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와 관용사이.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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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지난 이야기인데.. 둘째가 돌 즈음 주말에 동내앞에 나와서 쌀국수를 먹으러 갔습니다 돌째 아이는 벽쪽에 있는 긴의자에 엄마와 같이 앉고 저는 맞은편에 앉았습니다 가게는 만석이라 음식나오는게 조금 늦더군요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아이가 심심한지 엄마손을 잡고 의자에 올라가 두리번 거립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남자 직원이 짜증난다는 목소리로 애엄마에게 '신 벗기세요!'하고 가버립니다. 유모차타고 다니고 아직 포데기에 안겨서 다니는 아이인데.. 방한용 덧신 같은건데.. 뭔 말 할 사이도 없이 쓩 사라져버리니 무안하기도 하고 얼척도 없고 그렇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이 음식을 가지고 왔길레 (아이는 앉혔습니다..) 이건 밖에서 신는 신이 아니고 실내에서 신는 덧신 종류라고 설명을 하는데.. "신은 신이 잖아요?" "신 신고 올라가면 다른 손님들 기분나쁘시지 않겠어요?" 하면서 주변의 손님들 다 들으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피식웃더군요. 와이프가 알았다고 가라고 해서 더 이상은 말이 오고 가지 않았지만.. 개념없는 부모 취급 받은듯 해서 기분은 무지 상하더군요. 아마 그 젊은 직원은 '무개념 부모들 혼내준 싸이다'라고 생각했겠지요? 멋모르는 주변의 손님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제가 스스로 '이 정도 라면 괜찮겠지..'라는 수준이 타인의 시선에서는 지저분해 보일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되다가도 기본적인 예의,상식,매너라는 이름으로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을려는 사회의 분위기가 답답하게 느껴지더군요.. 제가 어릴적만 해도 골목길에서 놀다가 배고프면 동내친구네집에서 밥 얻어먹고 외식이라고 나가봤자 동내형네가 하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학교 친구네가 하는 분식집.. 그때의 매너는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먹고 동내어른들에게 인사 잘하는거면 끝이었는데 아파트가 들어서고 고급 레스토랑이 생기고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면서 세상을 좀더 우아하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주위의 시선에 더 신경쓰고 배려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구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에레베이터에 탔더니 한 아기가 저희 아이가 신었던것과 비슷한 이쁜 덧신을 신고 있길레 예전 황망했던 기억이 떠올라 주저리 주저리.. 적었는데.. 결론이 없내요 ^^ 20160215_144422.jpg 요런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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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황당하셨겠네요.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하는 말... 요즘 많이 느낍니다.

저도 삶의 여유 또는 인간성상실의 문제로 보입니다.
사람 줘 짜는 세상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