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구의 허와 실 - 잼있군요. 정보
과학연구의 허와 실 - 잼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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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 과학연구의 허와 실@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서민 교수의 강연 원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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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과학의 허와 실이라는 좀 충격적인 제목으로 강의를 해 보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정치인 하면 '나라 이익보다는 자기 이익을 먼저 챙길 것이다' 혹은
'비리에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등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먼저 갖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과학자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 이라는 긍적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좀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줄거라는 그런 생각 말이죠.
기생충도 과학입니다. 기생충을 전공하는 저도 과학자이기 때문에
저 역시 그런 찬사를 받은 적이 한 번 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1년.
이 것은 동양안충이라는 기생충인데요. 사람의 눈에 기생하는 아주 못된 기생충입니다.
저는 그 때 '동양안충의 생활사' 라는 테마로 동양안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한 일은 초파리를 잡아서 동양안충의 새끼를 기른 다음,
그 새끼를 개의 눈에 넣어서 어른으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실험은 번번히 실패했고, 개가 불쌍하기도 하고 계속되는 실패에도 화가나
저는 순전히 홧김에 제 눈에다 그 기생충을 넣어서 기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동양안충은 원래 눈이 큰 동물에게만 주로 서식합니다.
그래서 제 눈은 동양안충이 서식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었고
그 실험은 처절한 실패를 하고 맙니다.
그 때 그 과정을 본 사람은 조교 한 명 밖에 없었고
저는 기생충 관련 책을 내는 과정에서 이 이야기를 짧게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언론이 그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기사가 떴습니다.
"손꼽히는 기생충 학자" 그게 접니다. "눈에 기생충을 넣어서 키웠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유명하긴 뭐가 유명하겠어요. 제가 소문 낸건데.
하지만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이 분들이 인류의 미래를 만드는 분들이다" "이 분들께 고마워 해야한다"
전 이 댓글들을 보고 제가 과학을 한다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꼈고,
그래서 열심히 연구를 해서 여러분께 보답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과학자들을 향한 신뢰 때문이지 사람들은 언론에 과학적 연구 결과가 보도 되면 그걸
100%진실로 믿고 시금치를 사재기 하고 당근을 사재기 합니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가 그렇게 객관적이고 아름답기만 한걸까요?
저는 두가지 예를 들어서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고자 합니다.
와인하면 일단 사람들은 프랑스를 떠올리죠.
실제로 프랑스는 세계 와인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와인 생산 대국입니다.
하지만 칠레라던지, 미국, 이탈리아처럼 소비자 눈 높이에 맞춘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들한테 밀려서 프랑스의 와인 점유율은 점점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게다가 프랑스 사람들 마저 와인을 잘 안 마시게 됐습니다.
사십년 전만 해도 일인당 120리터의 와인을 마시던 프랑스인들의 와인 소비량이
절반이상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쌓이는 것은 재고 뿐이고 1990년에는 와인의 재고가 6억병에 다달았습니다.
이에 분노한 농민들은 시위를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이탈리아 와인을 파는 가게를 때려 부수기까지 합니다.
놀란 정부는 과학계와 손을 맞잡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프렌치 파라독스" 라는 겁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심장에 안 좋은 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고
역시 심장에 안 좋은 담배를 원없이 피우는데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와인을 마시기 때문이다" 라는 주장이 프렌치 파라독스입니다.
이 것은 사실일까요?
사실 꼭 와인이 아니더라도 어떤 종류의 술이던지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냅니다.
물론 마시는 양이 중요하겠지요. 그림에서 보듯이 술을 전혀 안 마시면 심장병으로
죽을 확률이 조금 높아지지만 매일 같이 한 두잔씩 술을 마시면 0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다가 술을 점점 더 많이 마시게 되면 사망확률이 다시 급격하게 올라가는
이런 J 자 모양의 곡선을 보이게 되는데요,
이 J자 곡선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술을 마시면,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확장됩니다.
그래서 심장병이 예방됩니다.
또 하나, 콜레스테롤의 영향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
적당량의 술은 좋은 콜레스테롤의 양을 증가시켜 줌으로써 심장병을 예방해 줍니다.
그러니 굳이 와인이 아니더라도 그냥 술만 적당히 마시면 되는 겁니다.
게다가 와인을 계속 마시면 암 발생률이 조금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계속 와인이 심장병에 좋다는 연구결과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 발표를 사실로 믿고 결국 와인 생산량은 다시 급증하게 됩니다.
특히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 바로 아시아인데요, 46%나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과학 연구라는 것이 꼭 객관적이라기 보다도
국익 창출의 수단으로도 이용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글루코사민 입니다.
글루코사민은 아시다시피 퇴행성 관절염을 위한 약이죠.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관절을 이루는 뼈의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무릎에 심각한 통증이 유발되는 병입니다.
여러분들 부모님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계실 수가 있는데요.
하여간 고치기 어려운 지독한 질병입니다.
글루코사민이 퇴행성 관절염의 특효약으로 알려진 지는 좀 오래 됐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글루코사민은 통증 완화 뿐만이 아니라
연골을 재생시키기는 효과까지 있다고 하는데 연골재생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도 많은 논문들이 글루코사민이 통증완화의 특효약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한편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논문들이 글루코사민은 통증 완화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것이 맞는 것일까요? 효과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블라드 라는 학자는 왜 똑같은 글루코사민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데
연구결과는 다 다를까? 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연구 결과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학자는 믿을만하다고 여겨지는 연구 15개를 모아서 분석을 했습니다.
병을 앓은 기간, 환자의 성별과 같은 여러가지 변수들을 가지고 분석을 한 결과,
이러한 변수들은 연구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그대신 제약회사에서
연구비를 받았냐 아니냐에 따라 그 연구 결과가 달라졌음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글루코사민을 생산하는 로타팜이라는 곳에서 연구비를 받은 11개의
연구소는 모두 효과가 있다고 얘기를 했고요,
연구비를 받지 않은 4개의 연구소는 모두 효과가 없다고 얘길 했습니다.
그렇다면 글루코사민은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
여기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서 미국 국립 보건원은 1500명이라는 최대 규모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합니다.
이 실험은 당연히 제약회사로부터 연구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얻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습니다.
이런 약효를 실험할 때는 항상 가짜 약과 비교를 해야합니다.
가짜약.즉 플라세보라는 건데요.
이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환자가 머리가 아파서 의사를 찾아갔는데
의사에게 마침 두통 약이 없어서 소화제를 주었다고 가정합시다.
의사는 소화제를 주면서 환자에게 이 약을 먹으면 두통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환자는 비록 소화제를 먹었지만 의사에 대한 믿음 때문에 두통이 좀 사라지는
기분을 느끼는데요. 이게 바로 플라세보 효과 입니다.
(*플라세보 효과 placebo effect: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환자에게 투약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
바로 이 플라세보 효과 때문에 모든 약효 시험은 가짜 약과 진짜 약을 비교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국립보건원의 연구에도 이 모델이 적용되었습니다.
결론은 '가짜 약과 비교해서 글루코사민의 통증완화 효과는 없다' 였습니다.
혹시 아시아에서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아시아는 글루코사민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보건의료연구원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효과가 없다".
British Medical Journal 이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인용 지수가 10만 넘어도 굉장히 훌륭한 건데 이 잡지는 무려 13입니다.
이 곳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3800명을 대상으로한 한 실험에서 역시
글루코사민은 통증완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중 하나인
무릎관전이 좁아지는 현상도 예방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논문들이 계속 글루코사민이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결과들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연구결과는 의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통증이 그대로세요? 아니면 더 나빠졌어요?"
라고 물어보면 환자가 자유롭게 대답을 할 수 있지만
"통증이 좀 줄었죠?"
라고 물으면 환자는 더 아프다고 하면 의사가 화를 낼 까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연구결과는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는 겁니다.
2004년에 보도된 "기생충 감염률이 전년도에 비해 3배가 늘었다" 라는 주제의 기사 입니다.
주변에 기생충 감염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거 같은데
왜 갑자기 3배나 늘었다고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해안가 주변 마을 주민들을 실험 대상자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조사한 탓입니다.
해안가 마을 사람들이 주로 먹는 것은 생선인데 생선에는 다 기생충이 있습니다.
실험 대상자에 해안 마을 주민들을 많이 포함시켰기 때문에
기생충 감염률이 실제로 상승한 것처럼 보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연구는, 소외받던 기생충들에 대한 관심을 좀 일으켜보자는 의도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음식들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보도가 됩니다.
이런 보도가 난 뒤에는 항상 그 음식들이 동이 나곤 하죠.
예를 들면 막걸리 같은 음식들 말입니다.
하지만, 암세포에다 막걸리를 부어두면 당연히 암세포는 죽습니다.
모든 음식은 어느정도의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연구가 이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사례들은 연구결과가 때에 따라서는 막걸리를 많이 팔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몇년전에 카카오가 몸에 좋다는 보도가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이 안 되서 이 세상은 카카오 함량이 90%가 되는 초콜렛으로 뒤덮혔고
그 덕분에 저는 발렌타인데이 날 쓴 초콜릿을 먹어야 됐습니다.
이 것 역시 기업과 과학과 언론이 모두 함께 움직인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과학은 때로는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보다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주장이 그렇습니다.
물론, 듣는 우리로서는 굉장히 흐믓한 기사지만 사실 우리가 일본보다 암발생률이
더 적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발표는 민족주의 적인 감정이 이용된 연구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자의 의도에 따라서 결과가 비슷하게 나온 실험일 지라도
언론에 발표된 내용은 상반될 수도 있습니다.
과학은 100% 객관적이거나 100% 아름다운 학문만은 아닙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언론에 보도되는 과학적 연구결과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그냥 여러분들의 삶을 즐겁게 사시면 됩니다!
여러분께 맛있는 음식이 진짜 좋은 음식입니다.
하지만 또 알아두셔야 할 것은 역시 일부 과학자들만 그렇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여전히 국익을 창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오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과학자들을 아끼고 사랑하고 격려해 주십시오.
이상입니다.
사람들은 정치인 하면 '나라 이익보다는 자기 이익을 먼저 챙길 것이다' 혹은
'비리에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등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먼저 갖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과학자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 이라는 긍적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좀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줄거라는 그런 생각 말이죠.
기생충도 과학입니다. 기생충을 전공하는 저도 과학자이기 때문에
저 역시 그런 찬사를 받은 적이 한 번 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1년.
이 것은 동양안충이라는 기생충인데요. 사람의 눈에 기생하는 아주 못된 기생충입니다.
저는 그 때 '동양안충의 생활사' 라는 테마로 동양안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한 일은 초파리를 잡아서 동양안충의 새끼를 기른 다음,
그 새끼를 개의 눈에 넣어서 어른으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실험은 번번히 실패했고, 개가 불쌍하기도 하고 계속되는 실패에도 화가나
저는 순전히 홧김에 제 눈에다 그 기생충을 넣어서 기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동양안충은 원래 눈이 큰 동물에게만 주로 서식합니다.
그래서 제 눈은 동양안충이 서식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었고
그 실험은 처절한 실패를 하고 맙니다.
그 때 그 과정을 본 사람은 조교 한 명 밖에 없었고
저는 기생충 관련 책을 내는 과정에서 이 이야기를 짧게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언론이 그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기사가 떴습니다.
"손꼽히는 기생충 학자" 그게 접니다. "눈에 기생충을 넣어서 키웠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유명하긴 뭐가 유명하겠어요. 제가 소문 낸건데.
하지만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이 분들이 인류의 미래를 만드는 분들이다" "이 분들께 고마워 해야한다"
전 이 댓글들을 보고 제가 과학을 한다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꼈고,
그래서 열심히 연구를 해서 여러분께 보답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과학자들을 향한 신뢰 때문이지 사람들은 언론에 과학적 연구 결과가 보도 되면 그걸
100%진실로 믿고 시금치를 사재기 하고 당근을 사재기 합니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가 그렇게 객관적이고 아름답기만 한걸까요?
저는 두가지 예를 들어서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고자 합니다.
와인하면 일단 사람들은 프랑스를 떠올리죠.
실제로 프랑스는 세계 와인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와인 생산 대국입니다.
하지만 칠레라던지, 미국, 이탈리아처럼 소비자 눈 높이에 맞춘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들한테 밀려서 프랑스의 와인 점유율은 점점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게다가 프랑스 사람들 마저 와인을 잘 안 마시게 됐습니다.
사십년 전만 해도 일인당 120리터의 와인을 마시던 프랑스인들의 와인 소비량이
절반이상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쌓이는 것은 재고 뿐이고 1990년에는 와인의 재고가 6억병에 다달았습니다.
이에 분노한 농민들은 시위를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이탈리아 와인을 파는 가게를 때려 부수기까지 합니다.
놀란 정부는 과학계와 손을 맞잡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프렌치 파라독스" 라는 겁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심장에 안 좋은 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고
역시 심장에 안 좋은 담배를 원없이 피우는데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와인을 마시기 때문이다" 라는 주장이 프렌치 파라독스입니다.
이 것은 사실일까요?
사실 꼭 와인이 아니더라도 어떤 종류의 술이던지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냅니다.
물론 마시는 양이 중요하겠지요. 그림에서 보듯이 술을 전혀 안 마시면 심장병으로
죽을 확률이 조금 높아지지만 매일 같이 한 두잔씩 술을 마시면 0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다가 술을 점점 더 많이 마시게 되면 사망확률이 다시 급격하게 올라가는
이런 J 자 모양의 곡선을 보이게 되는데요,
이 J자 곡선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술을 마시면,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확장됩니다.
그래서 심장병이 예방됩니다.
또 하나, 콜레스테롤의 영향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
적당량의 술은 좋은 콜레스테롤의 양을 증가시켜 줌으로써 심장병을 예방해 줍니다.
그러니 굳이 와인이 아니더라도 그냥 술만 적당히 마시면 되는 겁니다.
게다가 와인을 계속 마시면 암 발생률이 조금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계속 와인이 심장병에 좋다는 연구결과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 발표를 사실로 믿고 결국 와인 생산량은 다시 급증하게 됩니다.
특히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 바로 아시아인데요, 46%나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과학 연구라는 것이 꼭 객관적이라기 보다도
국익 창출의 수단으로도 이용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글루코사민 입니다.
글루코사민은 아시다시피 퇴행성 관절염을 위한 약이죠.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관절을 이루는 뼈의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무릎에 심각한 통증이 유발되는 병입니다.
여러분들 부모님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계실 수가 있는데요.
하여간 고치기 어려운 지독한 질병입니다.
글루코사민이 퇴행성 관절염의 특효약으로 알려진 지는 좀 오래 됐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글루코사민은 통증 완화 뿐만이 아니라
연골을 재생시키기는 효과까지 있다고 하는데 연골재생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도 많은 논문들이 글루코사민이 통증완화의 특효약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한편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논문들이 글루코사민은 통증 완화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것이 맞는 것일까요? 효과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블라드 라는 학자는 왜 똑같은 글루코사민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데
연구결과는 다 다를까? 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연구 결과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학자는 믿을만하다고 여겨지는 연구 15개를 모아서 분석을 했습니다.
병을 앓은 기간, 환자의 성별과 같은 여러가지 변수들을 가지고 분석을 한 결과,
이러한 변수들은 연구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그대신 제약회사에서
연구비를 받았냐 아니냐에 따라 그 연구 결과가 달라졌음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글루코사민을 생산하는 로타팜이라는 곳에서 연구비를 받은 11개의
연구소는 모두 효과가 있다고 얘기를 했고요,
연구비를 받지 않은 4개의 연구소는 모두 효과가 없다고 얘길 했습니다.
그렇다면 글루코사민은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
여기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서 미국 국립 보건원은 1500명이라는 최대 규모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합니다.
이 실험은 당연히 제약회사로부터 연구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얻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습니다.
이런 약효를 실험할 때는 항상 가짜 약과 비교를 해야합니다.
가짜약.즉 플라세보라는 건데요.
이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환자가 머리가 아파서 의사를 찾아갔는데
의사에게 마침 두통 약이 없어서 소화제를 주었다고 가정합시다.
의사는 소화제를 주면서 환자에게 이 약을 먹으면 두통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환자는 비록 소화제를 먹었지만 의사에 대한 믿음 때문에 두통이 좀 사라지는
기분을 느끼는데요. 이게 바로 플라세보 효과 입니다.
(*플라세보 효과 placebo effect: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환자에게 투약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
바로 이 플라세보 효과 때문에 모든 약효 시험은 가짜 약과 진짜 약을 비교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국립보건원의 연구에도 이 모델이 적용되었습니다.
결론은 '가짜 약과 비교해서 글루코사민의 통증완화 효과는 없다' 였습니다.
혹시 아시아에서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아시아는 글루코사민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보건의료연구원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효과가 없다".
British Medical Journal 이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인용 지수가 10만 넘어도 굉장히 훌륭한 건데 이 잡지는 무려 13입니다.
이 곳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3800명을 대상으로한 한 실험에서 역시
글루코사민은 통증완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중 하나인
무릎관전이 좁아지는 현상도 예방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논문들이 계속 글루코사민이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결과들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연구결과는 의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통증이 그대로세요? 아니면 더 나빠졌어요?"
라고 물어보면 환자가 자유롭게 대답을 할 수 있지만
"통증이 좀 줄었죠?"
라고 물으면 환자는 더 아프다고 하면 의사가 화를 낼 까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연구결과는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는 겁니다.
2004년에 보도된 "기생충 감염률이 전년도에 비해 3배가 늘었다" 라는 주제의 기사 입니다.
주변에 기생충 감염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거 같은데
왜 갑자기 3배나 늘었다고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해안가 주변 마을 주민들을 실험 대상자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조사한 탓입니다.
해안가 마을 사람들이 주로 먹는 것은 생선인데 생선에는 다 기생충이 있습니다.
실험 대상자에 해안 마을 주민들을 많이 포함시켰기 때문에
기생충 감염률이 실제로 상승한 것처럼 보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연구는, 소외받던 기생충들에 대한 관심을 좀 일으켜보자는 의도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음식들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보도가 됩니다.
이런 보도가 난 뒤에는 항상 그 음식들이 동이 나곤 하죠.
예를 들면 막걸리 같은 음식들 말입니다.
하지만, 암세포에다 막걸리를 부어두면 당연히 암세포는 죽습니다.
모든 음식은 어느정도의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연구가 이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사례들은 연구결과가 때에 따라서는 막걸리를 많이 팔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몇년전에 카카오가 몸에 좋다는 보도가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이 안 되서 이 세상은 카카오 함량이 90%가 되는 초콜렛으로 뒤덮혔고
그 덕분에 저는 발렌타인데이 날 쓴 초콜릿을 먹어야 됐습니다.
이 것 역시 기업과 과학과 언론이 모두 함께 움직인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과학은 때로는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보다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주장이 그렇습니다.
물론, 듣는 우리로서는 굉장히 흐믓한 기사지만 사실 우리가 일본보다 암발생률이
더 적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발표는 민족주의 적인 감정이 이용된 연구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자의 의도에 따라서 결과가 비슷하게 나온 실험일 지라도
언론에 발표된 내용은 상반될 수도 있습니다.
과학은 100% 객관적이거나 100% 아름다운 학문만은 아닙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언론에 보도되는 과학적 연구결과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그냥 여러분들의 삶을 즐겁게 사시면 됩니다!
여러분께 맛있는 음식이 진짜 좋은 음식입니다.
하지만 또 알아두셔야 할 것은 역시 일부 과학자들만 그렇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여전히 국익을 창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오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과학자들을 아끼고 사랑하고 격려해 주십시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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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플라세보 효과....ㅎ
몇일째 이 단어가 안 떠올라 답답해 하던 차에 마침 알려 주셨네요...^^
제가 요즘 남들은 말도 안된다는 것을 저 혼자 스스로 플라세보 최면을 걸면서 병을 고치고 있는 중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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