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하루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이상한 하루 정보

이상한 하루

본문

저녁도 아니다.. 6시쯤 해도 안질 무렵, 열대야를 피해 일찍 밥먹고 식구들 데리고 산책나간답시고 차로 가는데, 우리 아들 녀석이 갑자기 차 밑에서 뭔가 발견하고 가리킵니다.
"새다"

그렇습니다. 적당하게 어린 새였습니다.
입 벌리는(주둥이 벌리는) 모습이 아기까지는 아니고 병아리로 치자면 영계 되기 직전의 큰병아리 정도 되는 갈색 새였습니다.
차 밑에서 웅크리고 일어나거나 날지도 않는겁니다.

경험상, 이런 새들은 주로 유리벽 같은데 부딪히거나 어딘가 높은데서 떨어져 충격으로 날지 못하는 상태일 거라 확신하고, 도와주고싶어졌습니다.

이녀석, 꽤 날갯짓이 힘이 들어가 있더군요.. 날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차 밑에 타이어 지지대 쇳대를 붙잡고 거꾸로 매달리는 녀석을 조심스레 손으로 받아서 주변을 살폈습니다.
시끄럽게 우는 어미새가 보였습니다.
내가 아이를 해코지 하는줄 아는가 봅니다.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구해주려는데.. 어미새는 계속 짓어댑니다..

그런데, 이녀석, 날아올라갈 수도 없고, 둥지에서 떨어진 것 같은데, 둥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사다리를 찾아봐도 없더군요..
어미새가 독수리도 아니고, 물고 올라갈 수준은 안되보이더군요..

아, 정말 난감했습니다.
소리를 들어보니 어미새만 울고 있는게 아닙니다.

다른 새끼 한마리가 또 짖어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파트 관리실 지붕 위에 나뭇가지 쪽에서 다른 새끼 소리가 들리는 걸로 봐서 거기 둥지가 있을거라 확신하고, 아기새를 조심스레 쥐고 담벼락을 올랐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여럿 모였습니다.
졸지에 동물 구조대 되버렸죠..

어쨋든 아들녀석이 신나게 아빠에게 조잘대면서 아빠가 하는 일을 꼬치꼬치 뭐하는지 물어보고 있으니, 아들에게 좋은 아빠인것 처럼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아기새를 구해주려 했습니다.

어쨋든 도망가는 녀석 안다치게 다시 잡기를 여러번 해서 관리실 지붕위로 올려다 주고 맘 편하게 식구 데리고 차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상하게, 새끼소리가 너무 가까이 들립니다.

아!

제 차는 차 위에 뚜껑이 열리는데, 열린 유리썬루프 가장자리에 새끼 한마리 또 붙어있는겁니다.
 왜, 내 차를 이리 좋아하는걸까.. 아까 그녀석은 올려놨으니까, 다른 녀석인것 같았습니다.

순간, 직감했죠. 이녀석들 비행연습시간이구나!!!!

새 두마리는 하필 착륙연습 할때마다 내 차에 달라붙은겁니다.

새들이 날 찾아오는걸 보면서, 흥부가 된 것 같았습니다.

다리는 안고쳤지만, 박씨 비슷한거 물고와 줄거 같습니다.

월급 못받은거 내일 출근하면 좋은 소식 있겠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추천
0

댓글 2개

새들은 저리 열심히 살려주려 했지만, 방금 제 몸 주위를 맴돌던 모기X 두마리는 그대로 즉사시켜버렸습니다.
아이러니하네요.
전체 121 |RSS
자유게시판 내용 검색

회원로그인

(주)에스아이알소프트 / 대표:홍석명 / (06211)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707-34 한신인터밸리24 서관 1402호 / E-Mail: admin@sir.kr
사업자등록번호: 217-81-36347 / 통신판매업신고번호:2014-서울강남-02098호 / 개인정보보호책임자:김민섭(minsup@sir.kr)
© SIRSO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