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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김에 넋두리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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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프로그램을 전공했습니다.
 
벌서 20년전이네요. 그렇게 컴퓨터와 코드와 씨름을 하면서도 제관심사는 그래픽이었던것 같습니다.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고등학교때 박람회에 갔다가 영화에서 가끔 FBI가 컴퓨터로 사진을 확대하고 보정한 다음
범인을 찾아내는걸 보고 신기하다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동기가 되어 결국 컴퓨터 관련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네요
 
당시에는 컴퓨터그래픽관련학과는 없었던지라 전자계산과를 들어갔습니다. 헌데 군대를 갔다가 복학하니까
그래픽 관련과목이 생겼더군요. 정말 이거다 싶었습니다. 플래시도 그때 처음 생겨났고 비쥬얼베이직도 그래픽 접목해서 운용할수 있었고 툴북이라는 프로그램은 CD제작을 할수 있는등 멀티미디어 저작도구들이 많이 생겨서
전 너무 좋았습니다. 오히려 교수님들 보다 더 많이 공부해서 (어차피 새로나온것들이라서 교수님들도 공부해서
가르쳐야되는 입장) 저한테 자문을 구하기도 했거든요. ^^
 
졸업후에 컴퓨터 강사를 좀했습니다. 한때 자격증 많이따는게 유행처럼 번진적이 있어서 그때는
자격증반이 많았거든요 컴활,워드프로세서, 정보처리기능사등 마침 이때 스타크래프트가 막 퍼지던 시절이라
저도 한 스타 했었죠. ^^ 길드 활동을 했었는데 참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돈독하게 지냈습니다.(한달에 두번씩 정모하면 각 지방에서 왠만하면 다 모였었고 직종도 다양했습니다. 길드원중에는 현직교수님도 계셨고 IT쪽 사장님도 계셨으니까요.
정모때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느꼈습니다. (대부분 IT 직종 97년도 아니면 98년도 정도 되겠네요.) 그래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용트림처럼 꿈틀대던군요. 그래픽 관련 프로그램은 왠만하면 자유자재로 다뤘었어요 제가 워낙 좋아해서 원서를 구해서라도 공부했으니까요 ^^.
 
마침 길드원중에 IT쪽 사장님이 계셔서 지방에서 짐싸들고 대책도 없이 그회사에 가서 죽어라 일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웹에이전시였어요. ^^;
 
버튼만드는걸 죽어라 6개월동안 시키더군요. 이건 아니다 싶었지만 그래도 책임감에 1년을 발전도 없이
단순 작업만 했습니다. 1년을 밤을새면서 버튼만들거나 입력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지치기도 했지만
의리때문에 결국 1년은 채웠습니다.
 
뭐 그때 당시에는 퇴직금이 있는것도 아니고 월급도 40만원 받았으니 말다했죠 ^^
 
하지만 경험은 많이 쌓았어요 견적부터 시안부터 광고까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략적으로는 알게되더라고요.
전 평소에도 괜찮다 싶은건 무조건 스크랩했었습니다. 지금이야 gdweb,5day,데비앙트등 수많은 사이트들이
많은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때는 일체 그런사이트들이 없었으니까요 잡지를 오리거나 신문광고등을 오려서
무조건 사진앨범처럼 스크랩했지요.
 
당시에는 사이트 캪쳐한것들을 cd에 담아서 파는 분도 계셨으니까요. 저 이거 3장을 9만원에 산 기억이 있네요 . ^^
 
암튼 이렇게 비슷한 회사를 2년반정도 거친후 2000년 1월달에 웹에이전시를 창업했습니다.
처음 1년동안은 정말 잘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에는
국내 포털검색사이트들이 키워드 광고가 없었습니다. 가나다순 또는 ABC순으로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노출을 시켰으니까요 그때 당시 기억나는건 "가가호호"라는 웹에이전시가 첫빠따로 노출이 되었었던 기억이 있네요
 
저도 엄청난 노력으로 "가나다 순은 아니지만" 첫페이지에 항상 노출되었었고 랭킹사이트에 항상 5위안에 들었으니까요. 딱 1년좀 넘게 호황을 누리다가 2002년 월드컵이 끝난후 행복끝 불행 시작이더군요..
왜냐하면 그때부터 야후를 필두로 해서 키워드 전면 유료광고로 전환을 시작했었거든요
전 솔직히 배앓이 꼴려 유료광고를 절대 안했습니다.
 
지금도 제가 정말 후회하는것이 이거에요 잘못된 판단 하나때문에 전 늪으로 한없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뒤쳐지더군요. 경쟁도 치열해졌고. 결국은 오버추어 파워링크 스폰서링크 비지니스 어쩌고 저쩌고
결국 유료 광고를 내지 않으면 손가락을 빨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국 직원들 월급마져 줄돈이 없어서 폐업을 하게 됩니다. 그게 2004년입니다. 2년가까이 버티다 버티다 빚만 떠앉고 접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는게 이것 뿐이어서 혼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속은 편하더군요 오히려 수입도 정말 좋았습니다. 생활도 점점 방탕해지고 그러던중 지인분을 통해서 꽤큰 프로젝트가 계약이 됬어요 혼자는 할 수 없었던지라 10명정도 팀을 꾸려서 3개월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지인분소개라서 넘 안심을 한건지 제사비를 털고 빚을져서 작업자들 비용을 지불하고 완성단계에 다다랐는데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왜냐하면 계약금 조차 입금이 안되었으니까요. 답답한 마음에 해당 회사를 찾아갔더니 회사가 야밤도주를 했더군요 . ^^; 찾아간 저한테 그회사랑 무슨관계냐고 사무실 임대인이 묻더라고요. 정말 하늘이 꺼지는 줄 알았습니다.
 
 
어찌되었건 제가 모자라서 그랬던 지라 빚을 갚기위해 쌩노가다부터 이짓저짓 하다가 결국 다시 신생웹에이전시라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비참했습니다. 저가형웹사이트를 만드는곳인데 팀장으로 들어가서 업무를 보는데 이건 뭐 체계도 없고 들어오는 프로젝트도 제가 알바로 하는 일하나가 여기서는 한 10개정도사이트와 맞먹는 수준이라서 일을하면서도 챙피하기까지 했습니다.
 
참 '그래도 내처지가 그러니 묵묵히 일했습니다.' 저가형이라 싼대신 양으로 때워야 했던적이 많아서 한달동안을 회사바닥에 신문지 깔고 간간히 새우잠 자면서 집에못들어 간적도 있습니다. 3일동안 한숨못자고
오전에 예비군교육이 있어서 교육받고 쉬면안될까 해서 말꺼냈다가 본전도 못찾았습니다. 남들은 주 5일 이내
격주내 하던때였지만 전 휴일은 커녕 집에 들어나 가봤으면 하는게 소원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사장님이 일은 정말 오지게 교묘하게 시켜도 아무런 대꾸도 않고 묵묵히 일해서 인지 저한테 의지하는게 많았습니다. 나이도 저보다 어렸고 정은 들었지만 이건뭐 체력도 안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고 비젼도 없고 빚도 대충 대출받고 어쩌고 해서 급한불은 끈지라 1년반정도 후에 그만두었습니다. 이때가 2005년도 이군요
 
여기서 부터 최근 근황과 관련된 이야기 인데 술먹었더니 더이상은 ...
여기까지 쓴것도 기적이네요  술깨고 다시보면 아마 이글을 지울지도 모르겠네요
 
이후 이야기가 궁금하신분들 많으면 나중에 이어서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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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네요..
저도 12년간을 힘들게 IT 업계에서 버티고있고 많은 일들도 있었지만

님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군요..

지난 얘기를 듣고 나니 이후 이야기가 많이 궁금해집니다.
괜찮으시다면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_^
남의 이야기라 그런지 결론은 절망보다 희망이네요.

인생이란 원래 싸인커버를 그리며 살게 되어 있는데
사람에 따라 y축의 높이만 다르다고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주욱 읽게 되네요~
어쩜 동년도에 저와 같은 시기에 같은 업종으로 고생한 부분이 확 지나가네요~
이후 이야기 궁금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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