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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를 설치하다 손을 베었습니다. 정보

정수기를 설치하다 손을 베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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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에서 물을 떠먹기 시작한게 6, 7년은 된 거 같습니다. 좋은 약수를 위해 장거리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한통 가득 채우면 3주 정도는 좋은 물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미리 받아 둔 약수 물통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됩니다. 정수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지만 세균보다는 낫겠다 싶어 쇼핑몰에서 한 대 구입 했습니다.

나사를 풀고 조이는 일은 나에게 너무 쉬운 일입니다.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내 길인가 싶을 정도로 뭔가를 만들고 조립하고 설치하는 일은 내게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두어시간을 들여 정수기 소독까지 끝낸 뒤에 다시 한 시간을 기다려 시원한 첫 잔을 받아 마셨습니다. 뿌듯합니다.

샤워를 끝내고 컴퓨터 앞에 앉아 끝내지 못한 작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손끝이 따끔한게 불편합니다. 기분 탓이겠거니, 무심하게 넘어갑니다. 일이 손에 안 잡히니 괜히 욕실 청소를 하고 밀린 빨래를 합니다. 손이 불었는지 더 따끔거리고 불편합니다. 자세히 보니 손가락 끝이 조금 베었습니다.

내가 손에 상처를 입을만한 일을 했던 건 정수기 설치 할 때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정수기 설치하다 손을 베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처를 계속 들여다보니 아까는 조금 불편하기만 했던게 아프고 쓰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아픕니다.

나는 그런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정신 없이 정수기를 설치하다 손을 베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만 했습니다. 내 상처는 그렇게 별거 아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무심하게 넘겨야 하는데 나는 또 내 상처를 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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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약숫 물과 정회된 물..
오래 전 부모님 세대들이 시체 썩은 물이 만병통치 약이여~..^^
하는 소문에 ... 이하 생략..

사실 수도권에 발전된 지역 쳐 놓고 보면 공동묘지 거나 선산 아닌데가 몇 개나
있겠는지요..^^

정수기로 먹는게 좋습니다..
 아놔~ 이 넘에 zum.. 엄청 못 쓰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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