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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 비생산적인 부지런함 정보

트위터 - 비생산적인 부지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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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쓰며 여러 한계를 발견했지만,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점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바쁜 사고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부지런함'이 별로 생산적인 과정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문제점을 발견하면 더 많은 정보를 찾고 차분히 생각하면서 문제의식을 키울 수 있었다. 며칠, 때로는 몇 주나 몇 달이 걸리던 이 과정을 트위터는 몇 분으로 바꿔놓았다. 문제점을 발견하면 즉시 140자로 '분출'한 후 새로운 이슈로 달려가게 만든 것이다.

트위터는 내게 '많이' 생각하게 했을지는 모르나, '깊이' 생각하게 하지는 못한 것 같다. 깊은 글을 쓰기는 더 어려워졌다. 독자들 가운데 트위터 이후 블로그를 방치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 생각과 태도가 '인스턴트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의식을 축적하고 심화시키기보다 '해소'하는 선택을 했고, '트친'들의 실시간 반응은 즉각적이고 과장된 만족감을 선사했다. '세상을 바꾸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집에 누워서, 혹은 밥수저를 놀리면서 '간편히' 세상을 바꿀 수 있는데, 왜 세상은 이렇게 한심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걸까.

트위터의 매력과 장점을 모르지 않는다. 다른 방식으로는 말을 건네는 것이 불가능했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놀라운 '익명의 선의'도 확인하게 해 주었다. 작은 물건을 찾는 것에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감동적인 장면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올려주는 음악과 영상에 황홀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내 능력에 어울리지 않는 매체였다. 나는 트위터 이전의 게으른 자신으로 돌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트위터가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더 멍청하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트위터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느긋하게 살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인들을 잠시도 쉬지 못하게 하는 강박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적은 책장을 넘기고 있다'는 불안감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 놓고 쉴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적은 '트위터질'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 기사전문 :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101221142114053


기사전문은.. 위 발췌부분의 5~6배 분량으로 마이 깁니다.. 맑은 정신일때 함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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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저도 어제 읽다가 길어서 대충(?) 봤는데 제목이 참 좋습니다.
아직 트위터 안하는 1人 입니다. (따라가기 힘들기도 하구요 ㅡㅡ;;;)
저도 이제 트위터를 사용한지 일주일 정도 됩니다.
확실히 비생산적인 부지런함이 발생하는건 맞는것 같습니다.
어차피 하나의 트렌드이기에 경험해 본다는 개념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확실히 비 생산적인 면이 좀 크긴 하지요..
하다보면 그냥 아무생각없이 하게 된다는..

그냥 뒤쳐지지 않기위한 몸부림의 하나랄까요? ㅎㅎ
저도 요즘 유행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진 않지만

가만히 보면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연예인이나 아나운서, 이외수님 같은 영향력있는 분들에게나
유리하고 평범한 사람들에겐 그다지 큰 의미는 없을듯해요.

고만고만한 무리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더들이나 동호회를 운영하는 분, 영업쪽 계통의 사람들
에게는 좋은 소통수단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머지 평범한 사람들은 들러리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에요.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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