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점 vs 555점…독일 전문지가 평가한 아이오닉 9과 볼보 EX90의 경쟁력
유럽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과 볼보 EX90이 독일 자동차 전문지의 비교 평가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아이오닉 9의 승리였지만, 두 모델은 서로 다른 강점을 드러내며 각기 다른 소비자층을 겨냥한 성격을 보여줬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는 최근 아이오닉 9과 볼보 EX90 Twin Motor AWD를 대상으로 ▲차체 ▲안전성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친환경성 ▲경제성 등 7개 항목을 비교 평가했다. 아이오닉 9은 총점 572점, EX90은 555점을 기록하며 17점 차로 앞섰다.
공간 활용성은 아이오닉 9, 프리미엄 감성은 EX90
평가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든 것은 실내 공간과 활용성이었다.
평가단은 아이오닉 9을 "6명이 탑승해도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다목적 럭셔리 SUV"라고 평가했다. 3열 시트를 전동 버튼으로 손쉽게 접을 수 있고, 최대 2,494L까지 확장되는 적재공간은 경쟁 모델과 차별화되는 장점으로 꼽혔다. 2열 독립 시트의 전동 레그레스트 역시 장거리 이동에서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요소로 평가됐다.
볼보 EX90 실내
반면 EX90은 실내의 고급감과 마감 품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절제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소재 완성도, 볼보 특유의 차분한 실내 분위기는 프리미엄 SUV다운 감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페이스 철학도 달랐다
조작 방식에서는 두 브랜드의 철학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아이오닉 9은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서도 공조장치와 주요 기능은 물리 버튼을 함께 배치했다. 평가단은 직관적인 메뉴 구성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스티어링 휠 패들을 이용한 회생제동 조절 기능 등을 사용 편의성을 높인 요소로 평가했다.
반면 EX90은 대부분의 기능을 중앙 디스플레이에 통합한 미니멀한 구성을 채택했다. 실내 디자인 완성도는 높았지만, 자주 사용하는 기능까지 화면을 통해 조작해야 하는 점에서는 아이오닉 9보다 편의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능보다 '체감 품질'에서 승부가 갈렸다
주행 성능에서는 두 모델 모두 플래그십 전기 SUV다운 완성도를 보여줬다.
아이오닉 9은 최고출력 428마력의 듀얼모터 시스템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약 5.1초 만에 도달한다. 여기에 110kWh 배터리와 800V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해 초급속 충전 성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평가단은 특히 강력한 가속 성능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출력을 전달하는 세팅과 정숙성을 높이 평가했다. 여기에 UV-C 살균 수납함,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등 다양한 편의사양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90 역시 안정감 있는 고속 주행과 차분한 승차감, 볼보 특유의 안전 기술을 앞세워 경쟁력을 유지했다. 다만 400V 기반 충전 시스템을 사용한 초기 모델은 충전 속도와 효율 면에서 800V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9보다 불리하다는 점도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연식 변경 모델에는 800V 시스템이 적용됐다.
"어떤 SUV를 원하느냐"가 선택 기준
이번 비교 평가는 어느 한 모델이 모든 항목에서 우위를 점했다기보다 두 차량이 추구하는 가치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줬다.
아이오닉 9은 넓은 실내 공간과 3열 활용성, 빠른 충전 성능, 직관적인 조작 체계 등 실제 가족 단위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용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EX90은 안전성과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 안정적인 주행 감각 등 볼보 브랜드가 오랫동안 쌓아온 강점을 유지했다.
결국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실사용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 충전 성능에서 아이오닉 9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고, EX90은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완성도와 안전 철학을 보여준 모델로 평가했다. 두 차량의 점수 차는 17점이었지만, 평가 내용은 승패보다 각 모델의 성격 차이를 더 선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