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ATX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하지만 이 말에 끄떡이는 이는 많지 않다. 메인보드, 케이스, 파워서플라이 제조사 등은 새로운 규격으로 옮겨갈 낌새조차 비치지 않고 있다. BTX로 옮겨가려면 지금의 생산 시설을 크게 뜯어고치는 등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PC 제조업체는 비교적 빠르게 BTX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BTX 규격 PC를 내놓은 곳도 있다. 삼보컴퓨터 엔터테인먼트 PC는 겉모습은 셔틀이나 MSI사의 큐브형 베어본과 똑같지만 속 알맹이가 전혀 딴 판이다. 확장 슬롯이 2개로 인텔 기준과 조금 다르지만 CPU 소켓, I/O 단자 등은 영락없는 BTX다. 내부를 2층으로 나눠 비교적 열이 적게 나는 하드디스크와 광학드라이브는 아래층에 두고, 그 위에 메인보드를 놓았다. 앞으로 다른 PC 제조사도 앞 다퉈 BTX 규격을 쓴 PC를 쏟아낼 전망이다.
Keyword 2. 병목현상 없는 고속 직렬 인터페이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보내는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가 회선을 늘이는 것이다. ‘PC사랑’이라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선이 하나라면 한 글자씩 4번을 보내야 하지만 선이 4개라면 4글자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속도가 빨라지고 회선이 많아질수록 신호끼리 간섭을 일으켜 한꺼번에 보낸 데이터가 받는 쪽에 동시에 도착하지 못한다. 데이터가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면 제자리를 꿰맞추느라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발전한 방법이 글자를 묶어 한꺼번에 보내는 것이다. 회선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속도를 높여도 신호 지연과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다. 앞의 것이 병렬 인터페이스이고, 뒤에 설명한 것이 직렬 인터페이스의 기본 원리다. 시리얼 ATA, USB, IEEE 1394 등 최신 PC에서 볼 수 있는 고속 인터페이스가 모두 시리얼이다. AMD가 이끄는 하이퍼트랜스포트와 인텔이 내세운 PCI 익스프레스도 클럭을 높이고 회로를 단순하게 뜯어고친 직렬 인터페이스다. 종전 인터페이스들은 하나의 회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제 속도를 충분히 써먹지 못하고 답답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새로운 직렬 버스들은 상하행선이 분리되어 있어 제한이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PCI 익스프레스는 회선 하나의 대역폭이 500MB/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250MB/초의 단방향 회선 두 개가 나란히 놓인 셈이다. 하이퍼트랜스포트는 상향과 하향 회선을 속도를 구분해 적기도 한다. 양방향의 대역폭이 같은 PCI 익스프레스와 달리 비대칭으로 회선을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배속 대역폭 작동클럭 버스폭 2비트 4비트 8비트 16비트 32비트
x1 250MB/초 400MHz 100MB/s 200MB/s 400MB/s 800MB/s 1.6GB/s
x2 500MB/초 600MHz 150MB/s 300MB/s 600MB/s 1.2GB/s 2.4GB/s
x4 1GB/초 800MHz 200MB/s 400MB/s 800MB/s 1.6GB/s 3.2GB/s
x8 2GB/초 1GHz 250MB/s 500MB/s 1.0GB/s 2.0GB/s 4.0GB/s
x16 4GB/초 1.2GHz 300MB/s 600MB/s 1.2GB/s 2.4GB/s 4.8GB/s
1.6GHz 400MB/s 800MB/s 1.6GB/s 3.2GB/s 6.4GB/s
PCI 익스프레스는 칩셋과 주변기기를 더 빠르게 연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하이퍼트랜스포트는 CPU와 칩셋,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의 막힘없는 데이터 전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ATi는 레이디언 익스프레스 200 칩셋의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를 PCI 익스프레스로 연결했다. 작동 속도는 양방향 1GB/초로 인텔의 허브 아키텍처 못잖은 속도를 자랑한다.
■ 2005년은 이렇다
이미 각 부분에 따라 알맞은 기술을 짜깁기한 짬뽕 칩셋도 나왔다. 엔비디아의 엔포스 4, ATi 레이디언 익스프레스 200, 비아 K8T890 등은 CPU와 칩셋 사이에는 하이퍼트랜스포트가 다리를 놓고, 칩셋과 그래픽카드는 PCI 익스프레스로 길을 뚫었다. 모두 AMD 애슬론 64를 쓰는 칩셋들이다. 반대로 인텔 칩셋에서 하이퍼트랜스포트가 활약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지난 11월22일 엔비디아와 인텔이 상호기술교환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도 인텔 호환 칩셋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직접 개발한 칩셋 연결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엔비디아로서는 널리 인정받은 기술을 쓰는 게 여러모로 좋고, 하이퍼트랜스포트는 그 가운데 최선의 선택이다.
Keyword 3. 하드디스크 성능 끌어올리는 칩셋 레이드

고급형 메인보드를 보급형과 구분할 때 레이드 컨트롤러를 기준으로 삼은 적이 있었다. 사운드나 랜 컨트롤러보다 값이 비싸고, 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대부분 고급 이용자들이다. 메인보드의 달린 레이드 컨트롤러는 하드디스크의 속도를 높여 시스템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쓰거나 칩셋 IDE 컨트롤러가 다스릴 수 있는 수보다 많은 하드디스크를 연결할 때 쓴다. 하드디스크를 1개 또는 기껏해야 2개만 달아 쓰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필요한 것은 아닌 셈이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CPU, 램, 그래픽카드, 칩셋의 속도와 성능에 견줘 하드디스크의 성능은 늘 제 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차세대 하드디스크 인터페이스인 시리얼 ATA조차도 이렇다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인터페이스만 바뀌었을 뿐 내부에서 데이터를 읽어들이는 속도는 종전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급 PC을 만들어도 거북이 하드디스크 탓에 시스템 전체 속도가 크게 나아지지 않자 인텔, 비아 등 칩셋 제조사들은 레이드 기술에 눈을 돌렸다. 인텔이 865PE의 사우스브릿지 ICH5부터 레이드 컨트롤러를 집어넣었고, 지금은 비아, SiS, 엔비디아도 레이드 컨트롤러를 지닌 칩셋을 만들고 있다.

인텔 915P와 궁합을 맞추는 ICH6R은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매트릭스 레이드라는 독특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매트릭스 레이드는 하드디스크 4개가 있어야 꾸밀 수 있는 래이드 0+1 모드를 단 2개의 하드디스크만으로 구성하는 기술로 각각의 하드디스크 첫 번째 파티션은 레이드 0(스트라이핑)으로 묶고, 두 번째 파티션은 레이드 1(미러링)로 묶는다. 레이드 0으로 묶은 파티션에는 운영체제를 깔아 속도를 높이고, 레이드 1로 묶은 파티션에는 중요한 자료를 저장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레이드 0은 데이터를 2개의 하드디스크에 나눠서 저장하고 읽어와 속도가 약 1.5배 가까이 빨라진다. 비아 VT8237, SiS 965, 엔비디아 엔포스 3와 4 등 최신 칩셋에는 0, 1, 0+1의 3가지 레이드 옵션을 담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더불어 하드디스크 핫플러깅 재주도 레이드 컨트롤러의 몫이다. 시리얼 ATA는 PC를 재부팅 하지 않아도 케이블만 연결하면 USB 장치처럼 바로 쓸 수 있다. 이를 핫플러깅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몇몇 고급 레이드 컨트롤러카드에서만 작동했지만 최근 나온 칩셋은 시리얼 ATA 커넥터와 전원 케이블만 연결하면 바로 하드디스크를 쓸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하드디스크의 속도를 올릴만한 뾰족한 수는 앞으로도 한동안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플래터 용량과 회전 속도를 높여 조금씩 성능을 올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메인보드 칩셋의 레이드 재주가 더 많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광학 드라이브 optical drive
Keyword 1. 한 장으로 두 배 용량 담는 더블 레이어

1장에 650MB를 담아 쓰던 CD 기록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4.7GB를 담는 DVD 시대가 활짝 열렸다. 5~6분이면 4.7GB가 꽉찬 DVD를 구울 수 있고 값도 싸서 부담 없이 데이터를 담을 수 있게 된 것이다. DVD+R이니 -R이니 하면서 그동안 혼란을 주었던 규격 문제도 드라이브에서 DVD±R을 모두 쓰게끔 해 놓았기 때문에 어떤 드라이브를 사서 써도 괜찮다.
DVD±R의 기록 속도 경쟁은 끝났지만 이제 배속 경쟁을 시작한 것도 있다. 일반 DVD±R보다 두 배 정도 많은 용량을 담아내는 더블레이어의 속도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DVD면 2시간 분량의 화질 좋은 영화나 4.7GB 이하의 데이터를 담지만, 더블레이어는 이보다 2배쯤 많은 4시간 분량의 DVD 영화와 8.5GB의 데이터를 담아낸다.
더블레이어는 말 그대로 2층 구조로 된 미디어에 기록하는 것이다. 미디어 기록 면이 보이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기록면 안쪽으로 레이저 세기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또 다른 기록층이 있어 이 안에 데이터를 기록한다. 바로 앞에 있는 사물과 그 뒤에 있는 사물을 보기 위해 초점을 다르게 맞추는 것과 똑같다.
더블레이어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돌아나가며 4.25GB를 기록한 뒤 다시 거꾸로 돌아오며 4.25GB를 쓴다. DVD±R이 4.7GB를 쓰는 것보다는 작은데, 그 이유는 더블레이어의 기록 트랙이 일반 DVD+R보다 10% 정도 넓은 탓이다. 더블레이어도 일반 DVD와 거의 똑같은 배속을 유지하고 있고 반드시 더블레이어 미디어를 써야만 8.5GB로 구워진다. 더블레이어는 지금은 2.4배속이 흔하고 4배속이나 8배속 이상 속도를 지닌 제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4배속으로 8.5GB를 구우면 40분 넘게 걸린다.

■ 2005년은 이렇다
더블레이어가 2005년도 DVD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미 표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아서다. 일반적인 DVD±R 기록에 쓰이는 광 픽업을 그대로 쓸 수 있어 새 픽업 기술을 개발하는 데 들여야 할 돈을 아낄 수 있고 그만큼 제품 단가가 낮은 대신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덕분에 DVD 제작 업체면 대부분 더블레이어를 끼워 넣고, 이용자가 당장 쓸 수 있는 상황이어서 DVD와 또 다른 한 축을 세울 것으로 본다.
Keyword 2. 작은 파장으로 27GB를 담는 블루레이

HDTV 방송을 DVD 같은 미디어에 생생하게 저장할 수 있을까? DVD도 좋은 화질을 보여주지만 그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가진 HDTV를 원본 그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DVD는 HDTV가 1초에 내보내는 데이터를 수신할 만한 전송률이 없는 탓이다. HDTV의 데이터는 25Mbps로 보내지는데 DVD는 고작 10Mbps다. 용량도 문제가 되는 탓에 HDTV를 겨냥한 차세대 기록 방식이 필요하게 됐다.
햇빛이나 전등과는 다르게 레이저는 특정한 파장에서 아주 좁은 선폭을 가진다. 그 폭이 너무 작기 때문에 보통 사람 눈에는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떤 레이저 특성을 지녔느냐에 따라 아주 미세한 차이를 드러낸다. 그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레이저 색깔이다. 레이저는 파장에 따라서 녹색, 파랑, 빨강을 띈다.
DVD±R 드라이브에 쓰이는 레이저는 650nm(나노미터)의 빛 파장을 지닌 빨간색 레이저다. 650nm도 엄청나게 작은 파장이지만, 이보다 더 작은 파장이 바로 405nm의 파란색 레이저다. 블루레이는 파란색 레이저로 기록하는 디스크 방식을 뜻한다. 빛 파장이 낮아서 더 가는 레이저를 쓰는 것은 그만큼 더 높은 밀도로 기록할 수 있는 레이저 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200nm 차이는 레이저의 크기는 물론 트랙 간격까지 좁힌다. 블루레이의 트랙 간격은 0.32미크론. DVD가 0.74미크론인 것에 비하면 2배 정도 트랙 간격을 좁혔다.
블루레이의 기록 용량은 단일레이어일 때 23.3, 25, 27GB를, 더블레이어일 때 46.6, 50, 54GB로 기록한다. DVD보다 5~6배 많은 용량이다. DVD 화질로 13시간 분량, HDTV 영상을 2시간 이상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블루레이 디스크 지름은 12cm에 두께 1.2mm로 CD나 DVD와 똑같지만, 덮개 층(cover layer) 두께가 0.6mm를 가진 DVD보다 훨씬 얇은 0.1mm에 불과하다. 그 탓에 쉽게 더러워지고 흠집이 생길 수 있어서 카트리지에 끼워진 형태로 나온다. 기록 표면 바로 윗 층이 얇기 때문에 블루레이 픽업과 미디어는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고 그 차이가 기록 용량을 늘리는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한다.

■ 2005년은 이렇다
블루레이의 데이터 전송률은 초당 36Mbps로 10Mbps인 DVD보다 빨라 HDTV나 디지털 영상 신호를 실시간으로 저장한다. 더구나 랜덤 액세스가 돼 비디오 편집에도 쓸 수 있다. 블루레이의 기록 영상은 MPEG 2지만 DVD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해상도로 기록된다. 소니의 주도 아래 필립스, 삼성, 샤프, 톰슨, 히다치, 파이오니아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 중이다. 단, 블루레이 드라이브에서 DVD를 읽거나 구울 수는 없다.
Keyword 3. 차세대 기록 시장의 또 다른 도전자, AOD

DVD도 +R과 -R이 대립각을 세우며 경쟁을 해왔듯이 차세대 광 기록장치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 광저장장치 업계가 블루레이와 더불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AOD(advanced optical disc)이다.
AOD는 2시간짜리 HDTV를 영상을 기록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용량을 지닌다. 헌데 여기서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다. 블루레이가 23.3~27GB 안에 2시간짜리 HDTV 영상을 담는 것에 비해 블루레이는 15GB로 2시간 영상을 담는다. 최대 12GB 차이가 나는데 똑같은 시간의 영상을 담을 수 있는 데에는 AOD가 블루레이와는 다른 MPEG 4 비디오 압축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영화나 휴대 동영상에서 많이 쓰는 MPEG 4 코덱을 쓰더라도 비트 전송률을 올려 MPEG 2와 비슷한 화질을 가지면서도 더 작은 용량으로 담을 수 있게 된다.
AOD의 일부 형식은 블루레이와 비슷하다. 12cm의 디스크 크기나 405nm의 청색 레이저를 써서 기록 밀도를 올린 것, 초당 데이터 전송률이 36MB인 점 등은 같다. 하지만 AOD가 블루레이와 다른 차이점은 DVD 호환을 염두에 둔 규격이라는 점이다. 비록 단일 레이어일 때 프레스용 15GB와 기록용 20GB, 더블레이어일 때 프레스용 30GB와 기록용 40GB로 기록 용량이 조금 적게 느껴지기는 해도 DVD와 똑같은 미디어 형식과 픽업 규격을 갖고 있어 어떤 DVD도 읽고 쓸 수 있다. 덮개 층도 DVD와 똑같은 0.6mm를 쓴다.
AOD가 이미 DVD 포럼으로부터 읽기 부분의 차세대 광 기록 규격으로 인정받은 데에는 DVD와의 호환성이 크게 작용했다. DVD 장비의 일부만 바꾸면 곧바로 AOD 디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비용을 줄이면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데 동의를 받은 것이다. 또한 이전에 쓰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써서 HD 영상을 담아내는 데다가 블루레이보다 더 작은 장치를 만들 수가 있어서 PC 기록 장치로 알맞다.

■ 2005년은 이렇다
블루레이와 차세대 기록 장치 시장을 다투고 있다. 블루레이에 굵직굵직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것에 비해 AOD를 제안한 도시바와 NEC를 빼면 내세울만한 협조자가 없어 보인다. 그렇더라도 AOD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중소 하드웨어 업체들이 뒤를 받치고 있고, 벌써 읽기 규격은 DVD 포럼의 인증을 받아 영상 미디어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DVD와 호환이 되는 것도 이점이지만 AOD 관련 상품이 많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디스플레이 display
Keyword 1. 어떤 각도에서도 선명한 유기 EL

휴대폰이나 PMP, 디지털 카메라, 모니터, TV 등 TFT LCD가 쓰이는 범위는 매우 넓다. TFT LCD는 열에 반응해 뒤틀리는 액정의 분자 구조를 이용한 것으로 전자파가 거의 없고 얇게 만들 수 있는 덕분에 수많은 디지털 장치의 디스플레이로 쓰여 왔다. 하지만 TFT LCD는 분자가 휘는 방향에 따라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야각 문제와 액정의 반응 속도가 늦어 게임처럼 빠른 화면 처리가 어려운 단점을 지니고 있다.
TFT LCD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유기 EL이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라고도 불리는 유기 EL(organic electroluminescence)은 색깔을 내는 유기 화합물이 반응해 빛을 내는 방식이다. 유기 EL 발광이 최초 관측된 것은 1953년이고, 직류에서 발광이 확인된 1963년 이후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뒤 이스트만 코닥이 1987년 낮은 전압에서 작동하는 고휘도 유기 EL 소자를 개발해 유기 EL의 기본 특허를 취득했다. 그 뒤에도 휘도가 더 높고 응답 속도가 빠른 유기 EL이 연구되다가 1997년 파이오니아가 자동차의 FM 문자 방송 수신기에 최초로 적용했다.
백 패널에서 쏜 빛을 컬러 필터에 통과 시켜 색을 만드는 TFT LCD와 달리 유기 EL은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고 색을 만든다. 유기 EL 소자는 음극와 양극(cathode)에 유기물, 기판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소자에 전기가 공급되면 양극에서 생긴 전공과 음극의 전자가 유기물 층에서 결합하면서 에너지 차이에 따라 빛을 나타낸다. 재료에 따라 고분자와 저분자 유기물이 있고 층 두께는 100nm 안팎이다.
유기 EL은 수동과 능동으로 구동한다. 수동형은 음극와 양극 사이에 유기 EL을 두어 신호에 따라 순차적으로 빛을 내게 하지만, 능동형은 유기 EL 픽셀 사이에 박막 트랜지스터(TFT)를 넣어 각 소자가 따로 빛을 낸다. 수동 유기 EL은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지고 능동형은 크기가 큰 디스플레이용으로 만들고 있다.
유기 EL은 휘도가 높은 빛을 만드는 덕분에 밝은 곳에서도 선명하다. TFT LCD는 액정의 분자 움직임에 따라 특정 각도에서 보이지 않지만 유기 EL은 어떤 각도에서도 선명하다. 또 액정의 변화를 기다릴 필요가 없는 덕분에 응답 속도도 빠르고 TFT LCD보다 제조 공정도 적다. 백라이트를 쓰지 않으므로 전기도 덜 먹고 얇아서 휴대용 디지털 장치에 쓰기가 좋고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도 손색이 없다.

■ 2005년은 이렇다
유기 EL은 재료나 구동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뚜렷하다. 저분자는 생산을 할 수 있는 대신 크게 만들기 어렵고 고분자는 고휘도 빛을 내지만 재료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수동형은 값이 싸고 제조 공정이 단순한 대신 전력을 많이 쓰고, 능동형은 큰 화면을 만드는 대신 비싸다. 유기 EL은 그 특성에 맞춰 개발되고 있고 참여 업체도 많아 2005년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Keyword 2. 수백만 개의 거울로 만드는 DLP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디스플레이를 찾는 건 쉽지만, 아직도 일반 LCD 프로젝션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DLP도 프로젝션의 한 방식이지만 할로겐램프를 LCD에 통과시키고 그 빛을 렌즈로 확대해 스크린이나 유리면에 화상을 띄우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DLP는 1987년 텍사스 인스투루먼트가 개발한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를 이용해 화면을 띄우는 것인데, 렌즈를 통과해 확대된 화면을 스크린이나 유리면에 만드는 것은 똑같다.
DLP의 핵심 장치인 DMD는 75만개 이상의 초소형 거울 소자가 촘촘히 박혀 있는 모듈이면서 프로세서다. 한 마디로 입력된 데이터에 맞춰 거울을 어떻게 조작할 지 처리한다. DMD의 거울 크기는 16㎛인데, 거울 하나가 화소 1개라고 보면 된다. 이 거울은 ±10도로 기울어지면서 빛을 반사해 렌즈로 보내는 역할을 맡는다.
DMD는 자체 발광하거나 빛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색이 들어간 빛을 보내 주어야 한다. 외부 램프는 빛을 내보낼 수는 있어도 색을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에 DMD 앞에 RGB 필터 휠을 돌려서 색을 만들게 된다. 빠르게 회전하는 RGB 필터를 통해 들어간 빛을 DMD가 1초에 50만번 이상 움직이면서 색 조합을 해 영상을 띄우게 된다.
거울을 이용해 영상을 표시하는 DLP는 40인치 이상 대형 화면을 보여주면서도 값은 LCD나 PDP에 비해 훨씬 싸다. 램프 빛의 90% 이상을 반사하므로 원본 색감을 잘 표현하고 반응 속도가 매우 빨라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보여준다. DLP는 프로젝션 TV나 프로젝터 형태로 만들어지지만 두께나 부피를 더 줄일 수 있고 빛과 거울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명이 매우 길다. 다만 밝기가 1천 안시 정도로 조금 낮은 게 흠이다. DLP는 프로젝션과 TV 형태로만 만들어지지만 PC와 연결해 쓸 수 있다. 최대 1,280×960의 해상도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가전 PC의 디스플레이로도 손색없다.

■ 2005년은 이렇다
향후 예측이 가장 엇갈리는 게 DLP다. 얼마 못가 없어질 기술이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LCD나 PDP와 함께 CRT의 수요를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혼란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큰 화면에 빵빵한 사운드의 홈시어터를 값싸게 장만하는 데 DLP만한 솔루션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DLP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DLP의 가격 경쟁력은 50~60인치 급에서 TFT LCD나 PDP보다 좋아 지속적인 수요가 이어질 것이다.
Keyword 3. 픽셀 하나하나가 모두 CRT인 FED

발광형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은 각 소자가 직접 빛을 표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PDP나 LED, VFD, 유기 EL, FED 등도 모두 소자가 발광하는 디스플레이들이다.
이 중에서 양자 역학을 이용한 FED(field emission display)는 아직 생소하게 여길만한 표시 기술이지만 지금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다. FED는 CRT와 평판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고루 갖춘 표시 장치로 CRT처럼 전자 빔을 쏴 빛을 내면서도 평판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FED는 1960년대부터 연구가 됐지만 부품 소재의 과학화가 늦어져 1980년 후반에서야 프랑스 국립 연구소 레티(LETI)에서 관련 구조와 부품, 형광체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최고의 컬러 FED는 1993년 레티의 관련 특허를 받은 픽셀 인터네셔널이 만들었고 최근 국내에서도 FED 관련 기술 특허가 부쩍 늘 정도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연구되고 있다.
FED 작동 방식은 어떻게 보면 CRT와 똑같다. CRT는 커다란 RGB 전자총으로 진공 유리 안에 쏴 빛을 표시한다. 이 원리를 아주 작은 공간 안에서 구현한 것이 FED다. FED는 강한 전기장을 받은 금속이나 반도체 표면에서 진공 형태로 나오는 터널링 냉전자들을 RGB 형광체에 충돌시켜 빛을 만들어낸다. FED는 스페이서로 만들어진 작은 진공 공간(100~2,000㎛)안에 위와 아래에 각각 형광판과 음극판(cathode)을 두고, 음극판 위에 있는 미세 방사체(emitter)에 5kV/㎛ 이상의 전계를 가했을 때 방출되는 전자가 위쪽 형광체 픽셀을 때려 발광하게 만든다. 초기 방사체 크기는 1~10㎛이었지만 지금은 40나노미터 이하의 마이크로팁을 거쳐 최근에는 탄소나노튜브(CNT)를 쓰고 있다. FED 패널의 한 픽셀은 이런 방사체가 수천~수만 개로 이뤄져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FED가 가지는 장점은 얇은 두께만이 아니다. CRT처럼 천연색이나 색 순도가 높다. 휘도가 높고 응답 속도는 LCD의 1천배나 빠른데다가 10% 방사체가 소실되어도 화소가 정상적으로 나온다. LCD처럼 액정을 쓰는 게 아니어서 시야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전력을 조금 쓰고 공정 비용도 싼 편이다. 한번에 여러 장을 생산할 수 있고, TFT LCD나 유기 EL이 표시하지 못하는 높은 해상도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노트북이나 TV, 모니터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FED 디스플레이를 쓴 양산 제품이 나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FED는 PDP나 LCD 이후를 생각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데다가 수명이 긴 형광체와 관련 장비 개발 등 아직까지 연구 되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 60인치급 디스플레이까지 개발된 상태지만 2005년 디스플레이 관련 전시회에서는 30~38인치급 디지털 TV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컬러 & 디지털 이미지 color & digital imaging
Keyword 1. 빛처럼 빠르게 뽑아 내는 컬러 레이저

인쇄를 많이 하는 사무실에서는 출력이 빠르면서 조용하고 장당 인쇄비용이 낮은 레이저 프린터를 쓴다. 1분에 15~20장을 뽑아내고 새 토너를 끼우면 한동안 인쇄 못할 걱정을 붙들어 맬 수 있는 덕분에 빠르게 뿌리를 내렸던 것이다. 더구나 레이저 프린터가 스캐너를 갖춰 복사와 팩스가 되는 복합기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더욱 역할이 커졌다.
값싼 레이저 프린터와 복합기의 다음은 컬러 레이저 프린터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여러 색이 들어간 차트를 써서 문서를 만들고 보니 이제는 컬러 문서를 뽑아야 할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컬러 잉크젯을 써서 뽑을 수는 있지만, 잉크젯이 디지털 사진 인화 장치로 바뀌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문서의 정교함이나 속도를 원하는 사무 환경에는 쓰기가 어렵다. 결국 빠르게 뽑을 수 있는 컬러 레이저가 또 다른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레이저 방식은 양 전하와 음 전하가 끌어당기는 원리를 이용한 인쇄 방식이다. 쉽게 말해 겨드랑이에 책받침을 끼워 문지른 다음 종이 조각에 대면 책받침에 종이가 들러붙는 것을 응용한 것이다. 레이저 프린터에서 책받침은 드럼, 종이 조각은 토너가 그 역할을 맡는다. 겨드랑이 역은 당연히 레이저 빔의 몫이라 여기겠지만 사실 그건 아니다. 레이저 프린터의 드럼은 충전롤러로부터 -를 띄는 전하를 받기 때문이다. 레이저 빔의 역할은 드럼에 붙은 음 전하를 떼어내는 것이다. 그 뒤 드럼이 토너를 만나면 그 레이저 빔을 받아 전하가 떨어져 나간 자리를 음 전자를 가진 미세 토너가 채운다. 음전하가 남아 있는 곳은 토너가 묻지 않는다. 토너를 묻힌 드럼은 양 전하를 가진 종이 위를 지나가다가 토너와 보이지 않은 음전하를 옮겨 놓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종이 위에 있는 음전하는 히트 롤러와 압착 롤러로 용해해 없애 버리면 인쇄가 되는 것이다.
컬러 레이저 방식은 이 과정을 CMYK로 나눠 4단계에 걸쳐 인쇄한다. 레이저 프린터는 잉크젯처럼 한꺼번에 잉크가 나오는 게 아니므로 한 색씩 입히면서 색을 만든다. 이때 종이는 롤러에서 왕복 운동만 하고 카트리지 전체가 회전을 하면서 컬러 토너를 종이에 옮긴다.

레이저 프린터의 작동 원리
① 프린터 엔진 - PC에서 인쇄 명령을 내리면 그 데이터를 비트맵으로 바꿔 읽어온 뒤 그것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서 빛을 쏜다.
② 회전 거울 - 엔진에서 쏘아 보낸 빛을 반사한다. 4각 또는 6각형으로 이워진 단면이 1분에 20,000~30,000번 회전하면서 빛을 OPC 드럼에 반사시킨다.
③ OPC 드런- 엔진에서 쏘아 보낸 빛이 드럼 표면에 닿은 부분은 -전화가 떨어져나가면서 +전하로 바뀐다.
④ 토너 - 양(+)전하로 바뀐 부분에 달라붙은 토너 가루가 들어 있다. 토너는 고분자 수지와 산화철이 혼합된 아주 작은 분만(머리카락의 1/20 정도)이다.
⑤ 광학 시스템 - 회전 거울에서 반사된 빛을 통과시켜 OPC 드럼에 보낸다.
⑥ 히트 롤러와 가열 롤러 - 토너가 묻어 있는 종이가 압력과 열로 밀착시킨다. 그러면 토너가 완전히 종이에 달라붙는다. 이때 150~200도의 열이 생긴다.
⑦ 진화 실린더 - 토너를 OPC 드럼에 공급한다. 자성을 띠는 실린더는 토너를 끌어당겨와 실린더 표면으로 전달한다.

■ 2005년은 이렇다
아직 컬러 레이저 프린터가 완벽하게 사진을 뽑아내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아니지만, 프레젠테이션이나 기타 업무에 필요한 만큼 컬러 문서를 충분히 뽑고 남는다. 프린터 업체들도 비교적 싼 5,60만원대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앞 다퉈 내놓고 있어 소비자들이 한발 더 가까이 서게 됐다. 주요 이용층이랄 수 있는 기업들은 이전에 쓰던 레이저 프린터를 대체하기보다 보완적인 입장에서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쓰는 등 2005년에는 비교적 많은 컬러 문서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eyword 2. PC없이 사진을 뽑는 포토 프린터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는 필름 카메라처럼 사진관에서 사진을 뽑을 필요가 없다. 온라인 인화 서비스를 써서 사진을 받아보거나 포토 프린터에서 직접 뽑기도 한다. 이처럼 사진을 뽑아 보려는 데에는 보관보다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는 이유가 더 크다. 다른 사람과 찍은 디카 사진을 빨리 공유하려면 그만큼 인화가 빨라야 하는데 집에서 뽑는 것만큼 빠른 것은 사실상 없다.
이런 이유로 포토 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포토 프린터는 사진을 뽑기 위해 성능을 더 강화한 프린터다. 포토 잉크젯 방식은 컬러 잉크젯 프린터와 똑같이 작동하지만, 더 좋은 사진을 뽑기 위해 노즐과 잉크 수를 늘려 더 깊고 세밀하게 뽑아준다. 잉크젯 포토 프린터 외에도 처음부터 사진 인화를 생각하고 만든 염료 승화형 프린터도 있다.
다음 세대 포토 프린터는 완전히 독립형으로 만들어진다. PC가 없어도 디카나 메모리 카드만 있으면 인화한다. 더 좋은 사진을 뽑는 데 필요한 알고리즘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에 포토 프린터는 작은 인화 시스템으로 거듭난다. 독립형 포토 프린터는 말 그대로 PC 없이 인화를 하는 프린터다.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를 입력하면 프린터가 저절로 인화를 하는 게 아니라 원본에 가까운 사진을 얻도록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는 프린터다. 즉, 포토 프린터가 이미지 입력부터 이미지 컬러 매칭 기술과 출력까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포토 프린터는 메모리 카드 리더에서 이미지를 읽어 인화한다. 요즘 포토 프린터는 비싼 메모리 카드 리더 대신 USB 형태로 된 픽트브리지를 채택하고 있다. 픽트브리지는 디카를 포토 프린터에 연결해 곧바로 사진을 뽑는 것인데, 디카의 액정 모니터에서 사진을 확인한 다음 인화 버튼을 누르면 프린터가 사진을 뽑는다. 명령은 디카가 하고 마무리는 포토 프린터가 하는 셈이다. 포토 프린터에 EXIF 프린트나 프린트 이미지 매칭 같은 알고리즘이 들어 있어야 디카에서 찍은 이미지와 거의 비슷한 사진을 뽑아낸다.

■ 2005년은 이렇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05년부터 사진을 뽑아보는 가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해 2008년에는 전체 인화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수치는 앞으로 가정에서 뽑는 사진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고 관련 제품이 쏟아진다는 의미인데 그런 생활 패턴을 이끌어 가기 위한 포토 프린터의 변신을 기대할 수 있다. 포토 인화 기술을 포함한 포토 프린터는 단순한 PC 주변장치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디지털 가전 제품의 성격을 가진다. 프린터라는 사무적이고 딱딱한 디자인에서 벗어난 포토 프린터는 집안 어디에 두어도 좋은 크기와 디자인으로 이용자를 유혹한다. 포토 프린터의 디자인 변화는 잉크젯이나 염료 승화와 같은 방식을 따지지 않고 더 고급스럽고 작으면서 센 능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Keyword 3. 얇게, 더 얇게 만드는 스냅샷 디카

사진에 어지간히 욕심이 많은 이라면 대개는 렌즈를 교환에 쓸 수 있는 DSLR을 사겠지만, 어디든 돌아다니면서 가볍게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에게는 기능보다는 무게와 크기에 더 신경 쓴다. 꺼내자마자, 혹은 스위치를 켜자마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카를 원하는 것이다. 핸드백 속에 넣고 다니다가 필요한 때에 꺼내 한 손에 쥐고 셔터만 누르면 선명한 이미지를 잡아주는 디카를 컴팩트 디카와 구분해 ‘스냅샷 디카’라고 부른다.
주로 여성이나 업무에 바쁜 사람들이 찾는 스냅샷 디카는 두께라 해봤자 2cm도 되지 않아 핸드백이나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기 좋고 스위치를 켠 뒤 셔터를 누를 때까지 1~2초 밖에 걸리지 않는 것도 매력이다. 기능을 단순화 할 수밖에 없는 게 조금 아쉽기는 해도 이용자를 위한 놀랄 만한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보통 큰 것을 작게 만들 때는 부품의 크기를 줄이거나 기능을 통합한 다른 부품으로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 디카는 CCD나 LCD 등 모든 부품의 크기를 줄일 수 있지만, 렌즈 부분의 두께는 줄이기는 힘들었다. 거리와 초점을 조절하는 데 써야 할 렌즈는 1개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기능이 다른 렌즈를 여러 겹으로 놔야 하기 때문에 그 두께가 만만치 않던 것이다. 결국 렌즈를 얼마나 가늘게 만드느냐가 더 작은 디카를 만드는 해결책인 셈이다. 렌즈의 두께를 해결한 것은 슬라이딩 줌과 이너 줌이다.
슬라이딩 줌은 디카를 쓰지 않을 때는 렌즈부의 일정부분을 다른 부분으로 옮겨 놨다가 디카를 작동할 때 원래의 위치로 가져다 놓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렌즈를 디카 안쪽으로 쏙 넣을 수 있어서 얇은 디카로 만들 수 있다. 보통 렌즈가 앞으로 튀어 나오는 심동식 디카가 슬라이딩 줌을 쓰고 있다.
이너 줌은 심동식처럼 렌즈가 튀어 나오는 게 아니다. 디카 안 쪽 공간에 렌즈들을 수직으로 배열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반사해 바닥에 있는 CCD로 보내는 것이다. 바다 아래서 수면 위를 보는 잠망경과 같은 원리다. 줌도 안쪽에서 이뤄지는데 렌즈가 앞뒤로 조절되는 디카와 달리 이너 줌은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조절한다. 이너 줌은 렌즈 작동 대기 시간이 없어 켜자마자 곧바로 쓸 수 있다.

■ 2005년은 이렇다
사실 2005년은 100만원대 이하의 DSLR도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보다 쓰기 쉬운 스냅샷 디카의 대세도 막기 어려워 보인다. 컴팩트 디카나 DSLR보다 인지도가 떨어지고 제품이 많지는 않아도 요즘 들어 더 작고 파격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이 연달아 나오는 것은 이용자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network
Keyword 1. 곱절 빠른 속도와 전송 거리, 108Mbps 무선 랜

100Mps 유선 랜이 흔할 때 나온 초기 무선 랜(802.11b)은 2.4GHz 공용 주파수를 쓰면서 11Mbps로 데이터를 전송했지만, 완벽하게 그 속도를 보장하지 못했다. 비용 대비 성능을 따졌을 때 큰 효율을 느끼기 어려웠고 높은 관심에 비해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뒤 54Mbps로 속도를 올리고 전송 거리를 늘린 802.11g가 발표되고 나서야 무선 랜이란 게 쓸 만해졌고 실제로 쓰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그래도 더 빠른 속도를 원하는 게 당연지사. 더 빠른 무선 랜 기술을 적용한 108Mbps 무선 랜을 기다린 보람을 이제 곧 찾게 될 것이다.
똑같은 801.11a/g(b는 제외) 규격이라 하더라도 애서로스의 수퍼 G나 시스코의 듀얼 밴드를 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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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아 정말 좋은정보 잘 읽었습니다^^
emoticon_002 다양한 정보 잘 봤습니다.^^
와~ 길지만 알찬 정보! 시간 날때 다시 읽어야겠어요

우리나라에선 아무 문제가 없는것입니다. ^_^

한가한 시간이 계셨나 보네요. emoticon_014
돈 벌이 되죠. 그러니까 기회+운+공란(?)을 잡으려는 사람이 많이(많이=중요)있겠죠.
그러나 그것에 용기를 걸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저는 운좋게 벗어나는 방법은 모르지만 확실히 걸릴 수 있는 것은 알 수 있어요. emoticon_017
돈이 많아 걱정이 없는분 + 비상시 물건을 버릴 수 있는 분은 후자 교육합니다. emoticon_101
(강좌 1)
남들과 같은 평범한 행동은 삼가합니다 =>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다시 뒤돌아 보는 행동을 버릇화 합니다. 즉 옛날 영화 장면의 첩보원 행동같이... emoticon_094
돈 벌이 되죠. 그러니까 기회+운+공란(?)을 잡으려는 사람이 많이(많이=중요)있겠죠.
그러나 그것에 용기를 걸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저는 운좋게 벗어나는 방법은 모르지만 확실히 걸릴 수 있는 것은 알 수 있어요. emoticon_017
돈이 많아 걱정이 없는분 + 비상시 물건을 버릴 수 있는 분은 후자 교육합니다. emoticon_101
(강좌 1)
남들과 같은 평범한 행동은 삼가합니다 =>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다시 뒤돌아 보는 행동을 버릇화 합니다. 즉 옛날 영화 장면의 첩보원 행동같이... emoticon_094

헉...그러다 걸리면 아작 납니다..
인생이...
인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