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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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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게에 글쓰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나이 먹은 탓인가 봅니다. 예전엔 참 거침 없었는데 말이죠.

SNS도, 다른 커뮤니티도 잘 안하는 입장으로 작금의 상황이 참 거시기합니다.

 

가끔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글을 접하거나, 일과 관련된 피드백을 받을 땐 한 마디 거들기도 하고 대꾸도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않으니?) 아쉽습니다.

 

 

회사생활은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미욱하고 미숙하여 부대끼는 날도 많지만, 제가 부족한 탓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전엔 심리상태가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 같았다면, 이젠 조금은 중심이 잡혀가는 느낌입니다.

 

대견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내가 아는 꼰대들 (나이를 떠나)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던 걸까? 싶어, 중심이 잡혀간다는 것이 발이 묶여 생각까지 묶이는 것인지, 원숙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서 그렇습니다.

 

그저, 내가 해야할 일을 하자라는 생각으로 이 아리송한 시기를 버티고 있습니다.

소신이랄까요. 아집이랄까요.

 

 

꺼내기 조심스럽지만, 이번에 바꾼 로고 얘기도 좀 꺼내보고 싶네요.

사장님조차도 별로 마음에 안 들어하셨던 그 로고 말입니다. ㅎㅎㅎ

 

제 나름대로 디자인 결과물에 대해 고객의 반응을 결정하는 기준이 하나 있는데요.

좋다, 좋은 것 같다, 괜찮다 이런 말들은 썩 좋은 반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그냥 우와~뿐이죠.

 

이번 로고는 우와~가 아니라, 아... 이걸 꼭? 이었습니다. ㅎㅎㅎ

의논이 계속 오갔고, 동의와 번복, 설득과 거절이 몇 차례 계속됐습니다.

그 와중에 이 일을 꼭 해야 하나 자신조차 회의가 일기도 했었습니다.

로고 하나 바꾼다고 대단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당장 해야할 일도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면,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유를 말하라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간 온실 바깥 거친 필드를 누비며 쌓은 알량한 감각이 지금이라고 계속 외치고 있었다 정도로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끝내는 일 좀 해보려고 하니 힘 좀 실어주십쇼.라는 말로 사장님께 최후 통첩 아닌 통첩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꽤 건방졌었네요. 죄송합니다. ㅎㅎㅎ

 

암튼 그렇게 됐습니다.

 

 

로고를 바꾸면서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 색상도 함께 손질하는 중입니다.

어떤 분이 좋은 로고의 몇 가지 기준을 댓글로 알려주셨었는데, 저는 사실 그 중에 시인성 하나에 몰빵을 했더랍니다. 마찬가지로 디자인 컨셉, 색상도 시인성 하나만 보고 가고 있습니다.

로고 자체의 시인성, 그리고 컨텐츠의 시인성.

 

사이트에서 회원님에게 강조해야 할 것, 회원님이 찾고 싶은 것은 어떤 것일까? 를 구조적인 관점 뿐만 아니라 미적인 관점에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너무 급격하지 않은 변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어느새 찾아온 변화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단이 한 번 크게 바뀌긴 했지만, 로고를 바꿨던 것처럼 어떤 일들은 그 일을 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민하신 분들은 알아차리셨을 지도 모르겠지만, 로고+상단이 변경된 이후 작은 변화가 약 15차례 정도 더 있었습니다. 작은 사이트일 수는 있지만 만만한 사이트는 아닙니다.

 

 

그리고 회원님들이 몇 번 언급하셨던 보라돌이.

네, 맞습니다. 회사, 커뮤니티 대표 색상을 보라색으로 정했습니다.

그럴싸한 영어이름을 고민 중이구요. 그냥 보라색은 힙하지 않아서요. SIR 퍼플? 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왜 보라색이었느냐.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 많은 회원님에게 어떤 시작, 단초가 될 사이트에 어울리는 색은,

고리타분한 신뢰의 색이나 부담스러운 열정의 색이 아니라, 조금은 기발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보라색이 가지고 있는 신비롭고 창조적인 이미지, 동시에 우울하고 고독한 예술가적 이미지를 회사와 사이트에 녹여내고 싶었고, 앞으로 그리 해나가려는 생각입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뜻은 원대하나 미욱하고 미숙하여 부대낌이 많습니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잘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소신일지 아집일지 모를 어떤 중심이 섰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부대끼는 날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으며 지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스트레스는 받습니다만, 사장님과 동료들의 지지, 도움 덕에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던 어느 갓장이의 마음이 참 많이 와닿습니다.

 

 

자게에는 일기만 쓰게 되네요.

귀한 시간 뻘글 읽으시게 만든 것 같아 쑥쓰럽습니다.

 

다시 집어든 미생에서 본 글귀 하나 옮겨담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사람들은 왜 자기를 고백할까?

추천
9

댓글 10개

지운아빠님께서 미리 언급하셨듯이 신비롭고 창조적인 이미지가 냑을 대표하는 데 적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Creative SIR!!
을 살짝 추천합니다.^^


전남 신안의 안좌도와 박지도 사이에 '퍼플교'가 있지요. 양쪽의 마을을 온통 보라색으로 칠해놨더군요.
그런 분위기입니다. 신선하면서도 생경한...
활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지난번에는 분홍색을 밀지 않았나요? 무슨 이유로 커밍아웃을???
요즘 힙한 사이트 들은 다 퍼플이더라고요.
(사실 방탄소년단에서 퍼플이 퍼진듯한 느낌이 ㅋㅋㅋ 뇌피셜 입니다.)
Spectrum chat 이나, css.gg 등도 그렇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색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와닿습니다.
디자인을 잘 모르지만 조금은 지운아빠님의 브랜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느낌이랄까요.

최근 조용히 다른 공부하면서 눈팅만 하는 중이었는데,
지운아빠님 글을 보고 느끼는 점과 배울 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저 처럼 영감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 되니
앞으로도 간간히 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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