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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외면당하는 '한글도메인', 시장이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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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격차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가 표류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같은 한글 키워드를 주소창에 입력하더라도 업체별로 서로 다른 홈페이지에 접속되는 현상이 생기면서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한글 키워드 서비스는 주소창에 한글을 입력하면 중간에서 이를 영문 도메인으로 바꾸어 원하는 사이트로 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싶을 때 주소창에 'www.president.go.kr'이라는 영문 도메인 주소를 입력하는 대신 간단히 한글로 '청와대'라고만 쓰면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이 가능하다.


어렵고 복잡한 영문 도메인에 비해 훨씬 간편한 방식이다. 때문에 영어를 모르더라도 한글만 알면 바로 각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어 언어 문제로 인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던 계층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기대를 모았던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 그러나...


그러나 한글 키워드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영문도메인처럼 한글 키워드를 입력하면 일정한 규약에 의해 항상 같은 사이트로 이동해야한다. 똑같은 주소를 써넣어도 상황에 따라 목적지가 달라진다면 주소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내에서 같은 한글 키워드를 입력하더라도 목적지가 달라지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학원'이라는 한글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원래는 특정학원 홈페이지로 이동하던 것이 최근에는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거나 그냥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한글 주소에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한글 키워드는 고정 불변의 주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글이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국제주소체계가 아니기 때문에 한글키워드는 영문 도메인처럼 최종 주소가 될 수 없다. 한글키워드 서비스라는 것도 좀더 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주소창에 한글을 입력하면 중간에 이를 영문도메인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누가 어떤 방식에 따라 영문 도메인으로 바꿔주느냐에 따라 같은 한글 단어를 입력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던 셈이다.


사용자들이 그동안 불편을 거의 느끼지 못했던 것은 국내 한글키워드 서비스 시장을 넷피아(대표 이판정)라는 업체가 거의 독점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넷피아가 독점적 서비스를 할 때는 주소창에 한글 단어를 입력하면 이 업체에 등록된 동일한 사이트에 항상 접속이 됐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네임즈, 유비즈커뮤니케이션즈 등 경쟁업체가 출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한글 키워드 선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어떤 업체의 방식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한글 단어를 입력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체제로 되면서 오히려 이용자 불편 가중


국내에서 최초로 한글 키워드 서비스를 시작한 넷피아는 각 초고속인터넷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서버에서 한글 키워드를 영문 도메인으로 바꿔주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에 반해 디지털네임즈와 유비즈는 사용자 컴퓨터에 한글을 영문도메인으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를 까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디지털네임즈나 유비즈는 벅스뮤직 등 가입자 기반이 큰 인터넷 업체와 제휴를 맺고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배포했고, 이를 컴퓨터에 설치한 사용자는 넷피아 서비스 대신 다른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 따라서 예전처럼 특정 한글 키워드를 입력해도 넷피아 서비스와는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넷피아 독점 시절 높은 접속률을 보고 고가에 한글 키워드를 등록한 홈페이지 운영자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네피아의 한글 키워드를 구입한 김상범(42. 가명)씨는 "1000만원을 들여 인기 키워드를 구입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접속률이 눈에 띄게 떨어져 사용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며 "그런데도 등록 연장을 위해서는 매년 1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마음 같아서는 그냥 포기하고 싶지만 지금까지 투자한 엄청난 등록비 및 연장비용 때문에 속만 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판정 넷피아 사장은 "한글인터넷 주소에 대해 전혀 투자를 하지 않은 일부 업체가 인터넷 질서를 파괴하는 프로그램을 배포해 넷피아에 한글 인터넷 주소를 등록한 고객들의 소중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네피아 고객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디지털네임즈 관계자는 "한글 키워드 시장에서 서비스 방식을 놓고 벌어지는 업체간 기술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며 "어떤 방식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느냐는 이용자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업체들간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시장이 경쟁체제가 되면서 오히려 이용자들의 불편이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시골두부'라는 식당 홈페이지의 한글 키워드를 등록하려고 한다면 예전에는 넷피아 한 곳에만 등록하면 됐지만 이제는 디지털네임즈 등 여러업체에 모두 '시골두부'라는 한글 키워드를 등록해야만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게 되는 상황이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등록비용도 여러 업체에 모두 내야해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시장 자체를 죽이는 이상한 경쟁


가장 큰 문제는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유명 기업이나 유명인, 관공서 홈페이지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글 키워드가 인터넷 주소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네티즌들이 이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글 키워드 대신 그냥 검색 엔진을 이용하거나 즐겨찾기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글키워드 등록자들도 접속률이 낮아지면서 한글 키워드의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이 더욱 문제다. 애초에 한글 키워드 사업이 민간 서비스로 시작됐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하나의 표준을 강제할 수 없어 영문 도메인처럼 한글 키워드에 유일성을 보장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인 ICANN을 통해 도메인 체계로 표준화된 것은 '한글.com' 이나 '한글.kr' 형태의 한글 도메인이 있으나,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I-nav'라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하고 한글 키워드 방식에 비해 '.com'이나 '.kr'을 더 입력해야하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다소 불편하다.


방법은 한 업체가 경쟁을 통해 한글 키워드 시장을 평정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지금처럼 업체들간 '제 살 갉아먹기 식' 경쟁이 계속된다면 인터넷 주소 한글화는 극소수 인터넷 사이트에만 적용되는 서비스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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