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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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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엄마 폰으로 저녁 늦게 택배 갈건데 집에 있느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마침 택배 받을게 하나 있긴 해서 집에 있다고 오시라 하고 끊은 것 같은데,
감감무소식입니다.
지운엄마는 미인도 아니면서 잠꾸러기라 9시 넘으면 잠들어야 되는데,
택배 기다리느라 9시가 넘어도 잠을 못자고 있었습니다.
내가 받아놓으마 했더니, 냉장고에 넣어둬야 하는 거라 자기가 받아야 된답니다.
택배 아저씨한테 전화를 해봅니다.
아저씨가 그냥 뚝 끊습니다. 뭐지? 하고 5분여를 다시 기다리는데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신종 사기 같은 건가?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세상이 워낙 흉흉해서... ^^;;
그러던 차에 지운엄마가 갑자기 아! 엄마네 집으로 온 택밴가? 하면서 다시 전화해보니 장모님 댁이 맞답니다.
장모님은 마실을 나가셨고, 집에는 아무도 없던 터에, 그저 우리집 택배려니 하고 집에 있다고 했었는데...
뒤늦게 그쪽도 사태파악이 됐는지 화가 나서 뭐라뭐라 하는 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넘어 제 귀까지 들어옵니다.
짜증날 법도 하지. 하고 그냥 가만 있는데, 지운엄마가 죄송하다 하는데도 그칠 줄을 모릅니다.
힘든 일 하다가 짜증이 나서 잔소리 한두마디 하는게 아니라, 이건 아무래도 여자라고 막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전화 바꿔 달래서 무슨 일이시냐 하니까, 뭐라뭐라 하던 목소리가 그치고 아저씨한테 전화한 거 아닙니다. 하고 끊습니다.
전화 끊고 나니 갑자기 장모님이 걱정됩니다.
지운엄마가 택배 아저씨랑 다시 통화하기 전에 장모님하고 통화가 돼서 집으로 들어가시는 길이었는데,
험한일이라도 당하실까? 갑자기 걱정이 되더군요.
주머니에 오천원 짜리 한장 챙겨서 지근거리인 장모님 댁으로 향합니다.
별일 없으면, 그래도 이 시간까지 고생하시는 택배기사님 담뱃값이라도 챙겨드릴 요량이었습니다.
서둘러 옷 챙겨입고 쓰래빠 질질 끌며 장모님 댁으로 뛰어가는데,
지운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택배 문 앞에 놓고 갔다니까 잘 있는지만 봐달라 합니다.
장모님 댁 앞에 도착해보니 택배상자 하나만 덩그러니 있고, 아직 장모님은 안 오셨습니다.
장인어른이 옥수수를 택배로 보내셨는데 받는 사람 전화번호 중에 지운엄마 번호도 있었네요.
그제야 사태파악이 완전히 되더랍니다.
한 여름 밤의 과실비율 50 대 50 짜리 배달사고였습니다. 서로 착각했던 거죠.
그래도 왠지 저희가 더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그냥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뭔가 밋밋한 장문이 되어버렸습니다. ^^ㅎ;;
덥습니다. 모쪼록 쾌적한 밤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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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좋은거면 나눠 먹어요..^^

중고 옥수수 인듯요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