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년이 그제 비오고 바람 부는날 문앞에서 울었답니다.
후다닥 뛰어나가 현관문을 열었더니 나갔을 당시 그대로 넥타이 한 상태로 눈만 동그랗게
절 쳐다보고 있더니 내가 '호야~ 들어와~' 그랬더니 잠시 머뭇 거리다가
후다닥 다시 도망가 버렸습니다.
(후한이 두려웠던 것일까요?)
 
그러더니 길냥이마냥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내가 부르는거 뻔히 알면서도
완전 처음보는 사람처럼 도망쳐 다닙니다.
정말 애타게 몇날 며칠을 동네를 돌면서 애타게 불렀는데도 대답한번 안하고...
 
공주처럼 저를 얼마나 애지중지 예쁘게 키우고
나 간식 사먹을 돈은 아까워도 강호년 생선캔이랑 닭가슴살 육포는 절대 떨어지지 않게
꼬박꼬박 사먹였을 정도로 정말 호위호식 하면 키웠건만...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하루 아침에 쌩을 까는것일까요...
 
배신감 느낍니다 정말..
 
어제도 쓰레기 봉투 뜯고있는걸 발견하고
강호년이 환장했던 런치캔 하나 따주고 유혹을 했는데도 도망가버리고..
 
오늘도 내가 부르는걸 알면서도 그냥 가버립니다.  ㅜ ㅅ ㅜ  ( 망할 괭이년..)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 말로는 주인이 부르면 대답하고 온다는데
왜 이년은 도망만 다니는 것일까요...
현관문 앞에까지 온것도 갑자기 비오고 먹을것 없으니까 들어오려고 했다가
문득 나를 보니 보복이 두려워 다시 튄것 같은 느낌입니다.
 
뭔가 나에게 삐쳐서 이렇게 쌩까는 것이라고 하던데...
삐칠만한 건더기를 생각해보니 한 10일 전에 종합 기생충약 사러 동물병원에 가는데
몸무계가 훨 많이 나가는 곰만 데리고 나갔었는데
(몸무계가 나가는만큼 약을 주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나가는 놈이 유리했거든요.)
그때 잘 울지도 않던 괭이년이 그날은 하염없이 울었거든요.
 
그때문일까요?
그 괭이년이 삐쳐서 방황하는 것이..
 
그 괭이년 때문에 근 5일 넘게 잠도못자고 찾아다니고 속태우고 운것을 생각하면
너무너무 배신감 느껴 더이상 찾고싶지도 않지만...
 
망할.. 밖에서 괭이소리 비슷한 소리라도 나면 후다닥 튀어나가는 것 때문에라도
이년을 꼭 잡아야 마음편히 생활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요.
(잡으면 두번다시 나가지 못하게 초죽음을 ... 부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