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한 김에 넉두리 좀 할께요^^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후덥 지근한 날씨...

갑갑하고 허름한 판자집 술집.

에어컨 하나쯤 들여 놓을만 하건만, 졸망한 탁자 배치와 한평도 안되는 마루같은 방.

덜덜거리는 선풍기 한대를 우리쪽에 돌려 놓았다.

선풍기엔 먼지가 더덕 더덕하다.

언제부터인가 좁은 공간이 싫어지기 시작한다.

식당가득... 배출되지 않는 음식냄새들로 가득차고 매케하기 까지하다.

선풍기 바람을 통한 음식의 비릿내와 사람들의 땀냄새...

주인장인 아주머니도 손에 물기가 가시지 않은채로 안주를 내온다.

젠장...

안주 접시에 물기가 그대로다.

예전엔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이젠 자꾸 내 자신이 이런 것들에 테글을 건다.

식욕마저 떨어진다.

그냥 막걸리 한잔하고 김치 한 쪼가리...

또 막걸리 한잔에 김치 한쪼가리...

다른 안주엔 관심도 없다.

내가 변한걸까?

세월이 변한걸까?

내가 나이가 드는걸까?

나이가 들면 변하다는 말 틀린말이 아닌듯 싶다.

성격도

입맛도

세상보는 눈도...

변하지 말자.

변하지 말자.

그렇게도 다짐하지만.

결국 변하는게 세월이 아닌 인간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