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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고 가슴이 미어져 눈물만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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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버지 삼우제로 편히 모셨습니다.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4개월간의 투병생활 끝에 지난 28일 하늘로 돌아가셨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건 고통없이 보내드렸다면, 임종을 지켜드렸다면 자식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폐암 말기에 온몸으로 전이가 된 상태라 수술은 불가능하고 항암치료와 진통제로 고통을 줄이는 일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호전되는 듯 해보였으나 방사선 치료 이후 폐 결핵과 폐렴이 찾아오면서 항암치료가 불가능해 졌습니다.
병원측에서는 폐렴을 없애야 항암치료가 가능하다며 다시 입원을 하였고 치료 과정에서 아버지의 몸상태가 점점 더 악화되었습니다.

가장 강한 항생제를 투여해도 폐렴은 점점 더 진행되면서 급기야 폐가 썪은 부위가 가래에 섞여 나왔습니다.
물론 담당의에게 가래의 색이 검고 심한 악취가 난다고 이야기했지만 별 반응 없었고 여러가지 검사를 해야한다며 금식하기 일쑤였습니다.

체력이 떨어져 걷기조차 불편한 분이 금식까지 하면서 무척 고통스러워 하셨고 결국 폐혈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담당의는 폐사진을 보여주며 폐렴에 의한 혈관이 터져 그냥 놔두면 위험하다고 하더군요.
암에 의한 폐혈인지 단순 기침에 의한 폐혈인지 시술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 암에 의한 폐혈일 경우 한쪽 폐를 잘라내고 기관삽입으로 생명을 연명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자식된 입장에서 고통스럽지만 생명을 조금더 연장해야 할지 그냥 편하게 보내드려야 할지 망설이다가 어려운 시술도 아니고 후자일 경우 혈관을 막으면 다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하기에 기대아닌 기대를 하면서 시술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술하던 날 1시간의 시술을 받고 시술이 잘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크게 안정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술을 받기 위해 네끼를 굶으셔야 했던 아버지...
시술이 끝나고 무척이나 힘들어 하면서 온몸을 떨고계셨던 아버지...

중환자실 면회시간이 끝나고 다음 면회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잠깐 집으로 갔다오는 잠깐의 사이에 아버지는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잘 됐다던 시술이 어떻게 폐혈이 되면서 피를 토하셨고 쓰고있던 산소호흡기 때문에 다시 기도로 흘러들어가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과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중환자실에 도착하였을 때에도 심폐소생술을 계속 하고 있었지만 이미 손발에 핏기가 없어 하얗게 변해있었고 너무나 차가워 져있었습니다.

손을 움직일 힘조차 없어서 호흡기를 빼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파옵니다.
옆에 조금이라도 더 있어드렸다면 이런일을 겪지 않았을 것을... 시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괴질성 폐렴이라 한쪽 폐가 거의 녹다시피하였기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는 말이라도 했었더라면...

시술을 끝내 고집했던 병원측과 폐혈로 피를 토하실 때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못한 중환자실, 자리를 지켜드리지 못한 못난 자식들로 하여금 원망과 한숨, 비통함과 후회가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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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1개

긴 글인데... 짧게 밖에 말을 못 잇겠네요..
저 하늘에선 평온히...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아픈 마음 잘 추스리셔서 그 분의 시간만큼 더 멋지게 사시다가 하늘에서 웃으며 뵐 수 있길 바랍니다..
-_ㅜ
어느 자식치고 오래 오래 부모님 모시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
그러나
인명은 하늘에 달려있고
사람의 힘은 미약하니
어찌하겠습니까 ?

먼저가신 부모님은 마음에 묻어둘 수 밖에 없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효심어린 긴 글
남의일 같이 느껴지지 않으나

빨리 안정을 되찾는 것도 고인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아룰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의 할머니도 아버지도 병원에서 힘들게 돌아가셨습니다.

충분히 슬픔을 공감하겠네요.

건강하게 살다가 죽는것이 가장 큰 복이라 생각하는 한사람입니다.

앞으로는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절대하지 마세요.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할머니가 금식하시다가 돌아가신것이 가장 후회되고,

아버지는 검사를 늦게 받아 돌아가신듯 한게 후회가 됩니다.

환자 보호자가 뇌경색임을 인지하고 병원에 급하게 모시고 갔습니다.

가면 뭐합니까? 밀려서 검사를 못 받는걸......특히나 주말에는 절대 아프면 안됩니다.

왜냐구요. 의사도 주말에는 쉬거든요. 우리나라 백성은 아플때도 날잡아 아파야합니다.

그만 적을래요. 말하면 뭐합니까? 이미 고인이 되었고....

맛난거 드리고 싶어도 안계신 분들인걸요.

할머니가 운명하시기 전에 수박을 드시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의사가 안된다고 해서요.

그래서 아직 여름날 수박을 보면 눈물이 난답니다.

부디 좋은 세상에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할께요.
힘내세요..

남의일 같이 않네요..

포대장님 말씀처럼..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하는것도 좀 아닌듯 합니다.

왜냐면 의사는..
최대한 책임질 일을 만들기 싫기 때문에..
최대한 확실한 처방(몸이 어떻게 되든 개의치 않고)을 우선으로 합니다.

왜냐면 의사의 처방에는 정답은 없지만..
메뉴얼? 은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이러이러한 수치에 이렇게 처방하면... 책임질일은 없는...
그런것이 있기 때문에....
좀 병원이란 곳은 답답한거 같습니다.

어떤 처방을 하려면.... 설사 그 처방이 맞다고 하더라도..
수치가 일정치 이상 올라갈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좀 답답한 곳이죠..



그래서 전..
골절같은 단순한 병 이왜에는 병원에 잘 안갑니다.

병원에서 무턱대고 수술하라고 해서 수술했다가 더 안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결국에는 수술하고 후회되더라고요..


상심이 크시더라도..
힘내시고..

화이팅!! 입니다.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이 글을 쓰는 잠깐이마나...아버님께서 편안한 곳으로 가시기를 기도 드려봅니다.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얼른 슬픔 이겨내시기를 가슴으로 기원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폐암으로 돌아가셨기에 더 가슴이 아픕니다.
기운 내십시오.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알지못하는 슬픔이라 공감할 수는 없지만 무척 괴로우실것 같습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께서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시길 기도합니다.
힘내시고요..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희 할머님도 암으로 돌아가셨죠. 정말 사랑하시는 분이었는데...

그분도 암에 걸리고 항암제를 먹은 후로 더욱 몸은 회복불능의 상태로 피폐해지시고 결국 며칠을 못사시고 돌아가셨죠. 그냥 가족끼리 그러기를 차라리 그냥 사셨더라면 차라리 덜 고통을 받고 더 오래사셨을 거란 이야기를 했죠. 참 건강하시던 분이셨는데...

이제 더욱 중요한 일이 남아있습니다. 남은 가족을 돌보는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 치유는 남아있는 분들에게도 중요하거든요. 저는 아버님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이 무척이나 중요했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승일랑 돌아보지 마시고, 가시는길 편한길이 되셨으면 합니다.
닭대가리님도 상심을 뒤로 하시고 이젠 불끈하시길 바랍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느 유명한 의사가 쓴 책에서 그러더군요..
암에 걸린다면 병원에 가지 말고 차라리 마지막 생을 살아라..
(구구절절한 이유들이 잔뜩 적혀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그냥 보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 모두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아무도 그런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더군요.. 참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이해 합니다.
막상 부모님이 편찮으시니까 "그냥 놔두라고? 미친 소리" 하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치료될 확률, 조금 더 편하게 될 확률이 0.001%라도 잡고 싶은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고인께서는 자식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였더라도 그랬을꺼고 그 누구도 그렇게 놔드리지 않아요.. !

이 세상보다 훨씬 더 좋은곳으로 가셨을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슨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아픔없는 편안한 곳에서 가셨기를 기원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도 자식으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봅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30년전 어머니가 암으로 고생하실 때 아무것도 못해드리고 빨리 돌아가시게 해달라고 기도한 불효자도 있습니다.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인생사라는 것이 늘 후회와 아쉬움의 연장선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고통스러우시겠지만 고인께서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 세상으로 떠나셨으니 그리 위안을 삼으십시오.
그리고 가급적 잊으려고 애를 쓰십시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고통은 커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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