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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생각은 어디까지 저장되는가? 통통아줌마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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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그렇지 난 늘 농담을 잘 하기는 했지 나는 늘 옹졸하고 무표정한 사람들을 싫어했지

 

뭐 이런저런 세상실이 힘들기만 하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살아간들 뽀죽한 방법도 없더라
하늘이 무너져도 내일 아침 해는 뜬다고 했는데 허허 웃고 사는것이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그녀가 핸드백을 들고 퇴근 준비를 한다.
그리고 내 책상앞으로 와서 의미없는 몇마디 하면서 내 책상위에 있는 영한사전을 들었다가
가로로 돌려서 내려 놓는다.

 

나는 모른척 웃기만 하고 그런 나를 보면서 그녀는 총총히 나간다.

 

옛날 젊었을 때 이야기다. 십년이 몇번을 더 지나간 아주아주 옛날 기억이지.

왜 하필이면 그때 생각이 나는지. 사람의 뇌속의 기억은 디지털 방법으로 꺼낼 수가 있나보다.
수십년전 생각을 하다가도 금방 어제 일어났던 사건으로 건너뛰어 오기도 하니
아날로그 방식이라면 어림도 없는 기능이다.

 

통통아줌마 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그때의 일이 지금 왜 생각이 나는지 모른다.


어쨌던 그녀가 돌려놓은 영한사전으로 한껏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우리는 같은 사무실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런짓을 가끔했다.


돌려놓은 사전, 누가 알리오? 이것은 우리둘만의 비밀 암호다.

 

사전을 돌려놓는것은 "나 먼저 나가서 그 다방에서 기다릴게" 그런 뜻이다.

내가 아무 반응이 없으면 만나는 것이고
내가 사전을 원래대로 도루 돌려 놓으면 오늘은 부득히 시간이 안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맞아 맞아, 사람은 가끔 약간의 비밀은 있어야 해 하면서 이런 스릴있는 만남을 계속 했다.

 

그렇지 그때는 다방이라는 것이 있었지. 보통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였었지

그녀는 주로 문학에 대해 얘기하고, 문학하고는 "문"자도 모르는 나는 
눈치없게도 맨날 태평양전쟁때 암호가 전쟁의 승패를 가렸다는 그런 얘기나 하고는 했다.

 

"나 지금 책한권 내려고 해요. 상황을 봐서 반응이 좋으면 이 직장 그만 두려고 해요"
신춘문예인가 뭔가에 이름을 올리더니 뭐 아주 직장을 바꿀려는 생각까지 하고 있나보다.

 

이 때 눈치를 채야하는데, 그리고 재빠르게 격려하고 힘을 보태주고 덕담도 하고 그랬었어야 하는데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참말로 눈치하나는 정말 없었지

 

그녀의 말에는 나는 흥미가 없었지만 그녀는 내말에는 그래도 듣는척은 해 준것 같다.

"2차대전때 일본함대는 무적함대였지, 남태평양의 제해권을 장악한 일본해군을 당할  연합군 함대가 없었어, 그런데 말이야 함대의 일급비밀이 뭔지 알아? 위치정보야 위치 "

 

그때는 요즈음과는 다르게 함대의 위치가 노출되는것이 작전비밀의 노출이요 함대안전의 노출이다.

 

"그러나 말이다 일본 태평양 함대가 아무리 위치를 숨길려고 해도 일본에 있는 해군본부에 매일 매일
 위치보고를 하지 않으면 일본해군본부에서 작전을 세울 수가 없거던, 물론 암호로 작성해서 위치 보고를 하지"

 

"암호로 위치보고하면 위치노출은 안되겠네요?"
흥미 없어서 찻잔만 만지작 거리던 그녀가 관심을 가져보이는 척 한다.

 

"그런데 그 암호문을 가로챈 미해군 첩보국에서 금방 해독을 하니까 문제지
 암호는 말이다 풀리지 않는 암호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암호가 다 풀리지.
 다만, 그 푸는 시간이 문제인데 작전이 끝난뒤 암호를 풀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그거야"

 

"그러면, 암호를 좀 더 어렵게 만들면 되겠네요"

"그렇지, 그런데 실력이 있어야지 즉 적국과 아군의 암호작성 실력의 차이고
 그 실력의 차이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이지  그런데 혹시 암호를 누가 만드는지 알아?"

 

"....."

 

"수학자가 만드는 거야. 그러니까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진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수학실력이 미국에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지. 그만큼 수학의 힘이 대단한거야"

 

눈치도 정말 없다. 신춘문예 당선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받았지?  그 작품의 주제를 왜 그렇게 정했지?
문학소녀의 여린 마음에 이런 등등의 질문을 하기도 하고 했어야 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눈치없는 나는 꽃동산에와서 전쟁얘기나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할 수없지 뭐 그녀는 문과출신이고 나는 이과출신이니 신분(?)이 다른데 어떻허나?

 

이렇게 '물과 기름"의 만남은 사전돌려놓기 게임으로 스릴을 느끼며 계속되기는 했지만
어느날 갑지기 그녀는 다른곳으로 전보발령을 받고 떠나게 된다.

공감
1

댓글 4개

사전 돌려놓기 이런 모습은 구경도 못 했습니다. ^^
바뀌었죠. 선배님 문화에서 많이 직선적인 구조로 바뀌었네요.

"주말인데 약속 있어요?" < 여성

"아니요. 가까운 곳에 사진이나 찍으러 갈까 생각 중."

"누구랑 가요?" < 여성

"모르겠어요!"

"같이 가요!" < 여성

너무 쉽죠? 저희 때는 이런 문화였습니다.
지금은 여성들이 남성을 끌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

"모르겠어요!" < 남성

"모르기는 뭘 몰라요! 내일 나 시간 있으니 따라와!" < 여성.

//

질문 있습니다!

선배님 혹시 국민학교 때, 셈본으로 수학 배우셨습니까?
갑자기 궁금해서요.

//

2차 대전 때 암호 해독으로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 수학자.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닝 기억이 납니다.
문과와 이과 출신이 만나서 대화를 하면 대화는 안 될 것 같은데요.
서로 끌리는 이유는 뭘까요? ^^
인간의 뇌는 양자얽힘 기능이 있어요!
아주 똑같이 움직이거든요. 사전에 이미 준비가 되어 있음.
그런데 전혀 기미는 안 보임.
그러다 툭 하고 점프 함. 평소보다 1천 배 이상 빠름.
우리 뇌의 시냅스에서 하는 짓이죠. 그래서 무지한 놈인 저는
가져다 붙입니다. 양자 점프 현상 우연이 아니다.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고, 무언가의 도움을 받아 순간 점프한다.

사람의 뇌 기억력은 순간 꺼낼 수 있는데?
이것은 양자역학이 나중에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 ㅋㅋㅋ
죄송합니다. ㅠㅠ
시냅스는 서로 신경전달물질을 뿌려 정보를 전달한다고 하지만,
뿌린다는 단어가 모기약 뿌린다는 상황을 연상하게 되어
그 속도로 정보전달이 제대로 되겠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ㅎㅎ

그리고 한참을 잊어버리고 그 단어조차 잊어버렸습니다.

그  때도 아마 빛보다도 더 빠른 뭔가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은 있습니다마는 그 이상은 제 머리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궁금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늘 마찬가지 입니다.

하다못해 usb 같은 저장매체들도 1G 로 충분하다가 정보가 넘치면 2G로 업 해야 하는데
사람머리속의 기억은 수십년씩 데이타를 모아도 뇌가 데이타 때문에 커졌다는 얘기를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양자얽힘 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제 머리크기로는 검색을 괜히 했구나 했습니다. 그래도 고맙습니다.
에프킬라요? 히히.
네! 선배님이 그렇다고 하면 그렇습니다. ㅎ

빛보다 빠르다. 네. 양자얽힘이죠. 속도의 개념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저는 아직 몰라서 모릅니다. ㅜㅜ. 양자 쪽 이야기는
아무래도 상석하대 선생님이 엄청나시거든요.
저도 상석하대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셔서 아주 조금은 알았거든요.
인간의 머리는 저장 공간 무한대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속도는 양자얽힘 수준. ㅋ
디지털은 상대가 안 됩니다. ^^ ??
0과 1. 이산적인 수학적 형태? 불연속의 세계?
양자의 세계가 디지털인가요? 할 수 없네요. ㅋ
선생님 양자의 세계가 디지털 방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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