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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글(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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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랑랑은 숨을 몰아쉬며 더키의 집 대문을 바라보았다.
호화로운 저택이었다.
정원엔 예쁘게 가꾼 꽃들이 줄지어 피어 있었고, 그 뒤로는 마치 성처럼 웅장한 저택이 서 있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랑랑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솔직히 너무 빠른 전개였다.
더키와는 아직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나눈 적 없는데, 갑자기 이렇게 찾아온 자신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혹시 “그냥 친구로 지내자” 같은 말을 들으면 어떡하지.
겁이 났다.

결국 돌아서려던 그 순간——

철컥,
문이 열리며 더키가 나왔다.

 

“응?”


“어…!”

둘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굳어버렸다.
랑랑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반사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때, 뒤에서 더키의 목소리가 들렸다.

 

“같이 가자!”

 

그 한마디에 랑랑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부끄러움 때문일까.
아니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피어오르는, ‘미워할 수 없는 아이’라는 감정 때문일까.
어쩌면 둘 다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지금 느끼는 건——첫사랑.

학교에 도착한 둘은 동시에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았다.

 

“하하, 잘 뛰네.”


더키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난 얼굴만 탑이지, 운동신경은 꽝이거든.”

 

“그게 안 부끄러워?”


“딱히?”

더키가 환하게 웃었다.


“뭐하러 부끄러워?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다르잖아. 못하는 것도 있고.
아마 너랑 나는… 얼굴로 승부해야 하지 않을까?”

 

“얼… 얼굴로 승부라니!”


랑랑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난 예쁘지도 않아!”

 

그 순간, 마음속에서 분홍빛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그 따뜻한 감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더키~!”

 

어제 봤던 그 여자애였다.
긴 머리 끝을 옅은 파랑으로 염색한, 어딘가 오만해 보이는 아이.

 

“아, 사쿠아! 반가워! 근데 지금은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말투는 다정했지만, 그 말엔 미묘한 날이 서 있었다.
랑랑은 순간 움찔하며 둘의 대화를 바라봤다.

 

“뭐? 이딴 애가 너한텐 중요해? 그냥 나랑 놀자.”

 

질투심이 랑랑의 가슴 한켠을 콕콕 찔렀다.

심장이 쿵,쿵 울렸다.

 

“뭐라고?”


더키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 잘생긴 얼굴이 잠시 구겨졌다.

 

“왜, 틀린 말이라도 했어?”


사쿠아의 미소에는 수많은 감정이 얽혀 있었다.
질투, 슬픔, 약간의 희열까지.

그런데—랑랑의 눈에 비친 건, 잠깐 스친 사쿠아의 ‘슬픈 눈’이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뭐, 불만이라도—”

 

짜악—

더키의 손이 허공을 가르며 사쿠아의 뺨을 쳤다.
사쿠아의 얼굴이 붉어지고, 눈가가 금세 젖었다.

 

“사, 사쿠아!”


놀란 랑랑이 다가가려 했지만, 사쿠아는 랑랑을 힐끗 쳐다본 뒤 그대로 뒤돌아 뛰어가 버렸다.

남은 건,
정적.
그리고 아직 떨리는 랑랑의 손끝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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